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는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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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8.03.30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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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경시론] 윤광희 win-win노사관계연구소 소장 법학박사·공인중개사·한경대 겸임 교수

연장근로시간의 최대한도를 단축하는 노동법 개정으로 산업현장은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가 엄습한 속에 또다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법을 위반하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근로시간을 관리해야 하는 담당자들은 곤혹스럽게 됐고, 전문가들은 컨설팅이다 뭐다 하면서 바빠졌다.

정부 입장에서는 최대 연장근로시간을 단축해 장시간근로 관행을 개선하고 추가적인 인원을 더 충원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방책으로 필요한 입법이었을 수 있다. 특히 대법원에 휴일근로가 연장근로에 자동적으로 포함되는가 하는 문제가 사건으로 계류돼 있어서 입법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대혼란이 예상됐기 때문에 입법을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단기간 어느 정도의 일자리는 늘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근로시간 단축으로 기업들은 국내에서 사업할 수 있는 환경이 악화되고 대외경쟁력이 약화돼 지금 그나마 하고 있는 고용마저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최저임금 인상은 우리사회의 약자의 위치에 있는 아르바이트 직원이나 부업을 위해 일하던 고령자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유소는 셀프주유소로 대체되고 있고, 편의점들은 더 이상 학생 알바를 고용하지 않으려 한다.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입법과 정책이 오히려 약자를 더 어렵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이제 임단협 교섭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GM자동차는 한국에서 철수를 내걸고 노동조합이 양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교섭은 아직도 교착상태에 있다. 지난해 우리 산업현장의 노사교섭 형태를 보면 연봉이 억대가 넘는 사람들이 경영진을 압박해서 높은 임금인상을 가져온 곳이 많다. 금년에도 지난해와 같은 일들이 일어날 것이다.

우리 사회에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일자리마저 구하지 못한 청년 실업자들이 백만 명이 넘은 현실에서도 억대 연봉을 더 인상하기 위해 노사간 교섭이 난항을 겪을 것을 예상하니 답답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지난 2004년 우리나라 대기업 두 곳에서 아주 대비되는 노사간 교섭이 있었다. 두 개 회사 모두 채권단 관리 하에 있었고 해외매각 움직임이 있었다. 그런데 평택 자동차 회사의 노동조합은 해외매각을 반대하며 채권단에 성과급과 기본급 인상을 요구했고, 경기도 이천과 충북 청주에 공장을 두고 있는 반도체 회사의 근로자와 노동조합은 매각을 하지 않고 자체 회생할 기회를 달라며 채권단 관리에서 탈출할 때까지 성과급을 받지 않고 상여금은 삭감하며 기본급을 동결하겠다고 했다. 결국 성과급과 기본급인상을 요구하고 해외 매각된 회사는 수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엄청난 시련을 겪었다. 이에 반해 고통을 분담하고 회생을 택한 회사는 채권단 관리를 극복했을 뿐만 아니라 인수한 국내 기업의 엄청난 투자를 이끌어내고 세계적인 회사로 성장해 사상 최대의 이익을 실현하고 있다.

글로벌 무한경쟁의 시대에 경쟁력이 없는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다. 경쟁력은 사람의 인적요소와 시설 등 물적 요소가 함께 상생하는 태도로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노사가 한마음으로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서로 자신의 권익을 주장하기 보다는 경쟁력 제고를 위해 자신이 해야 할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상대방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배려하면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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