혹독한 ‘성장통’… 2018년 ‘자강불식’(自强不息)의 한 해
혹독한 ‘성장통’… 2018년 ‘자강불식’(自强不息)의 한 해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8.01.12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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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인터뷰]박기영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는 지난해 태동 40주년이란 경사를 맞았다. 그러나 이같은 경사는 ‘갑질논란’으로 온데간데없이 묻혀버리고 말았다. 일부 업체와 CEO의 일탈행위를 프랜차이즈산업의 근본적 문제로 몰아가는 양상이었다.

특히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을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며 가맹사업의 불공정 거래행위 근절 등 규제 강화 방침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지난해 1월 취임한 박기영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은 공정위의 움직임에 협상테이블을 꾸리면서 업계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분주히 움직였다. 결국 지난해 10월 외부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자정실천안’을 마련했다.  

자정실천안은 선진적인 산업 구조를 위한 발판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지만 가맹본부의 영업활동을 과도하게 규제한다는 목소리까지 찬반 의견이 분분하다. 취임 1주년을 맞은 박기영 회장을 만나 현안에 대한 의견과 협회의 운영 방안 등을 자세히 들어봤다. 

▲취임 1년을 맞는 소회는?

“지난해는 우리나라 프랜차이즈산업이 도입 40년을 맞는 뜻 깊은 한 해였다. 하지만 갑질 논란과 일부 CEO의 사회적 일탈행위가 잇따르면서 산업 전체가 큰 위기를 맞았다. 

새 정부가 들어서 경제 정책 방향성이 크게 바뀌고 여야 정치 세력도 달라진 상황에서 공정거래위원회와 정치권의 강공 드라이브에 크게 당황했다. 마치 프랜차이즈산업을 적폐청산의 첫 타깃으로 삼은 것 같았다. 

하지만 이것이 시대의 요구이고 프랜차이즈산업의 발전을 위한 것이라면 과감하게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대국민사과문 발표에 이어 혁신위원회 구성, 그리고 자정실천안을 마련하는 등 산업 전반을 되돌아보고 치열하게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 이같은 점에서 2017년은 프랜차이즈 업계는 물론이고 나 자신에게도 의미 있고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자정실천안의 의미와 평가는? 

“이번 자정실천안은 프랜차이즈산업 역사상 처음으로 업계 스스로 마련한 자정안이라는 의미가 있다. 모든 프랜차이즈산업인이 국민께 드리는 반성문이자 미래에 대한 청사진이다. 

프랜차이즈산업은 일자리 창출 등 많은 순기능과 국가적 기여도가 높은 산업이다. 그럼에도 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가맹본부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업계의 잘못된 관행은 더욱 고착화되는 상황이었다. 이런 면에서 지난해 일었던 논란과 사태는 언젠가는 겪어야 할 성장통이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협회는 올바른 혁신안을 만들기 위해 최대한 중립적인 전문가들로 혁신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리고 혁신위원회에게 ‘가맹본부 입장도 아니고 가맹점주도 아니고 소비자의 입장에서 가장 중립적이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걸 맞는 산업방향을 제시해 달라’고 주문했다.

협회는 혁신위가 제시한 권고안을 수용해 지난해 10월 자정실천안을 마련했다. 이번 자정실천안은 한국 프랜차이즈산업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돼 선진화로 갈 수 있는 큰 방향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있는데?

“우리 협회는 정부 기관도 아니고 법정 의무 가입 단체도 아니다. 이런 차원에서 협회의 강제력이 없고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자정실천안은 소비자인 국민들의 요구와 시대적 흐름에 따라 마련된 것이다.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소비자로부터 신뢰받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정실천안이 제시한 방향을 따라가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이같은 방향은 대세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협회가 자정실천안 시행에 강제성을 갖지 못하다는 비판은 이해 부족으로 인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협회 스스로도 노력하겠지만 업계에서 자정실천안에 지지를 해 주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실효성은 올라갈 것이다. 회원사와는 함께 할 수 있는 부분이 많고 회원사가 아닌 비회원사들에 대해서는 언론과 정부, 그리고 국민도 함께 도와줘야 한다. 자정실천안에 동참하지 않는 가맹본부는 소비자로부터 외면 받게 될 것이라는 신뢰가 형성돼야 한다. 

현재 협회는 자정실천안에 담긴 모든 과제들을 올해부터 차질 없이 성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세부 사항들을 막바지 조율 중이다. 40년간 쌓인 업계의 관행과 분위기가 단숨에 바뀔 수는 없을 것이니 각 과제에 충실하다 보면 하나 둘씩 결과가 나오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할 것으로 믿는다.”

