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시장 원료사업 향후 샘표 역점 사업군”
“외식시장 원료사업 향후 샘표 역점 사업군”
  • 대담: 육주희 기자 jhyuk@│글: 윤선용 기자 bluesman@
  • 승인 2018.07.10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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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선 샘표식품㈜ 대표이사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식품기업 샘표식품의 박진선 대표이사를 70년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샘표 헤리티지 스페이스’와 식문화 체험공간 ‘지미원 (知味園)’이 위치한 충무로 본사 10층에서 만났다. 

박 대표는 샘표의 발효와 우리맛에 대한 연구를 통해 세계 시장에서 호평 받는 ‘연두’를 비롯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우리 식문화를 발전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한국인들의 ‘맛’에 대한 기준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만큼 우리맛 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맛’ 자체에 대한 관심을 높여 질적인 성장을 가져울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샘표는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평균 6%의 수출실적을 기록하는 가운데 간장은 10%로 같은 기간 우리나라 농수산식품 전체 수출증가율 8.2%를 앞질렀다. 샘표는 앞으로도 해외 교민뿐 아니라 아시안푸드에 관심이 높은 현지인 등 메인 시장 공략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아울러 현재 샘표의 내수매출 가운데 8%를 차지하는 외식시장 등 B2B매출 확대를 위해 원료형 식품시장을 향후 중요한 사업군 중 하나로 보고 역량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박 대표가 그리는 샘표 100년의 밑그림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샘표는 창립 이후 3대째 70년이 넘도록 ‘장(醬)’에 집중하고 있다. 대를 이어가며 변화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창업자인 할아버지(고 박규회 회장)는 “내 가족이 먹을 수 없는 건 만들지 않는다”는 경영 신조로 당시로서는 생소했던 대량생산된 장을 한국 소비자에게 선보였다. 아버지(고 박승복 회장)는 강남권 아파트 건설붐과 함께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국내 간장 소비 수요에 맞춰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경기도 이천에 당시로서는 최대 규모의 공장을 설립했다. 3대째 회사를 이끌면서 이런 업적을 토대로 공급을 안정화시키는 한편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연두 등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고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샘표의 R&D 투자는 주로 ‘발효’와 ‘맛’에 대한 것으로 아는데 현재까지의 주요 연구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인가?
“샘표의 기술연구소는 발효 원천 기술을 연구하는 ‘우리발효연구중심’(충북 오송)과 우리 전통 식문화를 기반으로 맛에 대해 연구하는 ‘우리맛 연구중심’(본사)으로 나눠져 있다. 

우리발효연구중심에서는 발효식품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미생물 자원을 확보하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샘표에서 보관하고 있는 균주의 종류는 약 1천 종 정도로 우리나라 발효식품 전반에 필요한 미생물이다. 
발효 연구를 통한 최고의 성과물은 요리에센스 연두라고 할 수 있다. 샘표는 오랜 기간 축적해온 콩 발효 기술을 바탕으로, 100% 콩을 발효해 만든 새로운 형태의 맛내기 제품을 개발했다. 

우리맛 연구 프로젝트는 지난 2016년 샘표창립 70주년을 맞아 지금껏 한 번도 체계적으로 분석된 적 없던 한식을 과학적으로 분석, 연구하며 시작했다. 연구자는 물론 셰프, 영양학자, 식문화 학자, 콘텐츠 디렉터 등이 한식 기반 연구와 식생활 연구, 요리 개발 연구 등의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인이 가장 많이 먹는 채소 11종과 봄나물 20종, 버섯 8종에 대한 연구를 마쳤으며 현재 해조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 결과는 홈페이지 등을 통해 모든 사람들에게 공유해 우리맛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과 다양한 활용법을 제공하고 있다.” 

샘표 우리발효연구중심 R&D센터 전경.
샘표 우리발효연구중심 R&D센터 전경.

 

▲요리에센스 연두는 샘표의 ‘콩 발효’ 기술을 바탕으로 만든 ‘세상에 없던 상품’으로 유명하다. 개발과정과 현재 매출상황 및 목표는 무엇인가?
“요리에센스 연두는 우리 전통의 한식간장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개발된 제품이다. 지난 2001년 출시된 100% 콩을 발효해 만든 세계 최초의 대량생산 한식간장인 ‘맑은 조선간장’이 연두의 씨앗이 됐다. 

순 식물성 요리에센스 연두는 콩, 천일염 그리고 깨끗한 물만 원료로 식물성 유산균, 효모, 누룩을 이용한 복합 발효 과정을 거쳐 얻어냈다. 연두는 콩 발효에서 얻어진 펩타이드와 아미노산 함량이 높아 감칠맛이 좋고 깊고 풍부한 맛을 낸다. 

‘매직소스’로 불리며 해외에서 주목받는 연두는 동물성 성분 없이도 풍부한 맛을 낸다며 미슐랭 셰프들에게 극찬을 받았다. 지난 3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유기농·건강식품 박람회인 ‘애너하임 자연식품박람회(Natural Products Expo West)’에서는 국내 식품 기업 최초로 ‘차세대 혁신 제품상(New Hope Nexty Award)’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연두는 지난 2012년 43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뒤 이듬해 147억 원으로 3배 가깝게 수직상승했다. 이후 2014년 171억 원, 2015년 180억 원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미투제품 출시 등으로 시장 우위는 지키고 있지만 더 이상 규모가 확대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샘표는 올 하반기 뉴욕에 연두 스튜디오를 개설하고, 스페인 등 유럽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나서는 등 연두 세계화를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샘표 우리발효연구중심 R&D센터 전경.
샘표 우리발효연구중심 R&D센터 전경.

