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HMR 시장, 미래 식품산업 격전장
글로벌 HMR 시장, 미래 식품산업 격전장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8.01.15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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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블루 에이프런’ 주도하는 반조리 식품 시장↑

日, 가격보다 품질… 프리미엄 편의점 등 세분화
中, 무서운 성장세 속 해외 HMR 격전장

글로벌 마켓 데이터(Global Market Data)와 글로벌 데이터 인텔리전스(Global Data Intelligence)에 따르면 전 세계 HMR 시장 규모는 2016년 기준 1573억 달러다. 2021년에는 1891억 달러로 5년 동안 20.2%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HMR 트렌드는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로 건강한 원료를 사용하고 청결한 제조 과정을 거친 식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간편하게 즐기는 할랄 인증 식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둘째는 염분과 가공식품 내 각종 첨가물의 과다 섭취가 당뇨와 비만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무첨가(Free-From) HMR 출시가 늘고 있다. 

셋째는 신선 채소를 이용한 제품의 인기, 마지막으로 이색적인 맛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에스닉 푸드 HMR 판매가 두드러지고 있다. HMR 트렌드를 주도하는 미국, 일본 시장의 추세와 함께 최근 폭발적인 성장률을 보이는 중국 시장을 살펴본다.  

美, 건강 콘셉트 우선

2016년 미국의 HMR 시장 규모는 410억 달러(43조9315억 원)로 2012년 373억 달러 대비 9.8%의 성장률을 보였다. HMR 품목별로는 즉석조리식품(Ready Meals)이 31.7%로 비중이 가장 많으며 샌드위치(23.3%), 샐러드(15.2%)가 뒤를 잇고 있다.    

주된 소비 특징은 신선 식품 선호도가 증가함에 따라 간편식 품목 중 샐러드 품목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또한 밀 키트(Meal Kits)라 불리는 반조리 식품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밀 키트 시장을 이끄는 업체는 블루 에이프런(Blue Apron), 플레이티드(Plated) 등이다.

소매채널별 판매 규모는 대형 할인점과 슈퍼마켓 등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제품이 많은 곳에서 장시간 쇼핑을 즐기다 간편식을 구매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HMR 구매는 2012년 0.8%에서 2016년 1.0%로 소폭 증가에 그쳤다.

상위 10개 제조사의 시장점유율은 2013년 63.4%에서 2016년 74.6%로 11.2%p 증가했다. 네슬레(Nestle USA Inc)가 시장 점유율 18.0%로 1위다. 크래프트 하인즈(Kraft Heinz Co)는 12.5%, 콘아그라 푸즈(ConAgra Foods Inc)는 10.4%로 3개 업체가 두 자릿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유통업체가 제조업체에 주문한 상품을 자사 상표를 붙여 판매하는 PL(Private Label) 점유율이 2013년 10.2%에서 2016년 11.5%로 1.3%p 증가했다. 대표적인 PL은 코스트코의 커클랜드(Kirkland), 월마트의 그레이트 밸류(Great Value) 등이다. PL의 인기는 합리적인 가격과 건강한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 니즈를 유통업체들이 포착한 결과다.

또한 밀레니얼 세대가 새로운 소비 주류로 떠오른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이 세대는 비만이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던 시기에 자라면서 건강하고 신선한 식품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때문에 각 업체들마다 신선함과 건강, 유기농을 강조한 HMR 제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HMR 제품 1위는 이탈리아 메뉴로 피자, 파스타, 라자냐 등의 대중적인 메뉴다. 2위는 멕시코 음식으로 미국 내 히스패닉 인구 증가 등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日, 편의점 생존경쟁에 발전하는 HMR

일본 HMR 시장은 2016년 기준 229억 달러(24조5373억 원)의 규모다. 2012년 269억 달러 대비 14.9%p 떨어졌다. 시장 규모가 감소한 이유는 인구 구조 변화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일본은 노인 인구가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인구도 줄고 있다. 다만 2017년 253억 달러에서 2021년 331억 원으로 22.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가 요인에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관련 제품의 꾸준한 출시, 제품 단가 상승 등이 거론된다. 

일본 HMR은 소매채널이 다양하나 대부분 슈퍼마켓(45.4%)과 편의점(31.5%) 등에서 판매된다. 편의점은 젊은층이 주로 이용했지만 접근성, 상품 및 서비스의 다양화, 배달 서비스 도입 등으로 중장년층은 물론 실버층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온라인 판매는 2012년 2.5%에서 2016년 3.2%로 0.7%p 증가했다.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온라인 시장의 점진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제품은 스프다. 2017년 24억 달러(2조5716억 원)에서 31억 달러(3조 3216억 원)로 29.7%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스프 시장이 활기를 띄는 이유는 가구 세대원수 감소와 여성의 사회진출 등 인구 구조 변화, 식품 대기업 아지노모토(Ajinomoto)와 포카 삿포로 푸드앤베버리지(Pokka Sapporo Food & Beverage)의 상품력 및 프로모션의 결과라는 분석이다.

일본의 상위 10개 HMR 제조사의 시장점유율은 2013년 78.9%에서 2016년 76.8%로 2.1%p 감소했다. 브랜드가 없는 일반 상품을 뜻하는 제네릭(Generics)이 51.1%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했다. 제네릭을 제외하면 세븐일레븐(7-Eleven Japan Co Ltd) 8.3%, 패밀리마트(Family Mart Co Ltd) 5.9%, 로손(Lawson Inc) 4.8%로 편의점 업체가 휩쓸고 있다. 각 편의점마다 PB(Private Brand)와 PL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주된 특징이다.

