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3위 수출 일궈낸 삼겹살 현지화
아시아 3위 수출 일궈낸 삼겹살 현지화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8.01.15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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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품질·안전성·편의성·맞춤형… 한국 사로잡은 칠레 돈육

칠레 돈육의 글로벌 생산량은 15위다. 그러나 수출량은 6위를 차지할 만큼 전 세계 돈육 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아시아 시장 수출량이 지난 2016년 기준 전체 78% 비중을 차지한다. 동북아시아 3개국인 중국(29%), 일본(27%), 한국(22%)이 칠레 돈육 핵심 공급처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시아 시장 수출 3위지만 3개국 인구 대비 실질적인 1위 수출국이다. 수입국으로 따지면 미국과 독일, 스페인에 이어 4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칠레 돈육을 공급하는 수입 회사는 50여개에 달하고 있다. 각 업체들의 니즈에 따라 부위별 길이부터 두께, 포장, 냉동 및 냉장 형태, 리테일용과 외식 매장용 등 원하는 스펙을 맞춰주고 있다.  

① 칠레, 한국 농식품 시장 ‘상생 파트너’ 
② 지구 반대편 신선과일, 한국 소비자 니즈 사로잡다   
③ 아시아 3위 수출 일궈낸 삼겹살 현지화

칠레 돈육이 우리나라 시장에서 지속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은 일정한 맛과 품질, 안전성, 편의성 등 기본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우선 안데스산맥과 태평양 등 외부와 철저히 차단된 천혜의 자연환경이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 한 번도 돼지 콜레라가 발생하지 않았고 2014년 돼지유행설사병이 전 세계를 강타했을 때도 칠레만큼은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았다.

▲ 안데스산맥에 둘러싸인 칠레 돈육 생산공장.

친환경 축산 실현한 인프라 구축

칠레 돈육을 대표하는 아그로수퍼(Agrosuper)와 코엑스카(Coexca), 막사그로(Maxagro) 등은 오롯이 친환경 축산을 고집하고 있다. 

일례로 친환경 축산을 위한 ‘바이오 다이제스트’ 시스템 일부는 돼지 분뇨에서 나오는 가스를 활용해 연간 8만㎾의 전기를 생산한다. 가축분뇨 냄새 제거는 물론 자원의 재활용이라는 축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질병 예방을 위해 항생제를 남용하지 않는 점도 친환경 축산의 핵심이다. 

또한 균일한 품질은 물론 안전한 돈육 생산, 효율성 극대화를 목적으로 ‘수직계열화시스템’(Vertical Integration)을 선보이고 있다. 수직계열화시스템은 모든 생산과정을 하나로 묶어 통제하는 방식이다. 종합 컨트롤을 통한 제품의 생산이력 추적이 가능해진다. 이밖에 미국산과 비교했을 때 품질 대비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보이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요인이다.  

“양돈 시스템 노하우 공유하겠다”

칠레 정부와 칠레돈육생산자협회간의 적극적인 협력도 돋보인다. 세계 4번째이자 중남미 국가 최초로 ‘수출공식전자인증시스템’(Electronic Certification)을 구비해 농장방역, 동물복지, 식품안전 등의 보증과 수입국 통관절차를 간소화시켰다. 

칠레돈육생산자협회는 무엇보다 한국 소비자와의 신뢰를 꾸준히 받기 위해선 진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앞으로 칠레 돈육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들을 우리 축산 농가와 활발히 공유할 것을 약속했다. 

구제역 토착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우리 축산 농가가 이같은 노하우를 전수받게 된다면 상당한 힘이 될 것이 분명하다. 단순히 위생 관리 측면에 그치지 않고 사육, 재배, 생산, 유통, 마케팅 등 모든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전수하겠단 의지다. 

우리나라는 매년마다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축산물 수급 불안이 연례행사가 되고 있다. 돈육의 경우 국내산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터라 앞으로 칠레 돈육의 수급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홍경철 아그로수퍼 아시아 지역 영업이사는 “그동안 높은 수준의 양돈 시스템을 세계 축산 농가에게 교육·공유하고 있다”며 “몇 년 전 한국 한돈협회와도 공동 세미나를 진행하며 사육 시스템을 소개했다. 경쟁을 통한 발전과 상생에 가장 큰 목적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 아그로수퍼 생산공장에서 절단 작업을 하고 있다.

