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해주, 제3의 식량 영토로 개발 가능성 높다
연해주, 제3의 식량 영토로 개발 가능성 높다
  • 박형희 본지 발행인
  • 승인 2018.08.0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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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2주년 특집│연해주를 가다

석유전쟁, 물의 전쟁, 화폐전쟁에 이어 미래는 식량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최근 식량난으로 고통을 겪는 국가들이 크게 늘고 있다. 우리나라는 식량자급률이 고작 23%에 불과해 식량전쟁에 대비할 필요성이 절대적이다. 
그 해답을 해외 농업에서 찾을 수 있다. 연해주는 천혜의 입지와 기후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러시아 정부가 지역개발을 위한 국가 최우선 과제로 푸틴대통령 주도하에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우리 영농 기업들이 진출해 해외 농업을 일굴 수 있는 최적지라 할 수 있다. 이미 한국의 일부 영농기업들이 1990년대 말부터 진출해 농사를 짓고 있으며 최근 들어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연해주를 돌아 봤다. <편집자 주>

연해주는 러시아 극동지방에 위치한 행정구역의 하나이다. 면적은 6만5900km로 남한 면적(9만9720km)의 70%가량이며 인구는 206만8천 명, 주도는 블라디보스토크이다. 

연해주는 프리모르스키 주라고도 불린다. 러시아어로 프리는 ‘연안’, 모르스키는 ‘바다의’라는 뜻으로 해안선이 1350km나 길게 뻗어 있다. 북서쪽은 중국 둥베이 지방, 남서쪽은 북한에 접해 있고 남동쪽은 동해에 면해 있다. 동해안과 나란히 뻗어 있는 시호테알린 산맥의 남서부 절반이 연해지방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서쪽 국경을 따라 우스리강과 싱카이호 연안에 평야가 펼쳐져 있다.

남쪽에 위치한 페트라베리코고 만은 천연입지조건이 잘 갖춰진 항구다. 이 만의 후미인 졸로토이로크 만 연안의 반도에는 이 지방 행정, 산업, 교통의 중심지이며 시베리아 철도의 태평양 연안 종착지인 블라디보스토크가 있다. 

지난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에서 열린 제3차 동방경제포럼 전체세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지난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에서 열린 제3차 동방경제포럼 전체세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푸틴 대통령, 외국인 투자 유치 위한 정책 추진 활발
우리민족에게 있어서 러시아 특히 극동지방은 조상들의 한이 서린 땅이자 나아가 기회의 땅이기도 하다. 
일제강점기에 좀 더 나은 삶은 추구하기 위해 이주하기 시작한 정착지이기도 하지만 이보다 독립투사들의 주요 활동 거점지로 인식돼 있다.

또 스탈린 당시 극동 러시아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한 고려인들의 정착지이기도 하다. 이렇게 한 많은 역사와 함께 연해주는 한국 정부의 구소련, 러시아와 북한과의 채권 채무관계로 얽히고설킨 문제를 풀 수 있는 기회의 땅이기도 하다. 

한국은 노태우 정부 시절인 지난 1991년 소련과 수교하면서 14억7천만 달러를 러시아에 차관으로 제공했다. 이 후 소련이 붕괴되면서 채권은 러시아에 자동 승계됐고, 1990년 이후 러시아 경제가 어려워지자 현금상환보다는 현물대체나 시베리아 지하자원 개발권 등으로 대체하자는 논의가 있었으나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해결되지 않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러시아 연해주 지역에 ‘고-러 연해주 농업경제자유지구’를 추진해 러시아와 남·북한이 공생할 수 있는 제 3의 식량영토를 할애해 주는 동시에 극동러시아 주민들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최근 러시아는 극동·시베리아 지역개발을 국가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설정, 푸틴 대통령 주도하에 선도개발구역(2017년 7월 현재 17개) 블라디보스토크 자유항(2017년 7월 현재 연해주등 5개 구역 지정), 극동 개발기금 조성, 극동 지역 국유지 무상 제공 프로그램, 동방 경제포럼 등 다양한 제도를 도입하고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일본·한국 등 아시아·태평양 국가들과 긴밀한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직접 참여해 주관하는 동방경제포럼은 지난 2015년 9월에 개최된 제 1차 포럼 이후 매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 개최된 제 3차 동방포럼은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한 바 있으며 오는 9월에 제 4차 동방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한국 영농기업 대거 진출 한국농업단지 구축 
러시아에서 가장 각광 받으며 떠오르는 연해주에는 한국의 영농기업들이 대거 진출해 해외농업단지를 형성하고 있다. 한국 영농기업들은 연해주 제 2의 도시인 우스리스키에 인접한 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쪽 112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우스리스키는 현재 1만여 명의 우리 동포(고려인)들이 살고 있으며 일제시대 독립운동을 한 애국지사들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연해주에서 독립운동을 한 대표적 인사인 최재형 선생이 거주했던 저택, 안중근 의사 단지 동맹비, 이상설 선생의 유허비, 고려인 문화센터 등이 있다. 

