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와 음식문화
발효와 음식문화
  • 관리자
  • 승인 2006.11.10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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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화 전북대 식품공학과 교수
우리 음식의 특징을 들면 몇 가지로 요약 할 수 있을 것이다.

쌀 등 곡류를 주식으로 다양한 채소류를 부식으로 이용하고, 탕류를 중심으로 한 온식으로 주식과 부식이 뚜렷이 구별된다. 또한 한 상에 모든 음식을 차림 하는 일시 전개형이고, 집기로는 젓가락과 숟가락을 같이 활용하는 독특한 식문화를 형성하였다.

이들 음식에서 특히 눈여겨 볼 것은 조미료 들이다. 밥이 주식이 되고 각종 채소류를 이용하기 때문에 맛을 부여하기위한 양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였고 이들 양념의 대부분은 발효기법을 이용하여 실로 다양한 맛과 향을 냈으며 일부는 발효 그 자체를 수단으로 독립된 음식을 만들어 식용하였다.

우리 식문화에서 재료의 차이는 뒤로하고, 발효기법을 빼버리면 서양식과 차별화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발효기법은 아마도 미생물을 주로 이용하는 것이라 여길 수 있으나 미생물이 생산하는 효소와 생명체가 가지고 있는 효소가 작용하여 식재료의 특성을 크게 달라지게 하는 것을 모두 포함하는 큰 의미로 해석해야한다.

김치는 각종 채소류에 젖산균이 작용하여 젖산발효를 하는 대표적인 예이나 장류는 곰팡이가 생산하여 분비하는 효소를 이용하는 것이고, 젓갈류는 어류에 이미 존재하는 자가 분해효소와 일부 내염성 미생물이 공동으로 작용하여 어육을 분해, 감칠맛을 내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따라서 발효는 살아있는 미생물을 이용할 수도 있고, 생체가 가지고 있는 효소를 적절히 활용하여 우리가 바라는 방향으로 원료성분을 변화시키는 기술이라고 말할 수 있다. 미생물이나 효소는 꼭 우리가 희망하는 방향으로만 작용하지 않으므로 이들을 관리하기 위한 특별한 기술을 개발해 왔고 이 분야가 발효식품산업 발달과 연계된다.

발효식품 중에서 우리나라의 대표식품으로 꼽는 김치는 그 자체가 부식으로 대접을 받지만, 세계적으로 그 소비량이 늘어나고 있는 장류는 조미료로서의 역할이 훨씬 크다. 장류는 주로 콩을 이용하고 이들과 다르게 고추장만은 고추를 상당량 같이 사용하지만 모두 콩에 각종 미생물을 증식하여 얻어진 효소로 발효와 숙성을 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우리 발효식품이 요사이 각광을 받고 있는 이유는 발효를 통한 오묘한 맛과 차별화된 풍미뿐만 아니라 발효과정을 거치면서 새롭게 생성되는 여러 생리활성물질들이 우리 건강에 큰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 많은 연구가 되어있는 콩 자체에 있는 단백질과 이소플라본 같은 성분이 고혈압, 각종 암, 심혈관 질환의 예방에 관여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콩을 발효하여 제조한 우리나라의 장류 특히 된장, 청국장, 고추장 등은 콩이 분해되어 다양한 펩타이드 같은 저분자 물질이 생성되고 이들이 콩 자체에 가지고 있는 성분보다 오히려 건강에 유익한 작용을 한다는 것이 많은 국내외 학자들에 의해서 밝혀지고 있다.

콩을 이용하여 발효하는 제품은 특히 동남아에서 크게 발전되었고 특히 중국의 경우 다양한 제품들이 생산되어 판매되고 있다. 물론 세계적으로 간장 된장, 나토 등은 일본이 시장은 선점하여 장류의 대명사로 알려졌지만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콩 발효제품이 발달된 중국에 대해서도 관심과 교류를 할 필요가 있다.

우리와 비슷한 제품들도 많이 있지만 특히 수후(Sufu) 같은 콩 발효식품은 그 유형이 우리와 다르다. 제조 방법을 보면 두유를 가지고 두부를 만든 다음 절단하여 자연발효를 유도한, 일명 콩 치즈라 불리고 있으며 우리에게도 어울릴 수 있는 제품형태가 될 것이다.

이 모든 제품들은 발효를 통하여 우리에게 다양한 형태의 독특한 식품으로 동남아의 식문화에 큰 영향을 끼쳤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미생물과 효소 그리고 발효기법을 달리하여 식탁을 더욱 풍요롭게 하면서 건강을 지키는 일석이조의 역할을 할 것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일찍이 발효식품이 발달한 경우 이 분야에 조금 더 노력과 연구를 한다면 세계 식품으로, 또한 건강 기능성 새로운 식품으로 발돋움 할 수 있을 것이며 우리 식문화와 관련 산업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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