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식품의 위기… 원로에게 길을 묻다 ②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전통식품의 위기… 원로에게 길을 묻다 ②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 전윤지 기자
  • 승인 2018.07.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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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독과점은 문제지만 참여 자체를 차단해선 안돼”

지난 4월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제9회 국제외식산업박람회에서는 ‘장류 활용 상품개발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열린 ‘2018장류미니포럼’이 열렸다. 이날 포럼에서도 장류의 활용성에 대한 논의를 포함해 산업 전반에 대한 심도 깊은 토론이 이어졌다. 2018년 현재 국내 장류산업이 당면한 문제점과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들을 당시 논의와 업계를 대표하는 원로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를 통해 들었다.

▲장류 나아가 전통식품산업이 저성장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전통 식품에 대한 장기적이고 전반적인 계획이 없다. 세계 어디서도 한식처럼 밥과 반찬으로 구분된 한상차림 식단은 찾아보기 힘들다.

한식은 세계적인 건강식으로 손꼽히지만 정작 체계적인 연구는 이뤄지지 않았다. 지중해식에 대한 연구가 50년이 넘게 진행돼 풍부한 자료를 자랑하는 것과 비교된다. 일례로 한식의 특징 중 하나인 상차림에도 정해진 형식이 있지만 대부분 지켜지지 않고 있다. 거기에 정부의 각종 지원책은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중소기업 적합업종 등의 규제는 오히려 전통산업의 길을 막는 결과를 낳고 있다.”

▲그렇다면 해결방안은 무엇인가?
“우선 한식에 대해서도 지중해식에서와 같이 10년 이상의 장기적인 계획아래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 한식의 주요한 구성요소인 밥을 중심으로 장류, 김치, 젓갈, 식초 등을 그룹별로 묶어 추적 조사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한식과 장류의 우수성을 입증할 수 있는 근거자료를 만들어야 한다. 또 전통식품에 대한 정의와 분류를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이를 기초로 각각의 특성에 맞는 연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대기업의 독점은 문제지만 시장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대기업의 참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오히려 중소기업도 어려워지는 결과를 낳는다. 경쟁을 통해 좋은 품질의 제품이 나오고 이 과정에서 시장이 확대되는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유망한 중소기업에 혜택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변화될 필요가 있다.”

▲전통 장류기업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전통식품분야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문제로 원료 부분이다. 전통방식으로 장을 만드는 기업은 상대적으로 대량으로 장을 생산하는 기업에 비해 국산 원료 사용량이 많아 단가가 높다. 국산 콩이 수입산 가격의 3~4배에 달하는 상황에서 국산농산물만 고집하는 전통 식품에 대한 기준이 바뀌지 않는 이상 국산 콩 사용량이 높은 전통 장류 산업은 원료 문제에서부터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

국산 콩은 수확이 어려워 60~70대가 대부분인 농민들의 애로가 많고 생산 원가도 올라간다. 일부 정부 보조가 이뤄지지만 이 또한 능사는 아니다. 정부나 대기업은 계약재배를 통해 가격을 안정시키고 생산량을 확보해야 한다. 나아가 장기적으로는 해외 콩 생산 기지를 건설하고 소스 등 다양한 응용 제품을 개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전통식품업체들의 전문인력부족도 심각한 상황인데 어떤 지원과 노력이 필요한가?
“상생협회 등을 설립해 전통식품업체를 지원해야 한다. HACCP에 대한 평가는 똑같이 진행하되 시설기준에 대한 평가를 관리기준으로 바꿔야한다. 일례로 은퇴한 관련 산업 전문가를 정부 지원으로 배치해 관리하게 한다면 어떨까? 일자리창출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날 것이다. 정부는 규제를 통해 해결하기보다 다소 힘들더라도 기업 간 상생을 통한 긍정적 결과를 보여줄 수 있도록 태스크포스를 구성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 차별화된 독특한 제품을 개발해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필요하다. 담양의 기순도 전통 장 명인은 5년 숙성된 간장을 판매한다. 대기업이 할 수 없는 차별화된 강점을 바탕으로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경쟁력 있는 식품명인, 전통식품업체에 대한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장류 내수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 확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장류 해외시장 공략에 어떤 방안이 있나?
“최근 쌈장이 외국인들에게 인기다. 고추장이나 된장에 비해 보다 친숙한 맛과 향을 느낄 수 있고 빵이나 여러 음식에 발라먹기 편한 특징을 갖고 있다. 장류의 원료인 콩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건강식품이라는 인식은 있지만 그 영양가 등 우수성에 비해 맛은 떨어지므로 해외 소비자들의 입맛과 기호에 맞게 연구·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런 노력은 한식진흥원 등에서 장기적인 과제로 연구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쌈장처럼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맛과 향, 식감 등을 파악하고 우리나라가 가진 발효, 조합 기술 등을 가지고 그들의 식단에 맞게 된장 스프레드 등 소스나 스프 개발이 이뤄지면 장류 해외진출도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국내 장류시장에서 20~30대 젊은 세대가 빠른 속도로 이탈하고 있다. 특유의 냄새나 강한 맛으로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해결하는 방안은 무엇인가?
“순창에서 개발된 토마토고추장은 기존 고추장에 비해 단맛은 높이고 매운맛을 줄여 고추장에 익숙하지 않은 젊은 층도 부담 없이 즐기기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처럼 젊은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는 동시에 그들이 평소 자주 접하는 피자, 파스타 등에 장류를 활용하는 등 친밀감을 높이고 자연스럽게 그들의 식단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물론 이는 단기간에 이뤄질 수 없는 부분이기에 억지로 먹으라고 권유하기보다는 음식의 부재료로 활용하는 방안이 우선 시도돼야 한다.”

▲관계 기관에 당부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인가?
“우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규제관리와 함께 전통식품기업을 지원한다는 측면의 ‘육성’에 대한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규제와 지원은 균형을 이루며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 문제 발생 시 사후대책 보다는 안전관리 예방 정책이 중요하고 이를 위한 지도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통식품산업 진흥을 위한 주무부처로서 생산정책과 함께 가공산업 육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원료산업만으론 전통식품 산업이 육성될 수 없다. 좋은 원료를 가공해 육성·발전시켜야 선순환 구조로 돌아간다.

오히려 가공과 제조 산업을 육성하는데 힘을 실어야 생산도 함께 끌어올려진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전윤지 기자  |  dbswl6213@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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