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김치 종주국’ 위상

김치 무역적자 사상최대 4728만 달러 윤선용 기자l승인2018.03.09l10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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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외식업계의 어려움이 더해지며 외식업 경영주들이 원재료 값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음식점 필수 반찬인 김치의 중국산 점유율이 급격하게 높아지며 지난해 김치 무역적자가 사상 최대치인 4728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111% 증가한 수치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후 최대 규모다. 김치 총 수입량이 27만5631t으로 수출량 2만 4311t 보다 무려 10배 이상 많았다.

‘김치 종주국’으로서 위상이 흔들린다는 지적이 나오는 게 당연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는 게 더 답답한 노릇이다. 이에 2회에 걸쳐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밝힌 ‘2017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배추김치 시장 편’을 기초로 국내 김치시장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관련 기관 및 전문가와 함께 대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국내 김치 시장 현황(생산 및 유통 중심)
2. 김치에 대한 소비자 인식 변화 및 해외 시장 트렌드

일반적으로 우리가 즐겨먹는 배추김치는 배추와 고춧가루로 담근 김치를 말한다. 여러 문헌 자료에 기록된 배추김치의 정의를 종합하면 배추 등 채소류를 주원료로 절임, 양념혼합 과정 등을 거쳐 그대로 또는 발효시킨 것이거나 이를 가공한 것을 말한다. 배추김치는 원료, 제조공정 등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분류하는 방식도 여러 가지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지난 2016년 9월 고시한 전통식품 표준규격에 따르면 국내에서 생산되는 김치는 총 37종으로 포기김치에서 고수김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물론 여기에 등재되지 않는 김치를 포함하면 수백여 가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팔도 특성 담아낸 각양각색 김치
우리나라의 배추김치는 지역별로 특색 있는 모습을 보인다. 이는 남북의 기온차가 크며, 남쪽에서 북쪽으로 갈수록 겨울이 긴 것을 포함한 다양한 기후현상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이를 통해 채소 재배와 수산물 등이 달라져 지역별로 개성이 다른 김치가 발달됐다. <그림 1-2. 지역별 배추김치>

서울과 경기 지역의 김치는 짜거나 싱겁지 않은 중간 맛이 특징이다. 오랫동안 수도로 왕족과 양반이 거주해서 맛과 모양이 깔끔하다. 배추김치, 개성식 보쌈김치, 장김치, 숙김치 등이 있다.

강원도는 동해안과 산간지방에 모두 근접해 있기 때문에 해산물을 원료로 한 김치와 산간지방의 채소를 이용한 김치가 발달했다. 북어배추김치, 꽁치김치 등이 있다.
충청도의 김치는 충남 지역의 해산물과 충북 지역의 채소를 이용하며 양념을 최소화해 맛이 담백하고 모양이 소박하다. 젓갈을 많이 사용하지 않고 소금만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배추고갱이김치, 배추짠지 등이 있다.

전라도 김치는 따뜻한 날씨로 쉽게 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고추와 젓갈을 많이 넣어 김치가 맵고 짭짤하다. 전라도는 비옥한 평야와 서해안이 있어 곡식, 산채, 해산물이 풍부해 김치의 종류도 다양하다. 배추김장김치, 전라반지 등이 있다.

경상도의 김치는 마늘과 고춧가루, 소금과 젓갈을 많이 넣어 매운 맛이 강하고 간이 센 편이다. 매운 맛과 간이 세다는 점에서 전라도 김치와 비슷하나, 경상도 김치는 멸치젓을 달여 국물만 이용하고, 갈치속젓을 넣기도 한다. 곶감배추김치, 생멸치배추김치 등이 있다.

