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갑질, 가맹점주 ‘피눈물’… 윤리경영이 ‘대안’
CEO 갑질, 가맹점주 ‘피눈물’… 윤리경영이 ‘대안’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8.01.12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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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프랜차이즈 업계의 빅뉴스는 단연 최호식 전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의 성추행과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의 갑질이었다. 이 사건은 업계뿐 아니라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돼 프랜차이즈 산업 전체의 이미지를 추락시켰다.

또 가맹사업에 대한 규제 강화로도 이어졌다. 프랜차이즈 업계뿐만 아니라 2013년 강태선 블랙야크 대표의 항공사 직원 폭행, 2015년 김만식 몽고간장 회장의 운전기사 상습 폭행 등 CEO의 폭력·갑질 논란은 적지 않다.

이같은 CEO의 추문이 알려질 때마다 개인의 명예실추뿐만 아니라 회사 매출 하락과 브랜드 이미지 훼손이 따라와 피해가 적지 않다. 업계에서는 회사의 이미지는 많은 경우 CEO의 윤리경영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에 경영진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6월 터진 최호식 호식이두마리치킨 전 회장의 여직원 성추행 사건은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며 법 개정까지 불러왔다. 불똥이 최 전 회장에게만 아니라 브랜드 가맹점, 업계까지 튄 것이다. 사건에 분개한 소비자들은 최 회장 비난을 넘어 호식이두마리치킨 불매 운동까지 벌였다.

호식이두마리치킨 본사는 부랴부랴 사과문을 발표하고 사건 수습에 나섰지만 매출 하락은 피할 수 없었다. 지난해 7월 김영주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성추행 사건 이후 호식이두마리치킨 가맹점 일매출은 사건 이전보다 최대 40%나 폭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징벌적 손배제’ 부른 최호식 성추행

호식이두마리치킨은 이 사건 발생 전에는 가성비 좋은 치킨 브랜드로 입소문을 타면서 경쟁이 심한 치킨 업계에서 드물게 성공스토리를 쓰고 있었다. 하지만 최 전 회장의 성추문 사건으로 어렵게 쌓아올린 성공스토리는 한 순간에 무너졌고 가맹점주도 큰 타격을 입었다.

호식이두마리치킨은 사건 발생 이후에야 점주와 상생경영협약을 맺는 등 이미지 개선에 나섰다. 또 사회공헌활동에도 부쩍 공을 들였다. 하지만 업계에 가져온 후폭풍은 적지 않았다. 최 전 회장의 성추행 사건은 ‘호식이방지법’ 제정으로 이어져 업계 전체에 규제강화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국회는 사건이 커지자 일명 ‘호식이방지법’으로 불리는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지난해 9월 통과시켰다. 개정된 법에는 프랜차이즈 오너의 부적절한 행위로 인해 가맹점주에게 손실이 발생한 경우 손실금액의 최대 3배까지 배상하도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담고 있다. 최 전 회장 사건이 징벌적 손배제 도입의 촉매가 된 셈이다.

한편 징벌적 손배제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소송의 남발로 가맹본부의 영업 위축과 낭비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반면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 등을 고려했을 때 실제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가맹본부의 경각심을 고취시킬 수 있다는 시각이 맞서고 있다.

‘갑질 적폐’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은 ‘갑질 백화점’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지적을 받으며 갑질 적폐를 고스란히 보여줬다는 신랄한 평가를 받고 있다. 정 전 회장의 갑질로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그는 99억 원의 횡령 및 배임 혐의, 광고비 전가, 필수품목 고가 공급, 보복 출점, 가맹점주협의회 구성 방해, 경비원 폭행 논란, 자녀 특혜 등 갖가지 논란과 구설에 휘말렸다. 정 전 회장은 갑질로 검찰의 조사까지 받게 되자 지난해 6월 말 대국민 사과를 하고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피해는 고스란히 가맹점주에게 돌아갔다. 브랜드 이미지는 땅에 떨어졌고 점주들은 심각한 매출 하락에 시달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MP그룹의 매출은 2014년 1429억 원, 2015년 1103억 원, 2016년 971억 원으로 하락했고 영업이익은 2015년 -72억 원으로 적자로 돌아선 이후 2016년 -89억 원을 기록하며 곤두박질쳤다.

가맹점도 급속히 줄어 2015년 411개에서 2016년 367개로 크게 줄었고 지난해에는 더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MP그룹은 매출하락, 주권거래 중지 등으로 경영난에 빠지자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본사 사옥을 170억 원에 매각했다. CEO의 부도덕한 행위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매출 하락에 직면한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들은 정 전 회장 갑질의 대안으로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을 모색했다. 지난해 미스터피자 점주들은 ‘피자연합’이라는 협동조합을 설립해 물품 구매·공급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 시험 단계이지만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장재남 프랜차이즈산업연구원장은 “협동조합의 특징과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은 유지하면서 메뉴와 운영 방식 등에는 조합원 개개인에게 어느 정도의 재량권을 부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라며 “본사 조합원들의 필요에 따라 공동협업의 범위를 결정하고 활동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사회공헌·상생이 지속 경영 비결

반면 정도·투명경영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업체도 주목 받고 있다. 임정택 ㈜향기내는사람들 대표는 사회공헌과 윤리경영, 수익성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경우다. 커피 브랜드 ‘히즈빈스’를 운영하는 향기내는사람들은 장애인 고용을 통한 사회공헌이라는 원칙으로 시작했다. 임 대표는 자신의 수익을 바라기 보다는 장애인의 사회 참여와 꿈을 이루는 데 힘을 쓰고 있다.

장애인을 바리스타로 키우기 위해 더 엄격하고 까다로운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때문에 맛을 인정받으며 안정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 현재 1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며 사회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임정택 대표는 “편견은 모르기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도 모든 장애인들이 행복하게 일하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해피브릿지협동조합이 운영하는 국수나무는 2006년 론칭 이후 현재까지 520여 개 가맹점을 두고 있으며 매년 지속성장율 20%를 보이고 있다. 2013년 2월 주식회사에서 협동조합으로 전환했고 상생경영에 뜻을 두고 고객과 직원의 경제적 만족과 자아실현을 위한 지속 가능한 협동조합이라는 비전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윤리경영 의지가 중요

실제 윤리경영은 기업이미지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이상훈의 석사학위논문(울산대 경영대학원, 2017년 8월) ‘윤리경영이 사회적 책임활동, 기업이미지 및 경영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윤리경영이 사회적 책임활동과 기업이미지를 통해 경영성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며 “윤리경영 실행 자체에 대한 고려도 중요하지만 적극적인 사회적 책임활동과 기업이미지가 향상될 수 있도록 이를 중요한 요소로 간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호식 전 회장이나 정우현 전 회장 등의 사례를 봤을 때 기업의 윤리경영에는 특히 오너나 CEO 등 경영진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이유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 관계자는 “투명·윤리 경영을 위해서는 경영진의 의지가 중요하다”며 “지속적으로 윤리경영 의지를 표명하고 평소 내부 직원 교육을 통해 청렴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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