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불어 닥친 공실률 대란
전국에 불어 닥친 공실률 대란
  • 윤선용 기자
  • 승인 2018.08.23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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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 속에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인상되면서 문을 닫는 가게가 속출하고 있다. 도심은 물론 주택가 상권에도 ‘임대’ 벽보가 붙은 점포가 수두룩하다. 일부에선 올해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100만 명이 넘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렇듯 폐업자가 급증하면서 가게를 내놔도 몇 달씩 나가지 않아 결국 월세를 보증금에서 충당하는 지경이다. 심지어 부동산에 찾아와 권리금을 못 받아도 좋으니 어서 가게만 팔아달라는 업주들까지 있을 정도라니 문제의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다.

폐업자 수의 가파른 상승은 자연스럽게 공실률을 밀어 올렸다. 지난달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2분기 전국 상업용 부동산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평균 공실률은 중대형 상가는 10.7%, 소규모 상가는 5.2%로 나타났다. 각각 전기 대비 0.2%p, 0.5%p씩 올랐다.

서울에서는 이태원이 공실률 21.6%로 가장 높았으며 논현역, 홍대합정, 동대문도 10% 후반대로 심각했다. 서울 상가들이 이 지경이다 보니 지방은 그야말로 폭격을 맞은 꼴이다. 구미, 창원, 울산, 포항, 거제, 군산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운영되다 대기업의 철수와 경기 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지역들은 최저임금이 인상된 올 들어 공실률이 일제히 올랐다.

구미산업단지 공실률은 38.4%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점포 3곳 중 1곳의 셔터가 내려진 상황이다. 나머지 지역들도 대부분 20%를 상회하는 공실률을 보이고 있다.

이렇듯 기록적으로 공실률이 늘면서 임대료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서울 가로수길의 쇠락에 따른 타격을 받은 신사역은 지난 18개월 동안 임대료가 12.6% 감소했다. 조선업 불경기의 영향을 받고 있는 거제 역시 지역에 따라 하락폭은 다르지만 꾸준하게 임대료가 내려가고 있다.

상가의 가치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에 웬만하면 꿈적도 않는 임대료가 내리는 현상에 전문가들도 고개를 흔들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최저임금 인상을 통한 이른바 ‘소득주도성장’을 기대했지만, 오히려 인건비 부담으로 인한 고용축소와 소비 위축 등 각종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 이런 상황은 안그래도 어려움을 겪던 외식산업에 치명타를 날리며 절체절명의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세심하고 조심스럽게 진행돼야 할 과정이 마치 ‘아니면 그만’ 식의 실험이나 도박처럼 이뤄져서는 안 된다. 지금 이 시각에도 수많은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대부분 눈에 보이는 상처를 치유하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때론 지원책을 냈다는 점 자체에 만족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폐업으로 공실률이 늘어 임대료까지 내려가는 이 시점에도 정부는 연신 헛발질이고 국회는 잇속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 결국 언제나 그랬듯 내 앞가림은 내가 할 수 밖에 없는 서글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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