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종주국’ 변해야 산다… 프리미엄·맞춤형 김치 등장
‘김치 종주국’ 변해야 산다… 프리미엄·맞춤형 김치 등장
  • 윤선용 기자
  • 승인 2018.03.16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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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무역 적자 심화

섭취량 줄었지만 프리미엄 김치 등장
최근 5년간 우리 국민 1인당 1일 배추김치 섭취량은 68.6g에서 66.5g으로 3.1%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남성(3.3% 감소)이 여성(2.7% 감소)보다 감소 폭이 크게 나타났다. 기본 반찬에 대한 개념이 사라지고 대체할 수 있는 식품이 많아져 김치 섭취가 다소 주춤하고 있다. 또 상품김치와 달리 담금 김치 시장의 감소가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표 5-1. 연도별 1인당 1일 배추김치 섭취량>

실제로 다양한 소비자 조사에서도 김치 담그는 과정이 귀찮고, 조금씩 구입해서 먹고 싶어서 상품김치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최근에는 전업주부들의 상품김치 구입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1~2인 가구의 급증도 이런 변화의 원인으로 손꼽힌다.

김치 섭취가 줄고 있는 대신 상품김치 시장이 성장하자 업계에서는 맛과 품질을 한 단계 끌어올려 차별화를 꾀한 프리미엄 김치를 선보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국물 숙성 김치인 ‘비비고 궁중 배추김치’를 출시했다. 신안 천일염, 남해안 황석어젓 등 재료를 차별화하고, 궁중김치의 맛을 내기 위해 전용 발효용기에 담아 겨울철 땅 온도와 유사한 영상 5도 이하에서 저온 숙성했다.

풀무원은 서울 양반가 김치 제조법을 구현한 ‘서울반가김치’를 출시했다. 고증을 통해 전통 종부식 김치 레시피를 재현해 신안군 새우젓과 자체 개발한 멸치액젓만으로 맛을 내 깔끔하고 시원하다.

소용량 배추김치 포장용기의 변화
기존 소용량 배추김치는 대부분 파우치형이었지만 최근 편리성을 강조하며 포장 용기를 차별화한 다양한 소용량 배추김치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1~2인 가구를 위해 항아리형 용기에 담긴 소용량(300g) 김치를 출시했다. 파우치형 제품이 김치를 꺼낼 때 파우치를 잡아야 하고 넘어지거나 손에 묻는 등 불편함이 있는데 반해, 이 제품은 용기에 담겨 있어 깔끔하게 먹을 수 있다.

동원F&B는 김치를 캔에 담아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는 ‘양반 캔김치’를 출시했다. 플라스틱 용기 제품과 달리, 김치를 캔에 밀봉해 김치 국물이나 냄새가 새지 않아 여행, 낚시, 캠핑 등 다양한 야외활동에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고 상온 보관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컬래버레이션 확대 및 해외 수출시장 개척
호텔과 협업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하고, 오프라인 매장이나 홈쇼핑 등 유통업체의 판매채널을 활용하려는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이마트는 조선호텔과 합작해 ‘피코크 조선호텔 김치’ 8종을 출시했다. 조선호텔에서 생산하는 김치를 피코크로 상품화했다. 송이와 다시마로 만든 조선호텔 특제 소스를 사용했으며 맛김치, 열무김치 등 국물이 들어간 김치에는 알칼리수인 지리산 물을 사용해 감칠맛을 살렸다.

롯데마트는 호텔 셰프와 김치 명인이 함께 만든 ‘요리하다 롯데호텔 김치’를 출시했다. 신제품은 롯데호텔 이병우 총주방장의 특급호텔 조리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한 레시피와 국내 김치 명인 1호 김순자 명인의 노하우로 만들었다. 기본 재료는 100% 국내산 농산물을 사용했다.

아울러 수출 확대를 위해 이슬람 ‘할랄(Halal)’이나 유대교식 ‘코셔(Kosher)’ 등 각종 인증을 획득해 일본 중심 시장을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다.

맞춤형 김치가 공항까지… 샘플 맛보고 구매 
상품김치 시장 확대에 따라 다양해진 소비자 니즈에 부합하기 위해 색다른 서비스가 도입되고 있다.

대상은 온라인 쇼핑몰 정원e샵 홈페이지를 통해 ‘나만의 김치’ 공항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취향에 따라 양념을 조절해 입맛에 맞춘 김치를 3kg 용량의 제품으로 필요할 때 택배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해외 출장객 등을 위해 공항에서 나만의 김치를 바로 수령하고, 별도의 포장 없이 바로 비행기에 실을 수 있도록 제공된다.

