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최저시급 인상 어떻게 대처하나
외식업계 최저시급 인상 어떻게 대처하나
  • 황해원 객원기자
  • 승인 2018.06.2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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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인상, 인력감소, 구조조정 등 백태

1년 전 오늘, 식품외식경제와 월간식당은 최저시급 인상 정책에 대한 심층 기사를 보도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외식업 경영주들이 가장 관심을 뒀던 정책이 최저시급 인상이었고, 당시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이 최저시급 인상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췄다. 그 후 1년, 외식업 형편은 좀 나아졌을까.


내적 갈등 심화… 탄력적 운용에 대한 고민
최저시급 인상에 대해 찬성하는 경영주들은 두 가지 케이스다. 첫 번째는 최저시급 인상의 취지에 적극적으로 동감하거나, 아니면 경영 조건을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인건비보다 임대료를 비롯한 기타 요소를 꼽는 경우다. 아무래도 외식업은 아직까지 근로 환경이 취약하고 노동력 대비 생산성이나 전문성에서도 한계가 있다 보니 장기간 근무하려는 직원들이 많지 않다. 외식업계 젊은 인력들이 좀 더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첫 번째 조건이 시급 인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의견은 극히 일부다. 시급 인상의 취지에는 충분히 동감하지만 급격한 인상 폭은 가뜩이나 불안정한 자영업자들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될 것이라는 불만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2020년까지 최저시급 1만 원 시대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2016년 6470원이었던 최저시급을 2017년 7530원으로 16.4% 인상했다. 지난해 말 식품외식경제·월간식당이 외식업 경영주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외식업 운영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인건비 상승과 인력난을 각각 57.1%, 47%로 가장 많이 꼽았다.

 

 

■ 대응 방안 ①  메뉴 가격 인상 ‘가장 현실적’

서울·경기도·부산·대구에서 외식업소를 운영 중인 경영주 30명에게 최저시급 인상에 따른 대책방안을 물었다. 대부분의 경영주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한 전략은 ‘메뉴 가격 인상’이었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많은 경영주들이 ‘탄력적인 인력 운용’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일당 백’을 하는 직원은 월급을 올려주고 나머지는 파트타임을 쓰거나 직원 수를 줄이자는 것. 대부분, “메뉴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고객 저항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직원을 좀 더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방법이 낫다”는 의견이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그들은 메뉴 가격 인상을 가장 좋은 방법으로 선택했고 매장별 차이는 있지만 적게는 3%, 많게는 10~13%까지 올린 상태다. 대구 신암동 ‘태양칼국수’를 운영 중인 김도형 대표는 “최저시급 인상 폭이 생각 이상으로 높다 보니 당장 올해 상반기 순익이 대폭 하락했다는 사실을 피부로 체감했다. 매출은 그대로인데 순이익은 5% 이상 감소했다. 심지어 메뉴 가격을 인상한 후엔 가격 저항 때문에 단골 고객이 20% 이상 줄면서 매출까지 감소해 막막했다”고 토로했다.

 

 

김도형 대구 태양칼국수 대표
“가격 인상 불가피,
고객이 이해 할 때까지 기다려야”

태양칼국수는 대구 신암동에서 3대에 결쳐 39년째 운영 중인 유서 깊은 칼국수전문점이다. 칼국수와 파전, 보쌈, 족발 등의 대표 한식 메뉴와 정갈한 반찬 구성으로 평일엔 주부 단체모임이나 연인, 주말엔 가족외식의 성지로 오랜 시간 사랑 받아온 곳이다.

조모와 부친에 이어 3대인 김도형 대표가 운영하는 동안 지켜온 철칙 중 하나가 고객의 충분한 동의 없이 메뉴 가격을 올리지 말잔 것이다. 그러나 작년 10월 최저시급 인상과 물가 상승으로 보쌈이나 족발, 파전 등 사이드 메뉴 가격은 올리지 않은 대신 칼국수 가격을 5500원에서 6천 원으로 한 차례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순익이 5~6% 이상 떨어졌다.

김도형 대표는 “칼국수 원가가 저렴한 편이라 월평균 순익이 35% 정도로 한식 치고는 제법 괜찮은 편이었지만 최저시급 인상 후 두 달 만에 순익이 5% 이상 떨어졌다”며 “어쩔 수 없이 사이드메뉴, 심지어 주류 가격까지 전체 메뉴 가격을 올렸는데 이로 인해 단골 고객이 등을 돌리는 불상사가 생겼다”고 말했다.

 

 

■ 대응 방안 ②  탄력적인 인력 운용, ‘사장인 내가 다 합니다’

두 번째 대안은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방법이다. 여기엔 인원 감축도 포함돼있다. 한 번에 두세 명의 몫을 혼자서 척척 해낼 수 있는 마스터급의 인력만 최소한으로 남겨놓고 나머지 추가 인력은 쓰지 않는 것이다. 주말이나 피크타임 때만 단기 아르바이트생을 충원한다. 이는 작년 최저시급 인상에 따른 경영주들의 ‘예상 대책’으로 가장 많이 나왔던 의견이었다. 현재는 메뉴 가격 인상 다음으로 많은 이들이 세우고 있는 전략이다.

부산 해운대에서 ‘일상맥주’를 운영 중인 김태성 대표는 “직영매장이 많은 경우엔 직원의 탄력적 배치가 가능하겠지만 매장을 1~2곳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추가 인건비를 절약하기 위해 직접 잡무를 처리해야 한다”며 “식자재 구입부터 서빙, 설거지 등 주방 업무까지 경영주가 직접 나서야 할 때가 많다. 그러다보니 전체 경영 시스템을 체크하거나 직원의 사사로운 문제들을 보고 안목을 키우는 건 불가능”이라고 밝혔다.