▲ 지난해 7월 박기영 회장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가진 긴급간담회에서 프랜차이즈 업계의 고충을 김상조 위원장에게 전하고 있다. 사진=식품외식경제 D/B

▲로열티 제도 도입은 여전히 논란 중인데 정착 가능성은? 

“로열티 제도, 특히 정률 로열티 제도는 프랜차이즈산업의 근간이다. 선진 해외 글로벌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대부분 본부의 노하우에 대한 정당한 대가로서 로열티를 주고받는 관계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이는 기술과 노하우가 부족한 가맹점사업자들이 가맹본부의 지식과 시스템을 이용해 실패 확률을 줄이고 빠르게 사업을 안정화시키는 대신 대가를 지불하는 방식이다. 진정한 의미의 프랜차이즈는 로열티 제도와 필수불가결의 관계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과당 경쟁이 고착화되면서 로열티 제도의 의미가 크게 퇴색된 상태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갈등들은 여기서 기인하는 것들이 많다. 점주와 본부가 동반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 정률 로열티 제도다. 하지만 아무래도 갑작스럽게 시스템을 바꾸려고 하면 본부와 가맹점 측 모두에게서 저항이 있을 것이다.

특히 가맹점 측에서 원하지 않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실제로 논란 이후 많은 가맹본부가 정률 로열티 제도로의 전환을 실제 검토했지만 가맹점 측에서 꺼려하는 분위기가 컸다고 한다.

결국 로열티 제도는 프랜차이즈산업의 선진화와 진정한 동반상생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제도지만 이는 중장기적인 과제로 달성해 나아가야 할 사안이다. 많은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키고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됐을 때 가능한 일이라 생각한다. 협회는 앞으로 로열티 제도의 확산을 위해 다양한 캠페인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징벌적 손배제가 시행됐고 강화 움직임도 있다. 협회의 입장은?

“많은 논란 끝에 이 제도가 국회를 통과돼 시행됐지만 여전히 법률적, 사회적 공방의 여지가 남아 있다. 또한 이제 막 시행돼 아직 실효성과 적법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벌써부터 이 제도를 확대하고 강화하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법과 규제는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마법사가 아니다. 처벌만을 강화한다고 해서 범죄가 사라지지 않는 이치와 같다. 자칫하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워버리는 어리석음을 범할 수 있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 등에 대한 대비책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파장이 2018년 프랜차이즈산업인들에게 가장 크게 우려되는 부분이다. 내수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프랜차이즈산업 뿐 아니라 우리 경제 전체에 직격탄이 되지 않을까 큰 걱정이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가맹점들의 손해를 가맹본부의 가맹금 조정으로 보충해주겠다는 정부의 정책 움직임은 시장경제원칙에 어긋나는 사항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다. 가맹본부에 손해가 발생할 경우 가맹점주가 가맹금을 인상해 줄 수 있겠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시장을 무너뜨리는 정책은 존립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새해 주요한 계획은?

“올해 가장 중요한 과제는 당연히 자정실천안을 성실하게 실천하는 일이다. 세부 과제에 대한 계획을 잘 세워서 업계의 분위기를 바꾸고 많은 상생 및 조정 사례를 만들어 국민들과 정부의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토대를 닦을 것이다. 특히 일회성이 아닌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실천해 나가야 하는 자정실천안인 만큼 올해 첫 발걸음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다른 주요 사안은 오는 3월 1~3일 코엑스에서 개최될 ‘제42회 프랜차이즈 서울’에 관한 사항이다. 협회는 2000년부터 ‘프랜차이즈산업박람회’라는 이름으로 연 2~3회씩 총 42회에 걸쳐 박람회를 개최해 왔다. 올해부터는 코엑스, 리드엑시비션스와 함께 프랜차이즈산업박람회가 인터내셔널 박람회로 거듭난다. 

글로벌 MICE 전문기업 리드엑시비션스, 코엑스와 손잡고 중국의 베이징프랜차이즈박람회처럼 아시아를 대표하는 인터내셔널 박람회를 만들어 국가 경제에 더욱 많은 기여를 할 것이다. 

이밖에 협회의 단합을 도모하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간담회와 포럼, 세미나, 교육 사업 등이 계획돼 있다. 프랜차이즈산업 종사자 모두를 위한 기념일을 마련해 보는 안도 계획 중이다. 지난해보다 더욱 열심히 달리는 한 해가 될 것임을 약속드린다.”

이원배 기자  |  lwb21@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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