제주도는 사시사철 기후가 따뜻해 다른 지역에 비해 김장의 필요성이 적어 김치의 종류가 비교적 단순하다. 섬이라 식재료가 귀해 만드는 방법이 간단하고 양념을 적게 사용해서 재료가 가진 본연의 맛을 살리고 있다. 꽃대김치, 퍼데기김치 등이 있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배추김치는 품관원의 전통식품 표준규격 분류에 따라 배추김치에 해당하는 포기김치, 막김치(맛김치), 보쌈김치, 백김치, 묵은지, 겉절이 등으로 나뉜다. 이들 김치 대부분은 포장 판매되고 있지만, 일부 보쌈김치나 겉절이는 직접 덜어서 판매하는 제품이 대다수다. <표 1-4. 배추김치 주요 제품>

국내 배추김치 생산은 전반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2년 대비 2016년 생산량은 32만8천t에서 33만4천t으로 1.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출하량은 28만6천t에서 30만6천t으로 7.0% 증가했다.

배추김치의 생산량 및 생산액은 대체로 비례하는 모습을 보인다. 생산량은 2013년 34만1천t으로 전년대비 3.9% 증가했고, 2015년에는 33만7천t으로 4.2% 증가했다. 이에 따라 생산액도 같은 기간 7497억 원으로 2.8%, 2015년에는 6988억 원으로 3.1% 증가했다.

2014년은 32만3천t으로 전년대비 생산량이 5.3% 감소했으며, 생산액은 2013년 7497억 원에서 2014년 6775억 원으로 9.6% 감소했다.
2016년의 생산량은 33만4천t으로 2015년 33만7천t에 비해 0.9% 소폭 감소했지만, 생산액은 2015년 6988억 원에서 2016년 7679억 원으로 9.9% 증가했다. 이는 2016년 배춧값 폭등으로 제조원가가 급격히 상승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표 3-3. 배추김치 생산 및 출하현황>

배추 작황에 따라 널뛰기하는 김치 소비
배추김치 출하액은 배추 생산량에 영향을 받는다. 작황이 좋지 못한 해는 작물의 수급 불안정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김장을 하기보다는 상품 김치를 구매하거나 지인이 만든 김치를 얻어서 섭취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배추의 작황이 좋아 수급이 안정적이면 상품김치를 구입하기보다는 직접 김장을 해 배추김치를 섭취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2013년에 비해 2014년 배추 생산량은 19.7% 증가했으며, 배추 가격 하락의 원인이 됐다. 이 때문에 직접 김장할 의향이 있는 소비자들이 증가했을뿐만 아니라 전년대비 김장을 비슷한 수준으로 하거나 더 하겠다는 소비자 또한 증가했다. 그 결과 배추김치 출하액은 2013년 7392억 원에서 2014년 6775억 원으로 8.3% 감소했다.

2016년 배추 생산량은 2015년에 비해 16.0% 감소했으며 배추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됐다. 따라서 비싼 배추로 김치를 담가 먹기보다는 완제품 김치를 사먹으려는 소비자들이 증가해 배추김치 출하액은 2015년 7477억 원에서 2016년 8073억 원으로 8.0% 증가했다.

대상, CJ제일제당 등 대기업 각축전
국내에서 배추김치를 생산하고 있는 주요 업체들은 대상, CJ제일제당, 한성식품, 아워홈, 농협 등이다. 대상은 김치 브랜드인 종가집을 비롯해 고추장, 된장, 조미료, 가공식품 등 다양한 제품을 제조, 판매하는 종합식품기업이다. 2006년 두산에서 종가집을 인수해 김치 사업과 냉장 사업을 강화했다. 업계 최초로 로하스(LOHAS), 할랄(HALAL), 코셔(KOSHER) 인증을 획득했으며, ‘한국식 신선연구소’를 설립해 한식 및 유산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소재식품, 가공식품 등을 제조, 생산, 판매하는 종합식품기업으로 2006년 하선정 종합식품을 인수하며 김치 시장에 진출했다. 또 한식 브랜드인 비비고를 통해 2016년부터 비비고 김치를 출시하기 시작했다. ‘비비고 포기배추김치’, ‘비비고 썰은 배추김치’ 등 포장김치를 판매하고 있다.

