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법 개정 논의 필요성과 방향
주세법 개정 논의 필요성과 방향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8.07.17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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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차별 해소 목적보다 맥주 시장 발전 중요”
지난 10일 맥주 과세체계 개선방안에 관해 열린 공청회에서 관계자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윤선용 기자 제공
지난 10일 맥주 과세체계 개선방안에 관해 열린 공청회에서 관계자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윤선용 기자 제공

1972년 주정 제외 모든 주류 종가세 전환
주세법은 주류에 대한 조세를 부과하기 위해 제정된 법률을 말한다. 1949년 제정됐을 당시 주세는 종량세를 기반으로 부과됐으나 1968년 청주, 소주 및 맥주에 대한 주세가 종가세로 전환된 것을 시작으로 1972년 주정을 제외한 모든 주류의 주세가 종가세로 전환됐다. 비싼 술엔 더 많은 세금을, 싼 술엔 더 적은 세금을 부과하는 체계가 마련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주세법상 수제맥주업체들은 생산량에 따른 과세표준을 인하를 통해 세제혜택을 받고 있다. 양조장 면허 역시 구분돼 있는데 이는 생산량이 아닌 시설 용량을 기준으로 한다. 하지만 현행 종가세 형태의 세금 구조 하에서는 대기업에 비해 높은 원가를 가질 수밖에 없는 수제맥주업체들이 경쟁력을 갖기가 힘들다.

종량세, 과세 간편성・알코올 사회적 비용 반영
OECD 35개 회원국 가운데 30개국이 종량세를 택하고 있는 것은 과세의 간편성이 보장되며, 알코올의 사회적 비용을 반영하는 데 용이하기 때문이다. 유럽의 경우 종량세에 맥즙의 당도 또는 알코올 도수에 따라 고도주에 더 많은 세금이 부과되는 차등 부과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는 알코올의 사회적 비용 유발이란 관점에서 고도주가 저도주보다 알코올로 인한 문제를 더 많이 발생시킨단 인식이 포함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과세의 형평성이나 과세당국의 목적에 따라 소규모 양조장을 보호하는 혜택을 주기도 하고, 인플레이션율을 반영해 실질 세수를 보전하기도 한다. 또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며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않더라도 세금이 높아지지 않아 시장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종가세의 부과 방식을 취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조세의 수평적 형평성이 낮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하면 비용이 높아지고 이는 다시 세금의 상승으로 이어져 시장의 다양성을 해칠 수 있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종량세 개정 수준과 후속조치 따라 영향 달라
맥주 주세 개편을 놓고 많은 업계 관계자들은 복잡한 이해득실 따지기에 들어갔다. 맥주 가격의 절반이 세금이라는 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 그 세금에 변화가 생기게 됐으니 비즈니스의 성패를 좌우할 수도 있는 중요한 상황인 셈이다.

단순하게 생각해 ‘가격’이 아닌 ‘양’에 세금을 부과한다면 생산량이 적고 가격이 높은 수제맥주는 ‘환영’, 반대로 생산량이 많고 가격은 낮은 국산 맥주 대기업은 ‘반대’ 의견을 낼 것 같지만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맥주 1리터 당 세금을 얼마로 할지, 생산량 규모에 따른 과세 구간을 어떻게 정할지, 알코올 도수별 차등이 얼마나 있을 것인지, 규모가 작은 브루어리에 세금 경감 정책이 적용될 것인지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맥주 산업에 관련된 여러 업체들은 현재보다 좋은 환경에 놓일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실제로 현재 종량세 체계를 따르고 있는 국가들에서도 업계 간 형평성, 세수 등을 고려해 세금 체계를 보완할 여러 가지 추가 정책을 쓰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는 종량세지만 생산량 규모에 따라 세율을 차등 적용하고 있고, 미국은 소규모 맥주 제조자에게 일정량의 생산물량까지 추가로 세금을 경감해준다. 영국과 호주 등에선 알코올 도수에 따라 다른 세율을 적용한다.

현재 국세청과 기재부가 논의하고 있는 주세법 개정안에서 어느 정도의 수준으로 종량세를 도입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또 만약 기존에 비해 세금을 더 내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에 상응해 다른 규제가 해소될 수 있다면 오히려 비즈니스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출처: 비어포스트 Batch 030, www.beer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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