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식품기업의 고부가가치 성장 스토리 쓰는 ‘서정쿠킹’
전통식품기업의 고부가가치 성장 스토리 쓰는 ‘서정쿠킹’
  • 전윤지 기자
  • 승인 2018.08.0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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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냉장 식혜 개발자 서정옥 서정쿠킹 회장

‘좋은 음식은 빨리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식품제조현장에서 누구보다 잘 실천하고 있는 서정쿠킹의 서정옥 회장. 그녀의 이름을 붙인 ‘서정옥의 느린부엌’은 그래서 많은 소비자가 믿고 선택하는 브랜드다. 10여 년의 노력 끝에 대기업 틈바구니에서 당당히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국내 유일의 냉장 식혜 역시 서 회장의 작품이다. 그러나 전통식품기업이 국내시장에서 겪는 한계는 분명했다. 눈을 해외로 돌린 서 회장은 우연한 기회에 접한 파키스탄 시장에서 미래를 봤고, 일본 유수의 연구소에서 먼저 냉장 식혜의 기술력에 반해 협업을 제안받기에 이르렀다.
전통식품기업이 나아가야 할 또 다른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서정옥 서정쿠킹 회장을 만났다.

서정옥 서정쿠킹 회장.
서정옥 서정쿠킹 회장.

▲서정쿠킹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다면?
“30년 전 분당에서 자영업으로 시작해 10년 전 이천에 공장을 세우고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주 생산품목은 소스와 음료, 다양한 HMR 제품 등이다. 서정옥의 느린부엌에서 대표상품은 냉장 느린식혜·느린수정과다. 냉장 발효식품의 특성으로 어려움도 많이 겪다가 이제야 자리를 잡았다. 전통방식을 고수해 당화 시간이 5~9시간 정도 소요된다. 국내에서 중소기업이란 현실의 벽에 부딪혀 해외로 눈을 돌렸다. 해외에서 인프라를 쌓고 고부가가치를 올린 뒤 한국에 진출할 것이다.”

▲최근 일본 노구치 연구소와 기능성 음료 수출을 준비 중인데 진행상황과 향후 계획은?
“노구치는 일본의 유명 세균학자다.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해 업체를 모색하던 중 느린식혜를 발견했다고 한다. 노구치 연구소는 미국, 일본은 물론 현재 제주에도 설립을 준비 중이다. 현재 노구치 연구소에 서정쿠킹의 발효홍삼 음료가 인증 절차 중에 있다. 대신 기능성 식품 특성상 인증 절차가 길기 때문에 그 전에 느린식혜와 수정과를 연내에 수출할 예정이다.

식혜와 수정과는 기존 제품에 노구치의 명성을 빌려 수출할 계획이다. 아밀라아제 기능을 포함한 홍삼아밀, 헛개아밀, 옻아밀 제품들이 시험생산 준비 중이다. 식혜, 수정과 수출 진행 후 인증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홍삼식혜 등을 차례로 내보내려고 준비 중이다. 기존 노구치에서 나온 캡슐 타입의 감주가 있는데 서정쿠킹은 ‘약’이란 이미지를 주지 않도록 짜 먹는 타입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일본에 서정쿠킹 합작법인 설립 후 대형유통사와 판매계약을 할 것이다.”

▲국내 기업들이 기피하는 파키스탄을 해외기지로 삼은 이유와 진행 상황은?
“현지 인건비는 국내 대비 10분의 1 수준, 인력 또한 풍부하다. 인구 2억의 세계 최대 무슬림 국으로써 그 인구는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또 전 세계 목화 생산 4위, 밀·사탕수수 6위, 쌀 12위, 우유 54백만t 등 농축산물의 생산 규모 또한 크다. 그 반면 기술력이 떨어져 한국의 기술력을 결합하면 최고의 시너지가 날 것으로 생각했다.

