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 정책 기초자료 부실 ‘신뢰도 추락’
외식업 정책 기초자료 부실 ‘신뢰도 추락’
  • 윤선용 기자
  • 승인 2018.01.29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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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외식산업경기전망지수 예측 빗나가기 일쑤

지난 연말 외식업경기가 좋을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실제로는 더 큰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최저임금 등 어려움이 커지는 외식업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채 올 초 외식업 경기가 좋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놔 현실과 따로 논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지난해 4분기 외식산업경기전망지수(Korean Restaurant Business Index 이하 KRBI)가 68.47을 기록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는 지난 2016년 3분기 67.51로 70선 밑으로 떨어진 이후 1년 이상 계속된 외식업계의 극심한 불황이 지난 4분기에도 회복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2016년 4분기가 전 분기 보다 2.37p 하락한데 이어 지난해 4분기도 전 분기 대비 0.44p 하락해 2년 연속 외식업계 연말 특수가 사라진 현실도 그대로 드러났다.

KRBI는 100을 기준으로 100 초과면 호전, 100 미만이면 둔화를 의미한다. 외식업계의 경기전망에 대해 외식업체 경영주 3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집계하며, 최근 3개월과 향후 3개월에 대한 경기지수를 분석한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3분기 KRBI를 발표하면서 4분기 미래지수를 74.94로 예측했다. 수출증가로 인한 산업전반의 경기회복과 외식산업 연말특수 등 경기회복에 긍정적 요소가 많아 지수가 높게 나온 것으로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4분기 KRBI 발표에서 밝힌 실제 4분기 경기지수는 68.47로 전망치 대비 6.47p 떨어졌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수출증가 등 산업전반의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7월 이후 하락세로 돌아선 소비자 심리지수 위축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런 분석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근거로 제시한 지난해 소비자심리지수도 7월 111.2에서 8월 109.9, 9월 107.7로 떨어진 것은 사실이나 10월 109.2, 11월 112.3으로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에는 110.9로 전월대비 다소 떨어졌지만 지난 7월에 비해 0.3p 감소하는데 그쳐 이 때문에 외식업 경기가 큰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하기는 어렵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KRBI는 설문조사를 기초로 하는 체감지수이기 때문에 통상 미래지수가 경기지수보다 6~7p 정도 높게 나온다”며 “올 1분기 미래지수도 전 분기 대비 10p 가깝게 높은데 이 또한 실제 현장과 달리 큰 폭으로 움직이는 KRBI의 특성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올 1분기 미래지수와 관련 농식품부는 78.21로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 개선을 뜻하는 100에는 못 미치지만 그 동안 좀처럼 70 선을 넘지 못했던 점을 고려하면 올 1분기 전망이 지난 연말보다 9.74p나 오른 점은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는 설명이다. 특히 일식 음식점업(4분기 73.70→1분기 93.41)과 기관구내식당업(82.07→94.36) 등은 20p 이상 오른 90을 넘길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런 장밋빛 전망과 달리 실제 외식업 경영주들은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는 최저임금인상, 근로시간단축, 금리인상 및 대출규제 등 외식업계를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본지와 자매지 월간식당이 공동으로 실시한 ‘2018 외식산업 전망 외식업 경영주 설문조사(2018년1월1일자 20~21면)’에 따르면 올해 외식업 전망을 묻는 질문에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응답이 절반을 넘는 54.5%를 차지했다. 이중 14.4%는 ‘현저히 어려워 질것’이라고 응답해 부정적인 전망이 많았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이 외식업 경영에 영향이 있을지를 묻자 응답자의 97.6%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중 78.8%는 ‘매우 큰 영향이 있다’라고 답했다.

이처럼 KRBI가 외식업계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면서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외식업계에 대한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데 필요한 기초적인 자료인 외식산업경기전망지수가 업계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신뢰를 잃고 있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넘어 좌절을 느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농식품부는 외식산업의 동향과 이슈를 점검하고 향후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외식산업 동향점검 회의를 지난 22일 가졌다. 외식관련 민간협회, 전문가 및 사업자와 소비자 단체 등이 참여한 회의에서 4/4분기 외식업의 주요 이슈와 식재료 가격 등 외식관련 물가동향 등을 점검하는 한편 이에 따른 향후 업계 및 정부의 대응방향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정확하고 신속한 외식업 경기정보의 전달과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정책소통 확대를 통해 외식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지원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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