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집 vs 맛집
밥집 vs 맛집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8.04.30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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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경시론] 한국방송대 관광학과 교수 외식테라피연구소장 김철원

무섭게 치솟는 물가와 고질적인 임대료 인상만으로도 구석으로 내몰리던 외식사업주들이 이제 최저임금 인상으로 더 이상 내몰릴 곳조차 없는 신세가 됐다고 한다.

전 세계로 진출한 글로벌 외식기업들은 모두가 대량생산이 가능한 프랜차이즈 계약방식을 통한 체인경영을 하는데 세계 각지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대단한 브랜드 파워를 자랑한다. 그 유명하다는 커피 전문점을 가 봐도 솔직히 커피 맛이 그렇게 뛰어난 것도 아닌데 왜 그리들 그 매장에 가서 앉아있지 못하면 안 되는 것 마냥 늘 손님들로 넘쳐나는지, 햄버거 맛이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그렇게 싼 것도 아닌데 그 곳을 찾아가는지, 단순히 입맛의 논리만으로는 도저히 설명이 되지 않는다.

외식사업을 경영하는 사업주라면 ‘맛’이라고 해서 결코 음식 맛만 생각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야 한다. 안타깝게도 대다수의 자영업자들은 이런 ‘맛의 개념’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 반대로 맛의 개념을 충분히 이해하고 구분할 수 있다면 그만큼 사업에서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말이다. 

체인점포의 음식이 맛있어서 다시 찾는 손님들은 거의 없다. 정확하게 무엇 때문이라고 복잡하게 생각할 것도 없이 그냥 맛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다시 찾는 것이다. 손님들은 그 핵심요인을 찾아낼 책임도 의무도 없는 사람들이다. 그것은 순전히 사업주의 몫이라서 무조건 사업주들이 찾아내고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다. 소위 대박집의 비결이라고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음식점에도 그 종류가 다양한데 크게 나누면 밥집과 맛집으로 구분할 수 있다. 쉽게 말해서 손님들이 밥을 먹으러 가는지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가는지에 따라 그렇게 나눌 수 있다. 밥집은 주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찾는 집을 말한다. 그렇다보니 맛있다고 다 먹고 가는 손님들이 많다. 맛있는 밥집이라면 다시 찾겠지만 그럴만한 매력이 없었기 때문에 굳이 다시 찾지 않고 다른 곳에서도 또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요즘에는 굳이 음식점이 아니더라도 편의점에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그냥 밥집으로서는 더욱 경쟁이 심해진 상황이다.

반면에 맛집은 손님들이 배고파서 오는 곳이 아니라 뭔가 맛있는 것을 먹고 싶어 오는 곳이다. 모든 사람들이 외식을 할 때 무엇을 먹을 것인가? 하는 물음에 모두가 ‘맛있는 것’이라고 답을 한다. 뭐가 맛있냐고 물어보면 정작 떠오르는 것은 없으면서도 누구나 할 것 없이 맛있는 것을 찾는 게 인지상정이다. 손님들은 맛있는 것을 먹고 싶어 하면서도 일부러 맛있는 음식이나 점포를 평소에 관리하지는 않는다. 맛있는 것을 원하면서도 그것을 일상에서 그렇게 우선순위로 두지는 않는 것이다. 맛집은 자다가도 생각이 나고 언제라도 또 가고 싶은 그런 곳이다. 단순히 음식 맛만 환상적인 것이 아니라 다른 요인들로도 마치 중독이 되듯이 손님들을 끌어 모을 수 있는 곳이다. 

결론적으로 자신의 점포에서 어떤 맛을 만들어 낼 것인가는 오로지 주인의 몫이다. 음식점의 맛은 두 가지 관점에서 찾아내고 연출해야 한다. 하나는 그 집의 정체성에 해당하는 맛의 종류 즉 음식의 맛인가, 서비스의 맛인가, 가격의 맛인가 등을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나머지는 그 선택한 맛의 수준을 최고로 만들어내야 한다.

언제나 어려운 사업 환경 속에서 경쟁력 있는 사업체가 되기 위해서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내 점포만의 ‘매력적인 맛’을 연출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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