이곳에 터전을 잡고 국내 농축산물 생산부터 시작하면 된다. 그럼 비싼 한국 원료 대신 이곳에서 생산한 원료로 제품을 생산하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서정쿠킹은 파키스탄에 Oaks CAF 현지법인을 지난 2014년 설립했다. 그 외 주요 농업 관련 기관(PARC: Pakistan Agriculture Research Council) 및 기업(Fauji: 파키스탄 최대 국영 비료회사), 4개 대학과 MOU를 체결했다. 앞으로 이들과 실질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네슬레(Nestle)와 손잡게 된 과정과 앞으로의 계획은?
“파키스탄은 연간 1인당 우유 소비량이 104L, 일일 가구당 소비량이 0.5~3L로 세계적 축산대국이다. 네슬레는 이곳에서 낙농가의 착유량 증대와 생산비 절감을 도울 협력업체 및 우수한 축산 기술을 필요로 했다.

서정쿠킹은 중국에서 성공한 퓨리나(Purina) 출신 한국기업인 아그리치(AgRich)와 합작해 젖소 사료 사업을 최근 시작했다. 네슬레 파키스탄과 OSS(One Stop Store, 축산용품 전용매장), CHS(Custom Hire Service, 농축산용 기계 임대사업) 등을 계약했다.

앞으로 메가 팜(Mega farm)을 운영할 계획이다. 농장의 규모는 1천~5천두로 예상한다. ADB(아시아개발은행)와의 협의를 통해 한국 측 투자자를 유치할 예정이다. 또 네슬레의 생산량 전체에 대해 리터당 570원의 구매 보장을 이뤄낼 방침이다.”

왼쪽부터 서정쿠킹의 대표제품인 느린식혜, 느린수정과, 느린사골곰탕.
왼쪽부터 서정쿠킹의 대표제품인 느린식혜, 느린수정과, 느린사골곰탕.

▲국내 전통식품기업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신사업 및 해외진출 등에 따른 애로사항 및 정부 지원에 대한 아쉬운 점은?
“신사업이나 해외 진출 등 어떤 사업이라도 자금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농업에 대한 투자 이익이 낮아 공공 투자 기관의 투자력도 낮은 편이다. 파키스탄 내 OSS와 CHS, 목장 운영 등은 농업 분야인데도 불구하고 투자수익이 높은 편인데 대부분 국내 농업 분야는 정부 지원에 의존적인 성격을 지녀 새로운 분야에 관심이 없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더불어 네슬레와 좋은 조건의 계약을 해 놓고도 자금 조달 등의 문제로 진행이 매끄럽지 못하다.

정부는 특정 품목을 지정해 국산 사용 여부 등에 따라 6차산업으로 인정하는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전 품목을 묶어서 진행한다. 일례로 서정쿠킹의 느린식혜는 100% 국내농산물만 사용하지만 식혜와 상관없는 꼬리곰탕 제품의 수입 소꼬리 사용까지 평가 품목에 포함됐다. 다시 인증 절차를 거치는 데만 1년이 소요된다. 대출 또한 쉽지 않았는데, 중소기업이 무슨 자금이 있다고 담보 대출을 하라는지 지원 제도 자체에 의문이 간다. 차라리 엄격한 심사를 거쳐 실비나 큰 투자금액 일부를 무상지원해 주는 제도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중소기업은 혼자서 해외 진출할 여력이 없다. 국내 산업 단지처럼 식품 산업 단지를 조성해 기초를 닦고 인프라를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진출 국가와 국내 정부와의 협약으로 자유 구역 등을 지정해 식품 산업이 자리 잡고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어가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해외진출을 고려하는 식품기업에 대한 조언과 사업계획은?
“파키스탄은 소와 닭 소비가 많으므로 한국에 과포화 상태인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진출한다면 큰 부가가치를 이룰 가능성이 크다.
파키스탄은 두려움만 갖기엔 활용 가치가 무한한 곳이다. 또 한국 기술과 파키스탄의 생산력, 중국, 아랍으로의 수출 등 쓰리쿠션을 다 갖출 기회가 있다.

H&N(Health&Nutrition)처럼 HMR에 기능성을 넣은 케어푸드를 시작으로 건기식과 HMR을 복합한 제품, 아밀 제품을 주력으로 수출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 찌개 등을 느린부엌의 취지에 맞게 제조해 건기식과 결합해 중국, 베트남 등으로 수출할 예정이다.

아밀라아제를 활용한 기능성 제품 출시 및 2023년까지 IPO(상장기업)가 목표다. 이천시에서 상조, 학자금, 결혼, 주택 등 가장 복지가 좋은 회사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전윤지 기자  |  dbswl6213@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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