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최저임금, 2020년 못 박지 않겠다”
정부 “최저임금, 2020년 못 박지 않겠다”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8.02.12 13: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영주 고용부 장관 ‘속도조절론’
▲ 고용노동부의 최저임금 및 일자리안정자금 홍보영상. 사진=고용노동부 홈페이지

野 “포퓰리즘물가 상승 유발” 
與 “양극화 해소 위해 꼭 필요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문재인 정부의 2020년 최저임금 1만 원 인상에 대해 상황에 따라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말하면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인한 부작용을 간접 시인했다. 

김 장관은 지난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올해 3, 4월이 되면 가시적으로 (일자리 안정자금을)어떻게 신청했는지, 최저임금으로 인해 내수가 얼마나 달라지는지 보일 것”이라며 “만약 일자리 안정자금을 줘도 사업주들이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총리도 (최저임금 인상)연착륙 얘기를 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김동연 부총리는 지난달 3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를 통해 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1만 원 인상하는 계획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전했다. 또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긍정적 효과보다 부정적 효과를 불러올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5일 “우리가 (최저임금 1만 원을)2020년으로 하고 있지만 이것이 너무 급격하게 반응하는 지점이 있다면 고려해봐야 한다”며 “경제와 시장 상황에 비춰봤을 때 최저임금 1만 원 도입 시기는 탄력적이고 신축적으로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같이 속도조절에 한목소리를 내는 것은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영세자영업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불만이 폭발할 경우 문재인 정부의 주요 지지층마저 뒤돌아설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깔려있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의 보완책으로 야심차게 내놓은 일자리 안정자금은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일 기준 7만1446곳이 신청해 전체 대상 사업장의 7%에 그치고 있다. 이같은 흐름이 계속된다면 일자리 안정자금은 보완책 명분을 잃게 되면서 또 다른 대책이 필요하단 여론을 불러올 전망이다. 결국 일자리 안정자금의 우회 전략으로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 시점을 고집하지 않겠단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김 장관은 올해 최저임금이 시장에 안착되려면 최소 6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김 장관은 “최저임금 인상률(12.3%)이 올해보다 높았던 2007년에는 경제성장률이 지금의 두 배인 6~7% 수준이었는데도 시장 정상화에 6개월이 걸렸다”며 “그 후로는 사업주들의 부담이 덜해졌고 올해는 경제 성장률이 3% 수준이라 그보다 더 걸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같은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효과로 여야가 난타전을 벌였다. 야당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포퓰리즘 정책’이라며 물가 상승을 유발하고 영세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더한다는 주장이다. 여당은 양극화 해소를 위해 최저임금은 반드시 인상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종구 자유한국당 의원은 미국, 일본을 예로 들며 지역경제에 따라 최저임금을 차등화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최저임금을 인상하면서 물가가 상당히 요동칠 것”이라며 “설 물가부터 오를 심산인데 물가상승에 대한 대책이 있냐”고 물었다. 

이에 이낙연 국무총리는 “최근 한파로 인해 농산물, 수산물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비축물량 방출 등을 통해 공급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이 총리는 최저임금 차등화에 대해 “지역별·업종별 차등제는 자칫하면 ‘어느 지역은 저임금 지역이다’, ‘어느 업종은 저임금 업종이다’라는 낙인이 찍힐 수 있다”며 “지역별·업종별로 조금 더 여유가 있는 곳은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많이 주면 그것으로 될 것”이라고 답했다.

김상우 기자  |  ksw@foodbank.co.kr
김상우 기자
김상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