한성식품은 국내 김치 명인 1호 김순자 명인이 설립한 식품기업으로 김치 외에 반찬류, 게장류 등도 생산·판매하고 있다. 한국에서 개최된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 대형 국제대회에 김치 공급을 맡기도 했으며, 각종 김치 관련 인증 및 특허 등으로 위생적인 환경에 힘쓰고 있다.

아워홈은 식품, 외식, 식자재, 푸드서비스 사업을 진행하는 국내 종합식품기업으로 B2C와 B2B 사업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특히 헬스케어 시설(병원, 요양원)의 급식 사업을 진행하며 ‘나트륨을 반으로 줄인 포기김치’를 선보였다. 최근 투명파우치형 김치, 소용량 김치 등 다양한 김치 제품을 출시했다.

농협은 국산원재료를 사용한 식품 브랜드인 아름찬을 보유하고 있다. 아름찬의 주요 제품으로는 김치, 고춧가루, 장류, 전통기름, 두부 등이 있다. 김치 양념도 판매하는데 최근 경기농협식품이 공급하는 김치 26종이 말레이시아 이슬람개발부(JAKIM)의 할랄 인증 심사를 통과했다.
<표 3-4. 김치 주요 제조업체 현황>

B2B비중 80%… 인구감소 등 B2C 증가세 뚜렷
김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상품으로 판매되는 김치는 외식이나 급식업체로 가는 B2B 비중이 80%이며, 오프라인 소매채널 및 반찬가게, 온라인 등의 B2C 비중이 20% 정도로 파악된다. 

B2C 시장에서 판매되는 상품김치 비중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며 최근 20% 정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오프라인 소매채널이나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포장김치 외에도 반찬가게 등에서 판매하는 비포장 김치(덜어서 포장해서 파는 김치)의 비중까지 합친 수치이다.

상품김치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전환, 편리성 및 편의성을 추구하는 소비성향 확대 등의 영향으로 향후 10년 이내에 B2C 시장 비중은 40%가 넘을 만큼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B2B 시장은 큰 폭의 성장 없이 유지 또는 소폭의 둔화세를 나타내며 시장에서의 비중이 현재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인구 감소, 경기 둔화 등으로 인해 외식 소비 비중이 줄고 가정 간편식이 더욱 늘어나면서 가정 내 포장 김치 수요가 증가하는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림 4-1. 상품으로 판매되는 배추김치 유통 구조>

배추김치를 포함한 전체 김치시장은 2016년 기준 약 3조 9600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 B2C 및 B2B로 유통되는 상품김치 시장은 전체 김치 시장의 약 30.3% 정도로, 2016년 기준 1조 2천억 원 정도로 파악된다.

담금 김치(가정 제조) 시장은 2016년 기준 B2C 시장 내에서 92%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를 역산해 전체 시장을 추정해 보면 담금 김치 시장 규모는 약 2조 7600억 원 정도로 보인다.

배추김치 소매시장은 2016년 기준 1573억 원으로 2012년 1211억 원 대비 29.9% 증가했다. 2014년을 기점으로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다. 특히 2015년 1177억 원에서 2016년 1573억 원으로 시장 규모가 33.6% 증가했다.

이는 상품김치의 편리성과 가공식품에 대한 인식 개선의 영향과 함께 2016년 배추 수급의 불안정이 맞물린 것이 이런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파악된다. 더불어 1인 가구를 중심으로 간편식과 함께 반찬 개념으로 포장 김치를 동반 구매하는 것도 매출 증가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폭염과 가뭄, 장마 등으로 배춧값 및 김장 채소값이 상승하면서 김장을 하지 않고 김치를 구매하는 주부들이 증가하는 추세이며, 1~2인 가구의 증가로 소포장 김치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표 4-1. 배추김치 소매시장 규모>

3/4분기 배춧값 상승으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배추김치는 2014년 해당 분기 388억 원에서 2015년 386억 원, 2016년 557억 원, 지난해 627억 원으로 판매 실적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매년 3분기에 해당하는 8월, 9월 배추 상품의 1kg당 도매 유통 가격은 연평균 가격보다 높다.