온라인 김치쇼핑몰 ‘김치의 정석’은 고객이 정식 구입 전 맛을 볼 수 있도록 샘플 발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쇼핑몰 회원 가입 고객 1인 1회에 한해 제공되는 김치샘플은 배추김치, 총각김치, 열무김치, 갓김치 중 최대 2개까지 선택해 받아 볼 수 있다.

전업주부, 4인 가구의 30% 이상 상품김치 구입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배추김치를 구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만드는 과정이 귀찮아서’와 ‘조금씩 구입해서 먹고 싶어서’가 각각 24.2%와 21.0%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특히 과정이 귀찮아서 사먹는다는 응답은 3인 가구(28.5%)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반면 먹는 양이 적어 조금씩 구입해 먹고 싶다는 응답은 1인 가구(35.2%)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50대는 과정보다는 직접 담는 것에 비해 저렴해서 구입한다는 응답이 26.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표 5-2. 배추김치 주 구입 이유> 또 최근 배추김치 구입 패턴에 변화가 있는지를 조사한 결과, 큰 변화가 없다는 응답이 51.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연령층이 낮거나 미혼(53.1%)인 응답자와 3인 가구(56.2%)에서 큰 변화가 없다는 응답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예전에 비해 배추김치를 많이 구입한다는 응답은 40대(28.7%), 기혼(27.8%), 전업주부(31.1%), 4인 가구(30.3%)에서 높게 나타났다. 이는 연령층이 높은 전업주부들도 최근 상품 김치에 관심을 보이며 소비행태가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표 5-6. 최근 배추김치 구입 변화>

한편 배추김치 구입이 줄어들었다는 응답자에게 이유를 묻자 ‘집에서 밥 먹는 횟수가 줄어들어서’라는 응답이 26.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집에서 만들어 먹어서(19.4%), ‘가족·지인 등이 배추 김치를 나눠줘서(16.7%)’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집에서 밥 먹는 횟수가 줄어들어 구입이 줄었다는 응답은 50대(40.7%)이거나 미혼(35.3%)인 응답자와 1인 가구(53.8%)에서 높게 나타났다.

반면 집에서 만들어 먹으면서 구입이 줄었다는 응답은 20대(31.6%), 전업주부(25.0%), 4인 가구(25.0%)에서 높게 나타났다.

日, 김치 시장 4%하락할 때 한국산은 33% 감소 
일본의 김치 시장 규모는 2015년 5억 5942만 달러로 지난 2011년 5억8183만 달러 대비 3.9% 감소했다. 일본 현지에서 생산되는 김치 시장 규모는 소폭의 등락을 반복하고 있는데 2011년 5억 2207만 달러에서 2015년 5억1958만 달러로 0.5% 감소했다.

한국산 김치의 경우 2011년 5976만 달러에서 2015년 3984만 달러로 33.3% 감소하며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일본 소비자들의 저염식 선호 때문에 전체 김치 시장 규모가 감소세를 보이는 중에 일본 내 종합식품제조업체, 유통업체 등의 김치 생산이 늘면서 한국산 김치의 비중 및 규모가 감소하는 것으로 보인다.<표 6-1. 일본 김치 시장 규모>

일본 김치 시장에서는 최근 주식인 쌀밥과 잘 어울리는 맛의 김치 개발이 활발해짐에 따라 신맛과 매운맛을 줄이고, 단맛과 감칠맛이 나는 겉절이 타입의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김치가 반찬 이외에 찌개, 볶음, 전 등 다양하게 활용되는 데 비해, 일본은 김치는 밥과 함께 그대로 먹는 반찬으로의 용도가 강하다. 밥반찬에 어울리도록 신맛을 줄인 형태를 선보이고 있다.

또 일본에서는 한식당, 불고기 전문점 등의 외식업체와 김치 제조업체가 협업한 상품도 판매되고 있다. 주로 식당의 김치를 판매하거나 식당 책임자가 감수한 김치가 상품화돼 출시되고 있다. 이를 통해 반찬용은 물론 요리용 김치나 겉절이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김치 소스 등으로 제품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

美, “김치는 친환경적이고 건강에 유익한 식품” 
풀무원 USA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기준 미국의 김치 시장규모는 2750만 달러로 이 중 한국산 김치는 약 20%인 550만 달러로 추정된다.

