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인상, 정부 ‘통상적 가격조정’ VS 업계 ‘최저임금 인상’
물가 인상, 정부 ‘통상적 가격조정’ VS 업계 ‘최저임금 인상’
  • 윤선용 기자
  • 승인 2018.03.09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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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여파 소비자에 영향

최저임금 인상 여파가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특히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가파른 물가 인상 조짐이 나타나며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 압박은 더 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는 ‘통상적인 가격 조정’ 수준으로 평가하고, 외식업계는 ‘최저임금 인상’ 때문이라며 이견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일 통계청이 밝힌 ‘2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살펴보면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1.4% 올랐다. 이는 지난 201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달 1.0%에 비해 소폭 확대된 것이다. 반면 외식물가는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며 전년 대비 2.8% 상승해 지난 2016년 2월의 2.9% 이후 가장 높았다.

2월 소비자물가는 한파에 따른 채소류 가격 상승 등으로 지난달 대비 0.8%, 전년동월대비 1.4% 상승했다. 채소류가 16.7%로 상승폭이 컸고, 석유류 0.9%, 개인서비스 0.8%씩 각각 올랐다. 전월대비 기여도는 농축수산물이 0.35%p, 개인서비스가 0.16%p가 증가했다.

농축수산물은 축산물 가격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산물 가격 강세가 지속되고 채소류의 가격이 오르며 전체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개인서비스는 설 연휴에 따른 여행비용 증가 등으로 상승폭이 다소 확대됐다. 특히 외식은 전월대비 0.4% 올라 최저임금에 인상에 따른 우려에도 불구하고 큰 폭의 물가 인상은 없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연말연시를 전후해 몇몇 품목의 인상이 있었지만 통상 이 시기에 가격조정이 이뤄지는 경향과 최저임금 보다는 임차료, 재료비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월 물가는 한파에 따른 채소류 가격 상승 등에 의한 것으로 지난 1월에 비해 0.4%p 상승했다”며 “개인서비스의 경우 외식은 전월수준을 유지했으며 설 연휴에 따른 여행비 상승 등 계절 요인으로 상승폭이 확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물가인상 폭도 적은데다 아직 최저임금의 영향으로 단정지을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번 소비자물가 동향을 바라보는 외식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전체 소비자 물가나 외식물가의 변동 폭은 상대적으로 적게 보일지 몰라도 개별 품목을 살펴보면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통계청의 생활물가지수를 살펴보면 주요 외식업 관련 품목인 빵(5.7%)과 김밥·짬뽕(5.4%)이 전월대비 대폭 상승한 것을 시작으로 자장면(4.8), 떡볶이(4.0), 돼지갈비(3.7), 소주(3.4), 삼겹살(3.3) 등이 줄줄이 올랐다. 전체 소비자 물가지수가 같은 기간 1.4% 오른 것을 감안하면 상승폭도 클 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일상생활에서 직접 부딪히는 품목들의 인상이라 더 크게 느끼고 있다.

분식집, 중국집, 삼겹살집 등 비교적 인건비 비중이 높은 영세업체에서 파는 품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최저임금 인상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외식물가는 서민들이 자주 소비하는 음식의 물가를 측정한 것으로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이 가장 많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표적인 지수로 꼽힌다.

특히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된 한파에 따른 채소류 가격 인상이나 설연휴에 따른 여행비용 상승이 사라지는 3월에도 최저임금 인상 여파에 외식물가의 상승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이 현재는 몇몇 품목에만 반영된 것으로 보이지만 본격적인 인상 여파는 2분기에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입장은 아직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기재부 관계자는 “외식업의 경우 식재료, 임차료를 포함해 대체재의 확대, 단품화 추세, 인상폭의 차이 등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높게 나타난다”며 “지난해부터 전체적인 물가동향이 상승추세이 있는 것은 사실이며 외식물가 또한 이런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 상반기 중에는 소비자 단체 등을 통해 김밥, 치킨 등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가격 인상요인에 대해 살펴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윤선용 기자  |  bluesman@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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