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번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번다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8.03.09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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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이슈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최근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두고 노사 간의 갈등을 보면 정책에 대한 후폭풍을 고려하지 않고 일부터 저지르고 보자는 정부 당국의 조급함을 대변하는 듯하다. 옛말에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번다’고 했다. 정책에 대한 생색은 정부가 내고 그 뒷감당은 산업계가 고스란히 지는 모습이랄까.  

이미 생필품과 밀접한 가공식품들은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외식업계도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가격 인상이 줄을 잇고 있다. 수많은 언론들이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으로 외식 가격 인상을 가장 먼저 거론해 ‘국민 밉상’이 되고 있다.

안타까운 사실은 자금력이 뒷받침되고 유통망을 확보한 중대형 업체들은 가격 인상에 대한 후유증이 그나마 덜하다는 것이다. 반면 영세 외식자영업자들은 가격 인상에 큰 부담을 느낀다. 행여나 가격 인상으로 손님들이 찾지 않을까봐 걱정이 앞선다.  

최근 기자가 자주 찾는 한 식당의 사장은 “최대한 버텨보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으면 그때 가서 올려야하지 않겠냐”며 한숨을 내쉰다. 생존경쟁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의 현주소다.

정부는 최근 생활 물가 부담이 커졌다면서 외식프랜차이즈 업체들의 가격 인상과 가격 급등 품목들의 물가감시 활동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종업원을 해고해서도 안 되고 가격을 올려서도 안 된다면 영세 자영업자들은 과연 어디서 해결책을 찾아야할까.

사실 최저임금 정책은 저소득층의 최저생계를 보장해줘야 한다는 명분에서 시작한다. 정부가 이를 기업에게 전가하려 한다면 무책임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최저임금으로 고용된 노동자뿐만 아니라 실업자를 포함한 모든 이들이 최저생계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즉 사회안전망을 체계적으로 구축하겠다는 인식을 기초로 삼아야 한다. 

제갈공명을 얻기 위한 유비의 삼고초려는 삼국지의 명장면 중에 하나다. 보여주기식의 근시안적 정책은 나중 시간이 지나면 모두 다 드러나길 마련이다. 정부가 진정성을 얻기 위해선 현재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에 머리를 맞대야만 한다. 국민을 상대로 한 삼고초려도 각오해야 한다.

김상우 기자  |  ks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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