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CJ푸드빌로부터 물적 분할한 투썸플레이스가 일부 지분을 재무적투자자(FI)에게 매각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CJ푸드빌은 지난달 31일 금융감독원에 ‘비유동자산처분결정’을 공시하며 3만2500주를 1300억 원에 처분했다고 밝혔다. 처분 지분은 자산총액 대비 23.24%의 비율이다.
지분을 사들인 곳은 홍콩계 사모투자펀드운용사인 엥커에퀴티파트너스를 비롯해 글로벌 연기금인 캐나다연금, 싱가포르투자청 등 3곳으로 알려졌다. 처분 목적은 브랜드 경쟁력 강화라고 명시해 업계 일각에서는 프리IPO(상장전 투자 유치)의 일환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한신평 “브랜드 경쟁력 강화될 것”
업계에서는 투썸플레이스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추가 신주 발행을 통한 자금 유치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구창근 CJ푸드빌 대표이사가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인 점을 감안할 때 예상을 뒤엎는 행보까지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지분 매입에 대해선 투썸플레이스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봤다는 평가다. 실제 투썸플레이스는 가맹점 확장부터 가맹점주와 이렇다 할 불협화음 없는 상생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특히 디저트 경쟁력이 더해지는 부분은 눈여겨볼만하다. 지금까지 개발한 디저트 종류만 해도 200여 개에 이르고 신제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디저트 매출만 40%에 육박해 업계 1위인 스타벅스보다 디저트 매출이 더 많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7일 투썸플레이스의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2-'로 신규 부여해 시장의 긍정적 평가를 반영했다.
한태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투썸플레이스는 커피전문점 시장 내 양호한 브랜드 인지도와 전국적으로 분포된 다수의 점포, 독자적인 디저트 메뉴 개발을 바탕으로 시장 2위의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며 “CJ푸드빌로부터 물적 분할되면서 독립 사업을 운영함에 따라 경영 효율성 개선, 브랜드 경쟁력 강화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내수시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해외사업 진출 및 그에 따른 자금소요는 동사 현금흐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투썸플레이스의 국내외 투자 성과와 수익성 추이, 자본 확충 등을 통한 재무안정성 개선 여부, 커피전문점 시장의 경쟁강도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2위 싸움 ‘후끈’
투썸플레이스의 가파른 성장세와 함께 올해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의 경쟁도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현재 투썸플레이스는 전국 95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매출 1위와 2위는 동대문 CJ제일제당 본사와 신논현점 두 곳이다. 이들 매장의 월 매출은 2억 원 중반이며 CJ제일제당 본사 1층 매장의 경우 99.1㎡(약 30평)의 소형 평수에도 불구하고 하루 매출이 700만~1천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스타벅스는 매장당 최소 월 5천만 원대에서 최대 9천만 원대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1140여 개 매장을 모두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1조5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투썸플레이스는 지난해 2천억 원대 매출을 올렸지만 이는 스타벅스와 달리 가맹본부의 매출만 집계한 것이다. 가맹점 매출에서 식자재 유통 수익만 가맹본부 매출에 포함시킨다. 직영사업을 매출에 곧장 반영하는 스타벅스와 차이가 있는 것이다.
만약 투썸플레이스의 매장이 모두 직영점이라 가정한다면 연 매출은 9천억 원대 수준으로 볼 수 있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엔제리너스는 매장수가 810여 개나 가맹점 매출은 투썸플레이스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의 1위 독주체제에 균열을 낼 수 있을 만큼 투썸플레이스의 성장세가 돋보인다”며 “CJ푸드빌의 알짜배기 브랜드를 과감히 분리시킨 구 대표의 첫 번째 도전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