지난 2013년 미국산 김치 제품의 가격이 인상되며 식자재 취급 PB전문매장에 국내산 김치가 추가로 입점하는 등 한국산 김치의 수입이 확대됐다. 특히 같은 해 당시 영부인이었던 미셸 오바마가 직접 담근 김치를 트위터에 올리면서 미국 내 김치 관련 언론 보도가 급증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김치는 배추김치가 주를 이루는 가운데 무김치, 백김치 등이 있으며 매운맛(Spicy)과 보통맛(Original) 제품으로 구분해 판매한다. 한국산 김치 제품은 대체로 300g 이하의 소용량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알루미늄 캔 및 플라스틱 통, 파우치 등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용기를 사용하고 있다.

미국 소비자의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로 MSG 등의 식품첨가물과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은 신선한 재료로만 만드는 유기농 김치 제품이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소비자들은 기본적으로 김치를 친환경적이고 건강에 유익한 식품으로 인식하고 있다.

한국산 김치는 주로 한인 및 히스패닉계 마트를 통해 유통되고 있다. 소비층의 상당수는 화교나 아시아 출신인데 한국산 식품의 인지도 상승으로 인해 소득 수준이 높은 화교와 히스패닉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中, 최근 4년간 김치 생산 50%↑ 74억 달러 규모
지난 2015년 기준 중국의 김치 시장 규모는 74억6176만 달러로 2011년 49억9232만 달러 보다 49.5% 증가했다.<표 6-6. 중국 김치 시장 규모>

중국은 연간 약 30만t의 김치를 생산하며 그 중 24만t은 수출용, 6만t은 내수용으로 소비하고 있다. 연간 생산되는 김치 중 약 20만t이 산둥지역에서 생산되며, 10만t은 동북지역에서 생산하고 있다.

중국 내 김치 생산 업체들은 한국 독자기업, 한중합자기업, 교포기업 등의 형태가 주였으나 최근 김치 소비의 증가에 따라 김치를 생산하는 중국 식품기업들이 늘어가는 추세이다. 특히 2014년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위생 기준이 완화돼 한국산 김치 제품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베이징 등 중국의 대도시에서 주로 판매되고 있다.

중국 내에서 유통되는 김치제품은 주로 중국산이며 수입산의 비중은 극히 적다. 한국 기업들도 중국 공장을 통해 김치를 선보이고 있지만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참고로 한국산 수입 김치는 1kg당 90~133위안, 한국 기업의 중국 생산 김치는 46~50위안, 중국 기업의 김치가 19~23위안에 판매되고 있다.

지난 2006년 이후 ‘김치가 사스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속설을 계기로 인지도는 올라갔지만 판매는 여전히 중국 교민시장 수준에 그치고 있다. 김치의 주요 소비지역은 교민이 밀집된 상해 화동지역과 베이징, 칭다오, 우한 등이다. 최근 중국 내 한식당의 증가로 김치 소비는 점차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중국 소비자는 숙성 김치보다 생김치 또는 약간 익은 김치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신김치나 묵은지 등 숙성 김치의 경우 유통기한이 지난 것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중국 내 김치 제조업체들에겐 대장균을 줄일 수 있는 위생적인 김치 제조기술, 유통과정에서의 변질을 막기 위한 대도시 중심의 거점별 저온냉장유통시스템 등이 요구되고 있다.

김치 무역적자 11% ↑, 수입량의 99%가 중국산
한편 중국 김치의 한국 수출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18일 중국 관영언론인 신화통신은 한국의 전통음식 김치가 중국의 효자 수출품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치 수출기업 52개가 몰려있는 칭다오에서 지난해 한국에 수출한 김치는 25만6300t으로 전년 대비 9% 증가했다. 이렇듯 수출이 늘자 품질 유지를 위해 중국 상무부, 농업부, 식품의약품국 등이 합동으로 전문 팀을 꾸려 수출용 김치의 품질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김치 무역적자는 매년 늘어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11% 증가한 4728만5천 달러(약 503억 원)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수입량은 27만5631t으로 수출량(2만4311t)보다 10배 이상 많았고, 특히 수입량의 99%는 중국산이었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외식 및 급식업소에서 중국산 저가 김치가 널리 이용되면서 수입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김치 수입량은 2007년 21만8천910t에서 2017년 27만5천631t으로 26% 급증했다.

수입 김치 가격이 국내산에 비해 크게 저렴한 것 역시 수입량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 지난 2016년 기준 국내산 김치의 수출단가는 1㎏당 3.36달러인 데 비해 수입 단가는 0.5달러로 14% 수준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수출단가는 매년 꾸준히 상승하고 있지만, 수입 단가는 0.5달러 전후로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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