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왜 카페에서 캐롤송이 안 나올까?
연말연시, 왜 카페에서 캐롤송이 안 나올까?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8.01.15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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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8월부터 음악 사용료 지불해야

배선경 변호사·법무법인 호율

몇 년 전만해도 추운 겨울 밤 함박눈을 맞으며 길거리를 걷노라면 인근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캐롤송으로 크리스마스나 연말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지난 연말 계속된 야근에 어느덧 정신을 차려보니 벌써 이틀 뒤가 크리스마스였다.

1년에 한 번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이렇게 감흥 없이 흘러 보냈나 하는 슬픈 생각이 들었다. 요즘 길거리에서 캐롤송을 듣지 못한 것도 한 원인이 아닌가 한다.
자문을 맡고 있는 가맹본부나 점주로부터 “가게에 음악을 틀어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나”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카페, 술집 등에서 음악을 트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까?

저작권법 제29조 제2항은 청중이나 관중으로부터 당해 공연에 대한 반대급부를 받지 않는 경우에는 판매용 음반 또는 판매용 영상저작물을 재생해 공중에게 공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단서 조항에서 특정한 장소(경마장·호텔·골프장·대형마트 및 백화점 등)를 따로 정해 해당 장소에서의 공연행위를 금지하거나, 발행된 지 6개월이 경과한 판매용 영상저작물만을 공연할 수 있도록 따로 정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법 조항의 해석이다. 이에 관련해 가장 유명한 사례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KOMCA)와 스타벅스의 저작권법 소송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미국의 배경음악서비스업체인 플레이네트워크(PN)로부터 매월 매장당 1장의 음반을 공급받아 전국 스타벅스 매장에서 틀고 이 대가로 매월 매장당 4만 원 가량을 지불해왔다.

이에 대해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스타벅스가 제공받아 사용하고 있는 음반은 일단 판매용 음반이 아니기 때문에 공공장소에서 사용했을 때 저작권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원도 스타벅스에서 재생하는 매장용 CD가 ‘판매용 음반’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저작권법 제29조 제2항의 적용을 받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렇다면 일반 카페 등에서 음악을 틀어 주는 건 저작권 침해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고객의 요청에 따라 신청곡 등을 틀어 주는 영업이 아닌 한, 시판되는 ‘판매용 음반’을 재생하는 것은 허용되기 때문이다.

2016년 12월 9일에 저작권단체들은 ‘연말 성탄 캐럴 저작권 걱정 없이 트세요’라는 성명을 낸 적이 있다. 이들은 “시민들이 활기찬 새해를 맞이하는데 힘이 될 수 있도록 가능한 많은 영업장에서 부담 없이 캐럴을 틀 수 있기를 바란다. 일반음식점 등 중소형 영업장에서는 저작권료 납부 없이 캐럴을 영업장 분위기에 맞게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올해 8월부터는 카페·호프집·헬스장에서 음악을 틀 경우에도 해당 음악의 저작권자에게 저작권료를 지불해야 된다. 이러한 내용의 저작권법 시행령 개정안이 2017년 8월 16일 국무회의를 통과했고 1년 뒤부터 시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다만 자영업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50㎡(약 15평) 이하 소규모 영업장의 경우 저작권료를 내지 않아도 음악을 틀 수 있다. 50㎡ 초과 100㎡(약 30평) 이하 점포는 월 4천 원, 면적에 따라 최대 2만 원까지 공연료를 지불해야 한다.

요즘 카페에서 캐롤이 나오지 않아 기분이 크리스마스 기분이 나오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나에게 친구가“돈 안내고 음악 틀면 나중에 큰 돈 내야 된대. 요즘 그런 것만 적발하는 파파라치도 있다던데”한다. 법을 잘 모르면 오히려 더 무섭고 그 위험을 과장되게 생각한다. 정정당당히 월 4천 원 내고 매장에서 음악을 틀어주는 가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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