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체, HMR 시장서 한판 승부
외식업체, HMR 시장서 한판 승부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8.01.15 13: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비자 니즈 따라 브랜드 강점 살린 HMR 출시

HMR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외식업체들도 잇따라 관련 제품을 내놓으며 뛰어들고 있다. 식품 기업 HMR의 외식 시장 잠식에 따른 대응책이다. 외식업체의 HMR은 업력이 오래된 브랜드를 중심으로 높은 인지도와 대표 메뉴의 강점과 특징을 담았다.

마케팅과 유통망을 장악한 대기업 식품 회사의 HMR에 맞서 오랜 시간 구축한 브랜드 인지도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업소를 방문한 고객에게 메뉴의 맛을 각인 시킨 후 재구매로 이어지게 하거나 입소문을 통한 홍보에 나서고 있다.

마케팅도 기존엔 설·추석 등 명절 판매에 집중했지만 최근에 별도의 온라인쇼핑몰 등을 갖추며 상시 판매에 나서는 곳이 늘고 있다. 1인가구·맞벌이의 증가 등으로 소비 경향이 변하고 있고 규모가 있는 외식업체들의 사업 다각화 방침과 맞물리면서 외식업계의 HMR 시장 경쟁도 한층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외식업체의 HMR은 소비자에게 친근하고 제품화가 쉬운 육류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업력이 오래되고 소비자 인지도가 높은 외식 브랜드들이 적극 나서고 있다. 
1989년 시작한 한정식·구이전문점 강강술래는 매장 운영을 통해 검증된 경쟁력 높은 메뉴를 활용한 HMR 판매에 적극적이다.

제품은 매장 판매는 물론 별도의 쇼핑몰을 만들어 판매에 나서고 있다. 현재 강강술래 쇼핑몰에서 소갈비양념구이, 꼬리곰탕, 양념불고기, 육포 등 총 25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매출도 성장세에 있다. 2016년 약 5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지난해는 전년 대비 약 30% 정도 늘어난 것으로 추산했다. 강강술래는 앞으로도 HMR 사업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강강술래 관계자는 “1인가구와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사 먹는 반찬 등 HMR 소비 경향 등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올해도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확대해 지난해 대비 약 30% 이상 증가한 매출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업력 바탕으로 HMR 출시

▲ 송추가마골은 인터넷 쇼핑몰을 구축해 HMR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송추가마골 제공

육류전문점 송추가마골은 1981년 서울 성수동에서 33㎡(10평) 규모의 작은 갈비집으로 시작했다. 최근 사업 규모가 커지고 브랜드 인지도가 상승하면서 인기 메뉴를 제품화한 HMR 사업에도 활발히 나서고 있다.

특히 2016년 5월 경기 양주에 식재를 공급하는 CK를 설립, 직접 제조해 맛과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별도의 인터넷 쇼핑몰을 구축해 선물세트, 소·돼지고기, 세트 메뉴, 찜 등 다양한 30여 가지 품목을 선보이고 있다.

1986년 육류전문점으로 시작해 냉면전문점, 한정식 등으로 사업을 넓힌 벽제갈비 역시 대표 메뉴를 선물세트로 구성해 판매하고 있다. 상품은 한우생갈비, 양념갈비, 생등심, 살치살, 불고기 등으로 구성했다. 또 육개장, 설렁탕, 갈비탕, 우거지탕, 한우우족탕, 김치찌개 등을 레토르트 식품 형태로 내놓고 있다.

숙성(에이징) 한우로 유명한 충남 부여의 서동한우는 에이징한 소고기를 대표 제품으로 내놓고 있다. ‘서동한우’라는 쇼핑몰을 만들어 부위별 에이징 한우를 판매하고 있다. 건조숙성한우부터 구이세트, 갈비세트, 가정용·보신세트 등을 구비해 놓고 있다. 특히 명절 선물용으로 ‘특별기획상품’을 마련해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1976년 개점해 ‘가든형 외식업소’의 문을 연 ‘삼원가든’은 소고기 선물세트로 단순화한 상품을 시장에 내놓았다. 한식뷔페 전문 업체 풀잎채는 지난해 10월 프리미엄 반찬 및 도시락 브랜드 ‘마스터키친’을 인수하며 HMR 시장 공략에 나섰다. 풀잎채는 성장세의 HMR 시장 진출과 동시에 외식기업에서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마스터키친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마스터키친은 2014년 서울 노원구에 1호점을 오픈한 이후 주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엄마가 만든 건강한 집밥’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운 신선한 재료와 영양 손실을 최소화한 레시피가 강점이다.