B2B에서 B2C까지

칠레 돈육 최대 생산 기업인 아그로수퍼는 동물 복지를 바탕으로 실시간 생산이력추적시스템, 글로벌 인증획득, 농민과의 상생 협력 등 한국 소비자들의 호감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한 요인들을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선호하는 부위인 삼겹살의 경우 블라인드 테스트 등 철저한 니즈 분석에 나서고 있다. 필요에 따라 품종 개량까지 진행할 만큼 각 국의 니즈에 맞는 맞춤형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세계 최초의 농장출입여권제 실시부터 파이프라인을 통한 사료 공급, 농장 주변 3m 깊이의 도랑과 철책 설치로 야생 동물 접근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 외부 질병 침투를 막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아그로수퍼는 지난 1955년 칠레 수도 산티아고 인근의 작은 산란계 농장에서 시작됐다. 1천여 마리 병아리로 시작한 작은 농장이었지만 글로벌 농장으로 키우겠다는 청년 ‘곤잘로 비알’의 원대한 꿈이 지금과 같은 비약적인 성장을 이끌어냈다.

1983년 266마리의 돼지를 들여오며 본격적으로 시작한 양돈 사업은 20년 만에 사육 두수 300만 마리, 양돈 생산성 세계 1위, 30년 연속 가축 질병 제로, 수익성 세계 1위 농축산 농가(12년 연속 평균 영업이익률 17%) 등 단기간의 각종 성과로 이어졌다. 

현재 아그로수퍼의 돼지고기는 한국을 포함해 45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닭고기, 칠면조, 연어, 육가공식품 등을 포함할 경우 60여개로 반경이 넓어진다. 지난 2016년 기준 약 30억 달러(약 3조3천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칠레돈육생산자협회에 따르면 아그로수퍼를 위시로 각 회원사들은 올해부터 한국 시장의 마케팅 전략을 한층 더 강화하겠단 계획을 세웠다. 이전에는 B2B 시장을 통한 접근이 주류를 이뤘지만 올해부터는 소비자들과 직접 만나는 B2C 시장에도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각오다. 

후안 카를로스 도밍게즈 칠레돈육생산자협회 회장은 “중국시장은 부산물 위주로, 일본시장은 가공식품에서 소비되는 것과 달리 한국은 외식 경로의 소비가 활발하다”며 “삼겹살과 목살, 장족(앞), 목뼈, 등뼈 등의 부위를 선호하고 이를 B2B 경로를 중심으로 공급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칠레의 FTA가 돈육 수출에 긍정적 영향을 줬으나 무엇보다 칠레 돈육의 품질과 차별성, 배급사와의 돈독한 관계가 밑바탕에 깔려 있다”며 “최근 한국시장에서 간편함에 주목하고 있어 앞으로 이러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일 것이며, 소비자와 직접 만나고 교감을 나눌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모션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가성비 최고의 칠레산 올리브 오일

불포화지방산 함유량이 매우 높은 식물성 오일인 올리브 오일은 전 세계적으로 고급 요리에 사용하는 값비싼 기름으로 인식되고 있다. 칠레 올리브오일은 우리나라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세계 올리브오일 컨테스트에서 매년 수상할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뉴욕 국제 올리브오일 콘테스트에서 금상을 수상한 바 있다. 특히 품질 대비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하면서 수출량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  
가브리엘라 모그리아 칠레 올리브오일협회 회장은 “칠레의 기후와 토양은 올리브

재배에 아주 좋은 환경”이라며 “오일 추출 방식도 정교해 품질의 가치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리브오일은 농장에서 12시간 내 추출한 후 저장해야만 상품 가치를 유지할 수 있다”며 “엑스트라버진의 경우 그냥 마셔도 맛이 있는 지구상에서 가장 훌륭한 소스”라고 강조했다. 

세계적으로 올리브오일이 생산되는 지역은 5개 지역에 불과하다. 유럽의 지중해권 국가, 미국 캘리포니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와 뉴질랜드, 칠레다. 지중해권의 스페인이 가장 많은 생산량을 차지하며 칠레산은 글로벌 생산량 1%에 불과하다.  

가브리엘라 회장은 “유럽산 품종들의 대부분을 칠레에 적용한 결과 뛰어난 가치가 입증돼 재배량을 확대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주요 품종에는 아르베뀌나(Arbequina), 아르보사나(Arbosana), 프란토이오(Frantoio), 피쿠알(Picual), 코로니키(Koronieki) 등 90% 이상 엑스트라버진으로 출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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