 

▲라이프스타일이 변화됨에 따라 한국인들의 ‘맛’에 대한 생각에 많은 변화가 있는데 이런 변화에 샘표의 대응책은 무엇인가?
“최근 한국인들의 ‘맛’에 대한 기준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샘표의 우리맛 연구는 매우 중요하다. 한식의 식재료, 조리법, 소스 등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과 연구를 통해 맛 자체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이에 부응할 수 있는 다양성과 퀄리티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특히 맛과 관련된 변화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기에 유아·아동에게 제대로 된 맛을 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일례로 초등학교 3~4학년에게 ‘미식교육’ 등을 진행하는 방법도 있겠다. 이외에도 다양한 캠페인 활동 등을 통해 맛 자체에 대해 관심을 갖는 소비문화로 유도할 수도 있다. 가족이 함께 만드는 요리, 1인 건강식 키트 등도 맛에 집중하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샘표 매출 가운데 외식시장 등 B2B 부문의 비중은 어느 정도인지 향후 해당 시장 확대를 위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지난해 기준 샘표의 내수 매출 2564억 원 중 외식시장 등 B2B 매출은 210억 원 정도로 약 8%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1인 가구 증가 등 외식시장 확대에 따라 샘표는 외식시장을 포함한 원료형 식품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가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샘표의 간장, 된장, 고추장, 요리에센스 연두 등과 같이 건강한 맛내기 원료들이 외식시장에서도 이어질 수 있도록 B2B 외식시장 원료 사업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는 샘표가 앞으로 확대 추진해 나갈 중요한 사업군 중 하나가 될 것이다.” 

▲한국 식품의 해외 수출이 늘고 있는 가운데 전통식품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상황이다. 샘표의 수출실적은 어떤지 또 확대방안은 무엇인가?
“샘표는 전통장류를 중심으로 75개 국가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올 1월부터 지난 5월까지 6%의 높은 수출실적을 기록했으나 같은 기간 우리나라 농수산식품 전체 수출 증가율이 8.2%를 기록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하지만 간장은 지난 5월까지 10%대의 고 성장을 기록해 올 한해 양호한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해외 교민뿐 아니라 아시안 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K-Food가 차츰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샘표도 미국 최대의 슈퍼체인 크로거를 통해 고추장을 선보이고 있다. 해외시장에서 연두는 가정용, 간장은 외식업체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하려고 노력 중이다. 다만 일부 해외 한식당의 경우 아직도 일본 간장을 사용한 한식 요리를 내놓고 있어 안타깝다.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현지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통해 샘표의 수출은 유럽과 동서남아시아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매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경제 위기를 딛고 반등해 올 상반기 5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사우디아라비아의 매출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샘표는 앞으로도 선진국을 포함한 주요 전략시장에서 한식문화를 알리며 현지 식문화와 트렌드를 접목한 제품을 개발해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미국 애너하임 박람회 연두 부스.
미국 애너하임 박람회 연두 부스.

 

▲전통식품업계의 리더로서 최근 1인 가구 증가, 가정간편식 선호 등 소비자들의 식품소비 스타일변화에 따라 어떤 대응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갈수록 전통식품 시장이 줄어들고 1인 가구가 증가하는 등 트렌드 변화에 따라 샘표도 그에 맞춰 변화와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타깃별, 용도별로 시장을 세분화하고 그에 따른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간장 제품 최초로 공기를 차단해 주는 이중 용기를 도입해 회간장을 출시했고, 올 4월에는 아이용 간장을 내놨다. 또 전통 장과 한식에 대한 노하우를 담아 요리양념이나 찌개양념, 육수 등 다양한 간편 양념도 선보이고 있다. 

내수 시장이 감소세인 반면 해외 시장은 아시아 요리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기 때문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민 뿐 아니라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한 메인 시장도 적극 공략해 나갈 계획이다.”

▲최근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시행을 앞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전통식품산업 발전 측면에서 어떤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보는가?
“지난 2006년 중소기업 고유업종 제도가 폐지되면서 대상 등 대기업들이 시장에 참여하는 등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장류시장도 많은 변화와 발전을 겪었다. 경쟁적인 제품개발과 수출확대 등에 힘입어 장류 시장도 많은 성장을 거듭했다. 샘표도 지속적인 설비투자와 R&D를 통해 많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미생물 관리부문에서 대형화에 따른 공정기술을 꾸준하게 업그레이드하는 등 독보적인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이은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시행과 관련 장류 시장에서도 다소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안다. 무엇보다 제도의 취지에 맞는 제대로 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명품 간장을 개발하기 위해 애쓰는 영세 업체들을 보호하려다 오히려 경쟁력이 부족하고 R&D에 대한 투자도 없이 수익만 좇는 업체들이 혜택을 보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북미 정상회담 개최 등으로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식품업계도 북한 관련 비즈니스를 조심스럽게 검토하는 분위기다. 샘표의 입장은 어떤가?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당연히 간장 등 관련 사업을 해야 하겠지만 현재는 상황을 보며 어떻게 접근할지 고민하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원료측면에서 볼 때 현재 수입 콩에 대한 관세가 높은데 경협이 이뤄지면 원료 구매측면에서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합작 등 다양한 방안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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