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만진 손으로 음식그릇을 날라서야
돈을 만진 손으로 음식그릇을 날라서야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8.01.15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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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진 백석예술대학교 외식산업학부 교수

새해 초에도 연말에 이어 추운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 추운 날에는 아무래도 뜨끈한 국물음식이 더 당긴다. 김이 피어오르는 음식을 바라보기만 해도 추위가 풀리고 기분이 좋아진다. 식사 시간에 끼리끼리 어울린 사람들은 저마다 새해 덕담을 나누고 개인의 사정과 몸담고 있는 조직, 나랏일이 더 나아지기를 염원한다.

올해도 쉽지는 않을 전망이지만 식음료 상품을 생산하는 식품기업과 이를 판매하는 외식기업들의 사정이 더 발전하기를 기원한다. 전공이 외식경영 분야이다 보니 음식점에 가면 늘 음식과 서비스의 주문과 전달 프로세스 전반에 대해 관찰하는 버릇이 있다.

음식점 경영자와 직원의 태도를 관찰하고 음식을 주문하고 음식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면서 이모저모를 살핀다. 테이블위에 놓인 보조 재료와 식사도구, 벽면이나 창에 부착된 POP 광고물, 주방과 서비스 스테이션의 운영, 공간의 배치와 동선, 그리고 다른 고객들의 표정을 살펴본다. 눈에 띄는 부분이 전부가 아니지만 이러한 과정에서 음식점 경영상태를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다.

또 하나 관심 있게 보는 부분이 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할 때 계산원은 지폐를 받고 잔돈을 내 준다. 내 눈은 그의 다음 동작을 살핀다. 그 손으로 음식을 나르고 식기를 만진다. 규모가 작은 음식점은 별도의 계산원을 두지 않기 때문에 이런 장면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그 뿐인가.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 음식점에서는 직원이 신발을 정리해준다. 이 때 손으로 신발을 정리하는 장면을 가끔 본다. 그 손도 여지없이 고객에게 제공할 음식그릇을 만진다. 

돈의 세균감염에 관한 연구에 의하면 지폐에는 2600개의 세균이 서식한다고 한다. 지폐에서 식중독을 일으키는 대장균, 살모넬라균, 포도상구균 외에도 폐렴균 등이 발견되었고 항생제에도 듣지 않는 적혈구를 파괴하는 균과 독감 바이러스까지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돈은 참 더럽다. 유럽 사람들의 60%는 손으로 만지는 것 중 가장 더러운 것이 현금이라고 여긴다고 한다.

점점 지폐를 사용하는 고객보다 신용카드나 핸드폰 모바일 결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현금을 이용하는 고객이 상존한다. 이 세균 덩어리나 다름없는 돈을 만진 손으로 음식을 나르거나 손을 대는 행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손은 지폐 말고도 온갖 것을 만진다. 손에는 수백만 개의 세균이 살고 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음식을 조리하는 사람들은 위생에 철저하다. 손을 제대로 씻지 않고 음식을 조리하는 조리사는 없을 것이다. 주문을 받고 음식을 나르는 직원들은 수많은 고객들의 손을 거친 메뉴북을 만져야 하고, 식사를 마친 고객의 남은 음식과 식기를 치우고 테이블을 정리해야 한다. 계산을 하거나 서비스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도 보다 철저한 손 위생관리가 필요한 이유이다.

그렇다고 바쁜 업무 중에 일이 있을 때마다 화장실에 가서 손을 씻고 올 수도 없을 것이다. 홀의 한 쪽 구석이나 서비스스테이션 옆에 세척대를 만들어 놓는다면 직원들은 물론이고 고객들도 손쉽게 손을 씻을 수 있을 것이다. 계산대 옆에는 손 세척제를 비치해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음식점의 위생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겨울에는 여름보다는 음식의 부패나 식중독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식중독을 일으키는 노로바이러스는 겨울에 더 기승을 부린다고 알려져 있다.

외식기업 경영자는 고객이 안전하고 위생적인 외식활동을 즐길 수 있게 해야 한다. 좋은 식재료를 선별해 구입하고 저장하는 일에서부터 음식을 만들고 담는 조리과정, 영업을 준비하고 고객을 맞이해 음식을 추천하고 제공하는 단계, 계산과 배웅, 식탁정돈 등 이 모든 절차에서 가장 기본적인 체크 포인트는 안전과 위생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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