 

 

한지훈 (주)고반에프앤비 대표
“아르바이트 1시간 줄이고
정직원 인센티브제 운용”

‘고반식당’과 ‘고반등심’, ‘라라갈비’를 운영 중인 (주)고반에프앤비는 현재 시간과 인력 배분의 밸런스를 맞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아르바이트 운용 시간은 정확히 한 시간씩 단축시키고, 이미 최저시급 이상을 받고 있는 정직원의 경우 인센티브 방식을 도입했다.

한지훈 대표는 “아르바이트생 입장에선 업무 시간이 줄었지만 그 폭이 크지 않기 때문에 급여는 비슷한 수준이고, 점주 입장에서는 시간 단축에 따라 인건비를 줄일 수 있어 효율적이다”며 “대신 이미 최저시급 이상을 받는 정직원은 최저시급 인상에 따른 효과를 못 느끼므로 반발이 일어날 수 있는데 이들의 경우 성과급 제도를 도입해 매출과 연동되는 성과를 냈을 경우 포상금을 주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21곳의 가맹점 중 일부가 같은 방식으로 운영 중이고, 나머지 매장 역시 본사에서 제시한 대로 전략을 세우고 있다. 본사 직영점의 경우 순익의 1%대를 인센티브로 주는 달도 있지만 적재적소에 맞는 인력·시간 운용으로 최저시급 인상률에 비하면 선전하고 있는 셈이다.

 

 

태성 부산 일상맥주 대표
“작은 직영매장은 사장이 직접 움직여야

부산 해운대에서 ‘일상맥주’를 운영 중인 김태성 대표는 외식업 컨설팅 경력 10년차인 베테랑 사업가다. 그는 지금처럼 외식업 경기가 어려웠던 적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일상맥주의 경우 ‘방어경영’이 인력 운용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최저시급 인상 이후 김 대표는 주방 인력을 줄였다. 설거지나 잡 업무 정도만 아르바이트생을 쓴다. 또한 올해부터 셀프코너를 설치했다.

셀프코너를 둔 것만으로 1.5배의 인력을 줄였으며 반응도 나쁘지 않아 기본안주나 물을 직접 가져다먹을 수 있는 추가 셀프코너도 만들 예정이다. 식자재 구입은 중간 공급자를 통해 구매하다가 현재는 직접 시장이나 마트에 가거나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최대한 저렴하게 구입한다.

또한 일상맥주는 밤 11시 이후 모든 아르바이트생을 다 퇴근시킨다. 새벽까지 운영하는 맥주전문점 특성상 야근 근로수당까지 챙기려면 최저시급보다 훨씬 많은 인건비를 챙겨줘야 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새벽까지 혼자 매장에 남아 마감업무까지 하려면 몸이 너무나 힘들지만 달리 방법이 없다”며 “그나마 그렇게 운영해서 수익률은 그 전과 같은 퍼센티지로 유지하는 중이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 대응 방안 ③  신규 수익모델 or 사업구조 ‘선택과 집중’

최저시급 인상 이후 오히려 시스템 정리가 수월하고 간편해졌다는 긍정적 반응도 있었다. 외식업은 제조?생산업과 다르게 정해진 공간과 시간, 서비스 안에서 수익을 내는 사업이기 때문에 매출 상승에 제한적이다. 인건비가 대폭 상승할 시 대부분의 경영주들은 부가수익을 내지 않고서는 매장 유지 자체가 힘들어진다.

와규전문점 ‘와규하우스’를 운영 중인 곽태정 대표는 최근 최저시급 인상과 각종 부가세, 카드수수료 등의 문제에 봉착해 여러 방안을 고민하다 매장을 추가로 오픈하는 쪽을 선택했다. 올해 5월 초에 새롭게 오픈한 ‘수내동다림방’은 부티크정육식당을 콘셉트로 원육을 상품화해 작은 공간 적은 인력으로 투자대비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대구 ‘열무밭의 돈’을 운영 중인 이태분 대표는 “사실 메뉴 가격 인상만으로는 수익에 한계가 있다.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신규 수익 모델을 찾는 것이다. 이왕이면 같은 외식 분야라도 생산?유통이나, 인건비 투자 없이 90% 이상 기계 중심의 시스템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사업 모델 구축도 좋은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존서 로이스퀸 대표
“선택과 집중형 프로젝트와 시스템 구현”

수제커피전문점 ‘로이스퀸’과 카페창업전문 인테리어 업체 ‘로이스디자인연구소’를 운영 중인 이존서 대표는 메뉴 가격 인상이나 인건비 전략보단 시스템 자체에 중점을 뒀다. 우선 직원 채용에 대한 기준을 상향평준화 시키고 더욱 까다롭게 채용한다. 이는 ‘인풋 대비 고효율 업무 성과’를 위한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다.

이존서 대표는 “매달 바뀌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한 번에 컨트롤하기 위해선 고급 인력을 적재적소에 맞게 배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핵심 프로젝트만 선별해 완성도를 높이는 게 본질적으로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일을 줄인다는 개념보단 ‘알짜 프로젝트만 일망타진’함으로써 수익구조와 업무 효율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존서 대표는 “수익을 높이기 위해 분산돼 있던 업무와 잔가지 프로젝트를 과감히 쳐내고 선택과 집중형으로 핵심에 몰입하는 것이 인력 운용과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장기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해원 객원기자  |  banana725@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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