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 묻힌 외식업 경영주의 ‘목소리’
‘정치’에 묻힌 외식업 경영주의 ‘목소리’
  • 윤선용 기자
  • 승인 2018.09.0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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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광화문에서 폭우 속에 진행된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대규모 총궐기 국민대회’ 현장을 취재했다. 중부지방을 강타한 게릴라성 폭우에도 불구하고 주최 측 추산 3만여 명, 경찰 추산 1만5천여 명이 참석했다.

소상공인생존권운동연대 주최로 진행된 이날 국민대회는 소상공인연합회, 한국외식업중앙회, 소공인총연합회 등 60여 개 업종 단체, 87개 지역 단체 등 총 150여 협회·조합의 회원들이 참여했다.

경기침체로 손님은 주는데 최저임금이 오르고 물가, 임대료 등도 함께 뛰면서 사면초가에 몰렸다는 업주부터 직원들을 내보내고 직접 일하는 업주가 많다지만 어린 자녀 때문에 할 수 없이 높은 인건비를 부담한다는 업주까지 다양하게 만날 수 있었다.

한결같은 이들의 말은 자신들의 얘기에 귀 기울여 달라는 것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토대로 최저임금 관련 정책을 수정하든 폐기하든 아니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국민대회에서 외식업 경영주들의 목소리는 총출동 하다시피한 야당 정치인들의 문재인정부에 대한 비판과 일부 주최 측 단체가 내세운 선동적인 구호 속에 묻히고 말았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김동철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언주 의원,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등 광화문을 찾은 수많은 정치인들은 3만여 명에 달하는 사람들의 애끓는 목소리를 듣기보다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여당에 대한 날선 비판을 통해 자신과 소속정당의 지지를 얻는데 더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오죽했으면 구로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한다는 최동욱 씨(66세, 남)는 “소상공인 토로의 장이 정치적으로 흘러가면 안 된다”며 “정치인들이 본인들 선전의 장으로 사용하는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국민대회 이후 정치색이 짙다는 지적을 받아온 주최 측 중 한 단체의 중요 임원은 취임 8개월 만에 자진사퇴했다.

그는 SNS를 통해 “정부의 보조금을 받는 법정단체가 반정부 투쟁에 앞장서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며 “국가의 녹을 먹는 상근부회장으로서 도리가 아닌 것 같아 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최저임금 인상은 외식업 경영주들에겐 치명타가 되고 있는 생존권이 걸린 문제다. 어떻게든 힘든 처지를 위정자에게 알려 상황이 호전되기를 바라는 애끓는 심정으로 외치는 목소리가 ‘정치’에 묻혀서는 안 된다. 지금이라도 정치 이슈가 아닌 본연의 경제 이슈에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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