한 외식업소 대표는 “대표 메뉴의 완성도가 높다고 판단되면 유통망 확보가 중요하다”며 “제조는 OEM 방식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에 업소에서는 판매하는 메뉴를 어떻게 상품화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외식FC, ‘사업 다각화’ 시장 진출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의 HMR 시장 진출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검증된 메뉴와 마케팅 역량으로 매출 증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앤원은 소비자 공략을 위해 지난해 6월 기존 HMR 제품을 전면 리뉴얼했다. 특히 리뉴얼 뒤 소셜 커머스에서 판매가 급증하며 높은 인기를 끌었다. 원앤원은 육개장과 갈비탕, 양갱 등 가정에서 수요가 많은 메뉴를 중심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원앤원은 올해 HMR 시장 확대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원앤원 관계자는 “시장이 확대 추세에 있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 제품 출시와 매출 확대에도 마케팅 역량을 모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 FC업계에서 가장 먼저 HMR 사업에 뛰어든 ‘본아이에프’는 온라인 공식몰인 ‘본몰’을 운영하며 각종 죽과 설렁탕, 장조림 등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본아이에프 제공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 ‘본죽’을 운영하는 본아이에프는 업계에서 가장 먼저 HMR 사업에 뛰어들었다. 온라인 공식몰인 ‘본몰’을 운영하며 각종 죽과 설렁탕, 장조림 등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아침엔본죽’ 제품은 지난해 말 누적 판매량 1천만 개를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삼겸살 전문점 ‘하남돼지집’을 운영하는 하남에프앤비는 2016년 8월 신선 돈육 브랜드 ‘하남돼지집’을 론칭하고 냉장 육류 HMR 시장에 뛰어들었다. 핵가족 및 1인가구가 증가하는 현실을 고려해 300g 단위의 소포장 제품으로 기획했다. 시장성을 확인한 하남에프앤비는 지난해 11월 순댓국 제품 출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사업 확대에 들어갔고 최근 인력 충원에 나섰다. HMR 유통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하남에프앤비 관계자는 “최근 1인 가구 증가와 실속형 소비,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의 확산에 따라 성장세에 있는 가정간편식 시장에 진출했다”고 밝혔다.
놀부NBG는 대표 메뉴 ‘놀부 부대찌개’를 HMR로 개발해 온라인몰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놀부 부대찌개 매장에서 먹을 수 있는 메뉴를 가정에서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어 인기가 높다. 또 철판볶음과 육개장, 곰탕, 갈비탕, 순대국 등의 제품도 내놓고 있다. 굽네치킨은 자회사 굽네몰을 통해 닭고기 HMR 신제품을 계속 내놓고 있다.

동원식품과학연구원 관계자는 “HMR은 외식업체 입장에선 새로운 수익 모델이 될 수 있다”며 “외식업이 갖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최적의 사업이다”라고 설명했다.

▲ 하남에프앤비 신선육 브랜드 ‘하남돼지집’ 제품. 사진=하남에프앤비 제공

외식업체의 메뉴 제품뿐 아니라 반찬 HMR 사업도 확대 일로다. 인구 형태와 소비 트렌드의 변화가 수요 증가의 주 요인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9월 신선식품 배송 브랜드 명칭을 기존 ‘배민프레시’에서 ‘배민찬’으로 변경하고 사업 영역도 확대했다. 2015년 8월 사업 시작 후 빵과 국, 샐러드, 주스 등 신선식품을 주로 취급했지만 소비자 니즈에 따라 최근 반찬 사업에 집중했다. 그 결과 1년 사이 반찬 주문량이 10배 이상 증가했다.

유통 온라인 플랫폼인 ‘마켓컬리’와 ‘해먹남녀’ 등은 HMR부터 식재까지 다양한 식품을 구비해 놓았다. 온라인 사용에 익숙한 젊은층과 맞벌이 가구가 주요 고객층이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반찬 HMR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냉동제품이나 신선식품 다 좋지만 온라인에서는 반찬만한 아이템이 없다”며 “반찬은 갈수록 만들기 어려워지고 있고 1인가구가 늘면서 관련 제품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라고 밝혔다.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 향상 필요

전문가들은 외식업체의 HMR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업과 브랜드 이미지를 향상시켜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지수(혜전대 호텔조리외식계열)·이형주(경기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난해 3월 한국조리학회지에 발표한 ‘기업 이미지가 HMR 브랜드 이미지와 HMR 제품태도 및 HMR 행동의도에 미치는 영향’ 이라는 논문에서 외식 마케터나 경영자들은 HMR 구매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기억에서 떠오르는 기업 이미지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향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HMR 브랜드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가질 수 있도록 친숙하며 믿을 수 있는 전문성 등을 포함한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 구축과 향상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HMR 브랜드 이미지는 소비자가 구매 결정 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브랜드 자산 중 하나로 기업이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차지하는데 많은 기여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소기업이나 외식업소가 HMR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유통망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유통을 위해서는 자사 온라인몰을 제작할 수도 있고 기존 온라인몰에 입점할 수도 있다. 자사 몰을 구축하면 브랜드 이미지 향상과 인지도를 높일 수 있지만  초기 투자 비용이 적지 않게 들어간다. 반면 기존 몰 입점은 안정적이지만 브랜드 인지도는 약해질 수 있다. 제품의 제조공정을 파악하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한편 업력 등 외식업체 인지도만으로 사업에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심혜진(이대 석사과정)·서선희(이대 교수)의 논문 ‘외식업체 브랜드 자산과 확장 브랜드 HMR 제품에 대한 태도 및 구매의도의 구조적 관계’(외식경영연구, 19권 6호, 2016년)에 따르면 외식업체의 인지도를 이용해 HMR 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이들은 “외식업체는 제품을 업소에서 먹을 때처럼 신선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할 필요성이 있다”며 “품질을 더 높이고 홍보에도 이 점을 강조한다면 일반 식품회사에서 출시한 HMR보다 더욱 차별화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프랑스에서는 HMR 조리법을 새롭게 개발한 이후 소비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