연해주 우스리스키 지역에 진출한 한국 농산업단지는 해외에 진출한 농산업단지로는 가장 큰 규모다. 지난 1990년대 말 국내 최초로 대순진리회 산하 아그로상생이 진출한 이후 남양 유니베라, 바리의 꿈, 서울사료, 아로주식회사, 현대중공업(현 롯데상사), 포항 축협, 피오네르보스토카 등 8개 기업이 진출해 있다.

이들 8개 기업은 총 9만 ha(여의도 면적 110배)의 면적에서 콩, 밀, 귀리, 보리, 옥수수, 벼 등을 주로 재배하고 있다. 2018년 예상수확량은 총 6만5505t(콩2만8543t, 옥수수 2853t, 벼 4800t, 하곡건초 1만4044t)이다. 최근에는 고랭지 채소인 배추, 상추 등 신선채소 등을 재배하는 기업도 진출했다. 

지난 2008년 5월에 진출한 아로㈜의 경우 3740여 ha를 확보하고 있지만 농사를 짓는 면적은 3천ha에서 주로 콩을 재배해 6만4000t을 넌지엠오(Non_GMO)로 생산한다. 생산한 콩은 주로 현지에서 판매하며 이 중 지난해 1000t 정도 한국에 수출했고 올해는 7800여 t을 수출할 예정이다. 직원은 법인장을 포함 한국인 2명과 현지인 40여 명이 근무한다. 

이중 농사에 투입되는 직원은 20여 명 정도로 모든 것이 기계화돼 있다. 아로(주)는 콩이나 옥수수 500t을 저장 할 수 있는 탱크 10개를 이용, 총 5천t을 보관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일일 50t을 정밀 정선할 수 있는 시설을 준비 중이다. 

총 2만400여㏊를 확보해서 연해주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던 현대중공업은 최근 롯데그룹에 부지를 매각하고 철수하는 등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 진출한 노스 이스트(NORTH EAST- CORP?대표 임하규)는 평창에서 고랭지 채소를 오랜 기간 재배하던 기업이다. 기후 온난화로 인해 더 이상 평창지역에서 고랭지 채소를 키울 수 없다는 판단 아래 고랭지 채소를 키울 수 있는 천혜의 기후를 갖고 있는 연해주에 진출했다.

이곳에서 고랭지 배추를 비롯해 상추, 시금치 등을 대량으로 재배하고 있다. 고랭지 채소를 재배해온 노하우가 연해주에 쉽게 정책할 수 있었던 요인이기도 하다. 향후 한국의 여름철 배추, 상추 등 수급이 어려울 때 충분히 공급할 수 있어 국내 외식업계는 물론이고 신선식품업계와 연계 시 향후 대단한 시너지가 만들어 질 것으로 기대 된다. 

폭설시 제설작업 등 지역 친화적인 공헌활동 각광
연해주에서 농사를 짓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기후조건으로 인해 겨울이 길어 생육기간이 짧고 비가 많이 온다거나 추위가 빨리 와 눈이라도 내리면 점질토로 인한 배수가 불량해져 추수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일 년 농사를 망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연해주에 진출해 있는 영농기업들은 폭설시 제설작업을 하는가 하면 연해주에 있는 민족유산을 돌보는 등 사회공헌 활동에도 크게 이바지하고 있어 지역 친화적 기업으로도 호평을 받고 있다. 다행인 것은  최근에 기후가 온난해져 농사짓기에 좋은 조건이 형성되고 있다. 

이외에 저장시설이 부족하고 생산된 농산물의 판매도 여의치 않다. 국내는 물론이고 러시아 역시 대규모 영농전문가들의 부재로 인해 리스크를 많이 안고 영농사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연해주는 한국과의 지리적 여건이나 기후조건 등을 살펴볼 때 한국의 미래식량을 위한 해외 농산업단지로는 천혜의 조건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북한과의 관계 개선이 이뤄질 경우 육로를 이용한 물류시스템이나 보관 등이 매우 용이해질 수 있다는 장점도 작용한다. 

박형희 본지 발행인  |  phh4032@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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