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기] 국내 첫 HMR 박람회 ‘그들만의 잔치’로 끝나
[취재후기] 국내 첫 HMR 박람회 ‘그들만의 잔치’로 끝나
  • 박선정 기자
  • 승인 2018.07.13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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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2018 서울 HMR 쿠킹&푸드페어’가 열렸다. ‘모두의 간편식! 주방없는 레스토랑’을 주제로 하는 만큼 급성장한 국내 HMR 시장을 한눈에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가지고 전시장을 찾았다.

식품제조업체와 유통업체, 수입업체, 관련 기기, 프랜차이즈 등 다양한 업종‧업체를 접할 수 있었던 것은 긍정적이라고 해두자. 하지만 어느 것 하나 특색이나 전문성을 드러낼 만한 구역구분이라든지 부스구성이 되어 있지 않아 카테고리별 매력 요소를 체감하기란 쉽지 않았다. 특히 차와 막걸리, 치즈, 참기름, 특수채소, 낫또, 김, 새싹삼 등 HMR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제품과 업체들이 즐비해 ‘이곳이 HMR 전시장이 맞나’ 눈을 의심케 할 정도였다. 전체 참가업체 중 절반 정도가 전시회의 본질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졌다. 

한국HMR협회와 함께 박람회를 주최한 aT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HMR 분야의 유망 중소기업들을 발굴하고,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해 HMR 창업지원을 실시할 예정이다. 농식품 전문 공기업의 정체성을 살려 공공성을 높이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과연 의도대로 이번 박람회가 유망 중소기업 발굴과 창업지원으로 연결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창업지원의 명목으로 박람회장 한구석에 자리했던 ‘서울먹거리창업센터’에는 참관객들의 관심은커녕 제대로 된 홍보물 하나 찾아볼 수 없었다.

부대행사로 진행된 ‘2018 HMR 월드마켓포럼’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박람회를 3주 앞두고 수신한 초대장의 참가자 소개란에는 연사조차 확정되지 않은 듯 ‘유럽업체 대표(예정)’, ‘중국 식품업계 대표(예정)’라는 문구가 버젓이 적혀 있었다. 행사 당일에 확인해보니 유럽업체 대표는 노르웨이의 연어가공 전문업체인 리로이의 사업부장으로, 중국 식품업계 대표는 aT중국수출부 부장으로 대체돼 있었다. 준비부족으로 결국 원하는 연사를 섭외하지 못한 것이다.

세미나에는 일본소자이서미트(일본에서 소자이(惣菜)란 HMR 의미로 사용) 회장, 日 미츠비시식품 HMR 본부장, 日 야오코 슈퍼마켓 상품개발본부장, 日 미츠캉 해외사업총괄부장, AC닐슨 이사, 연세대학교 패키징학과 교수 등 쟁쟁한 강연자가 연사로 참여했으나 네임벨류에 비해 내용은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명색이 월드마켓포럼임에도 일부 강사는 글로벌 트렌드와는 무관한 자신의 소속 기업이나 국가의 상황만을 이야기하는가 하면 기업 홍보나 상품소개, 사업소개로 끝나는 강연도 적지 않았다.

국민 개개인은 물론 모든 식품‧외식기업들이 HMR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박람회나 행사가 그렇듯 ‘그들만의 잔치’가 아닌 ‘모두를 위한 場’이 되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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