여름철 고온, 집중 호우, 태풍, 장마 등 채소 재배에 적합하지 않은 기상 조건이 배추 작황에 영향을 줘 가격이 상승한다. 이 때문에 3분기에는 배추를 구매해 직접 담그기보다는 배추김치를 구매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1인가구·편의점 증가, 200g이하 소용량 김치 72% ↑
포장 용량별 소매시장 규모를 살펴보면 2016년 판매액 기준으로 1kg 초과 3kg 미만(31.6%), 200g 이하(29.8%), 3kg 이상(24.4%) 제품 순으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한다. 이상 상위 3개 포장 용량의 점유율이 전체의 85.8%를 차지하고 있다.

1kg 초과 3kg 미만 용량의 배추김치가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며 판매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200g 이하 소용량 제품과 3kg 이상의 대용량 제품에 비해 증가폭이 작아 상대적으로 점유율은 2015년에 비해 감소했다.

200g 이하 소용량 제품의 시장 규모는 2015년 272억 원에서 2016년 469억 원으로 72.4% 증가하며 4개 용량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이는 소포장 김치를 선호하는 1~2인 가구의 증가와 편의점으로의 유통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 업체 CU에 따르면 판매 김치의 약 90%가 소포장 김치 매출이며, 1인 가구 소비자를 중심으로 소포장 김치를 구매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전했다. 또 식사대용인 가정간편식(HMR)과 함께 반찬 개념으로 포장 김치를 동반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할인점지고 편의점 강세
배추김치 채널별 소매시장 규모를 살펴보면 2016년 판매액 기준으로 할인점(47.2%), 체인슈퍼(18.3%), 편의점(14.9%) 등의 순으로 나타나며 상위 3개 채널의 점유율이 전체의 80.4%를 차지한다.

할인점은 상대적으로 배추김치가 가장 많이 판매되는 곳으로 점유율도 높게 나타났다. 할인점의 배추김치 매출액은 2015년 561억 원에서 2016년 743억 원으로 32.4% 증가했다.

하지만 체인슈퍼와 편의점의 시장 점유율이 2016년 전년대비 각각 1.9%p, 1.8%p 증가함에 따라 할인점의 배추김치 시장 점유율은 같은 기간 47.6%에서 47.2%로 소폭 하락했다.

체인슈퍼는 2015년 193억 원에서 2016년 287억 원으로 48.7% 증가했다. 편의점 역시 같은 기간 154억 원에서 235억 원으로 52.6% 증가했다. 체인슈퍼와 편의점은 소량으로 물건을 구매하기 적합한 유통 채널로 1인 가구 증가의 영향으로 두 채널에서 배추김치 판매액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김치 제조사별 소매시장 규모를 살펴보면 2016년 판매액 기준으로 대상(55.8%), CJ제일제당(19.9%), 유통업체의 자체 브랜드인 PB(9.9%) 등의 순으로 시장 점유율이 나타난다.

‘종가집’의 대상FNF는 김치 업계 최초로 할랄(HALAL), 코셔(KOSHER) 인증을 받아 전 세계 40여 개국에 김치를 수출하고 있다. 꾸준히 업계 선두를 지키고 있지만 소매시장에서 매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CJ제일제당이나 PB보다 낮아 점유율이 다소 감소하는 추세다.

‘하선정 김치’의 CJ제일제당은 한식 브랜드인‘비비고’에서도 김치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최근 소량 포장한 단지형 배추김치를 선보이는 등 차별화된 포장 형식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 점유율도 2015년 13.1%에서 2016년 19.9%, 2017년 3/4분기에는 29.1%까지 높아졌다.

김치 시장에는 PB상품도 판매되고 있으며 일부 유통업체는 호텔과 협업한 제품을 출시했다. 이마트는 ‘피코크 조선호텔 맛김치’를, 롯데마트는 ‘요리하다 롯데호텔 포기김치’를 출시했다.


윤선용 기자  bluesman@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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