일본 편의점 업계 1위인 세븐일레븐은 1만8780개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으며 포장과 푸드 서비스, 식품 트렌드에서 가장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 약국이나 간병, 서점 및 식당 등과 연계한 토털 라이프스타일의 미래형 편의점을 선보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편의점의 첫 번째 경쟁력은 뛰어난 상품력에 있다고 강조한다. 가격과 품질에 민감한 여성 및 고령층을 위해서 제품을 촘촘하게 세분화했다. 세븐일레븐의 PB브랜드 ‘세븐 프리미엄’(Seven Premium)의 경우 품질은 일반 제품과 동일하거나 더 좋지만 가격은 20~30%가 낮다.

또한 ‘세븐 골드’(Seven Gold)는 세븐 프리미엄보다 가격대가 좀 더 높지만 상품력은 그만큼 더 뛰어나다. 100엔 커피로 유명한 ‘세븐카페’(Seven Cafe) 등 마진을 거의 남길 수 없는 미끼 상품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 편의점들은 일반적으로 고부가가치 품목의 매대 점유율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은 편이다. 최근에는 고부가가치 품목만 진열하는 프리미엄 편의점까지 등장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 편의점 모델을 그대로 벤치마킹하는 사례가 여전해 국내에서도 이러한 모델들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편의점 업체의 차별화 경쟁도 HMR 시장을 키운 핵심 요인이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전국을 20개 지구로 나눈 뒤 각 지역만의 특색을 가진 매장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로손은 휴대용 단말기를 통해 현장에서 직접 재고 및 수요를 파악하고 직원의 업무지시를 시행하는 등 IT기술을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있다.

패밀리마트는 공장에서 완성된 도시락 제품을 판매해온 기존 방식을 벗어나 편의점 인근에 위치한 소형공장에서 금방 지은 밥과 고기 등으로 만든 점심시간 한정 도시락을 공급해 판매하고 있다.

현재 일본 HMR의 트렌드는 건강함을 바탕으로 1인 가구에 맞춘 소용량, 소포장 제품의 활성화와 간편함이다. 나카타니엔(Nakatanien)은 한 컵의 용량으로 아보카도 한 개분의 비타민 E를 섭취할 수 있는 스프를 선보여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간편함과 건강함, 편리함, 소용량을 모두 잡은 것이다. 이밖에 고령층에 맞춘 실버 푸드의 활성화, 분말 스틱부터 컵 스프, 캔 등 다양한 포장 기법을 보여주고 있다.

中, 무서운 증가율… 韓 기회

중국의 HMR 시장 규모는 2016년 기준 59억8천만 달러(6조4075억 원)로 2012년 40억5천만 달러와 비교했을 때 47.5%의 가파른 증가율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 HMR이 활성화된 나라와 비교했을 때 인구 대비 상당히 작은 규모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환경적 여건만 조성된다면 무서운 성장세를 보여줄 것으로 예견된다.

중국 HMR 시장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끄는 품목은 샌드위치다. 2012년 23억4천만 달러를 기록했으나 2016년 35억9천만 달러로 53.2%의 증가율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서구 문화의 확산과 냉장 식품에 대한 이미지 개선 등이 큰 영향을 끼쳤다는 판단이다.

중국의 상위 10개 HMR 제조사들의 시장점유율은 2013년 28.0%에서 2016년 35.1%로 7.1%p 증가했다. 샤먼 인루 식품 유한회사(Xiamen Yinlu Food Co Ltd)는 2016년 24.7%의 점유율로 중국 HMR 시장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2015년 26.5% 대비 1.8%p 감소한 수치다. 푸젠 다리 식품 유한회사(Fujian Dali Food Co Ltd)는 4.0%의 점유율로 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상위 10개 업체들은 미국과 유럽, 일본 등 HMR 선진국들과 비교했을 때 마케팅과 제품 포지셔닝이 현저하게 부족하다는 평가다.

중국의 HMR 시장 트렌드는 크게 ‘온라인 쇼핑의 활성화’와 ‘해외 간편식에 대한 관심 증대’로 요약된다. 먼저 중국 인터넷 보급률의 빠른 증가로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전문 온라인 매체인 이브룬(ebrun)에 따르면 2016년 광군절식품 분야에서 온라인 전문 식품 회사인 싼즈송슈의 당일 매출 5억800만 위안(954억3900만 원)을 기록하며 5년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간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아 저렴한 가격으로 양질의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인기 비결이다. 또한 인터넷 사용자가 많은 바링허우(1980년대 생)와 지우링허우(1990년대 생)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 전략도 주효했다.

특히 새로움과 다양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한국 HMR 등 해외 HMR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내에서 실시된 가공식품 국가별 선호도 조사에서 한국이 냉동식품, 음료, 스낵류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왕교자, 풀무원의 즉석 떡볶이 등이 큰 인기를 끌면서 한식 냉동 HMR 매출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일본 편의점 로손은 1996년 중국 시장에 상하이 로손이란 이름으로 진출하면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연중 무휴와 24시 영업으로 중국 내 편의점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스시, 오뎅, 도시락 등 로손의 차별화된 HMR이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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