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의 ‘바른먹거리’ 추락하나
풀무원의 ‘바른먹거리’ 추락하나
  • 윤선용 기자
  • 승인 2018.09.11 12: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학교 공급 케이크서 식중독균... 환자수 2천 명 넘어서
풀무원푸드머스 “책임통감”... 피해자 치료비 등 우선 보상
대기업 식자재 유통 시장 및 HACCP 제도 재점검 요구 ‘봇물’
식중독균이 검출된 ‘우리밀 초코블라썸케익’.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식중독균이 검출된 ‘우리밀 초코블라썸케익’.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풀무원의 ‘바른먹거리’가 추락하고 있다. 자회사인 풀무원푸드머스가 학교 등에 단체급식으로 공급한 케이크에서 식중독균이 발견됐다. 환자 수는 지난 10일 현재 이미 2천여 명을 넘어섰다. 이번 사태로 식자재 유통업체들의 관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식중독케이크’를 풀무원에 납품한 제조업체가 HACCP인증 업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정부의 관리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월 33년간 회사를 이끈 남승우 전 총괄 CEO의 후임으로 이효율 대표를 선임하며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던 풀무원이 ‘바른먹거리’라는 이미지가 추락할 최악의 위기에 처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교육부,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식품제조업체 더블유원에프엔비(경기 고양 소재)가 풀무원푸드머스에 납품한 ‘우리밀 초코블라썸케익’을 먹고 식중독을 일으킨 것으로 의심되는 환자는 지난 10일 17시 기준 57개 집단급식소 2207명으로 파악됐다.
문제가 된 제품은 유통업체 조사결과 집단급식소 190곳(학교 175곳, 유치원 2곳, 사업장 12곳, 지역아동센터 1곳)에 납품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별로는 전북이 13곳 700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경남 13곳(279명), 부산 10곳(626명), 대구 5곳(195명), 경북 5곳(180명), 충북 4곳(122명), 울산 2곳(11명), 경기 1곳(31명), 광주 1곳(31명), 전남 1곳(15명), 제주 1곳(13명), 대전 1곳(4명)으로 확인됐다.

관계기관은 지난 10일 이번 대규모 식중독 발생의 원인으로 ‘우리밀 초코블라썸케익’에서 분리한 살모넬라균을 최종 병원체로 확정했다. 최종 확정은 환자 가검물, 학교 보존식, 납품예정인 완제품, 원료인 난백액에서 모두 동일한 살모넬라균(살모넬라 톰슨, Salmonella  Thompson)’이 검출되고 유전자 지문 유형도 동일한 형태로 일치한데 따른 것이다.

지난 6월 풀무원의 새로운 브랜드 체계아래 18년간 사용했던 ㈜푸드머스에서 ㈜풀무원푸드머스로 사명을 변경하고 고령화시대에 맞춘 시니어 전용 죽을 출시하는 등 변화를 진행하던 중에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처했다.
이에 풀무원이 전면에 나서 식중독 의심 피해자의 병원 치료비 전액과 피해 학교에 단체급식 중단에 따른 보상을 약속하는 등 사태 수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풀무원푸드머스도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24시간 피해상담센터를 운영하는 등 총력 대응하고 있다.

유상석 풀무원푸드머스 대표는 “이번 식중독 원인을 식약처가 조사 중이지만 해당 제품을 유통한 회사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피해를 입은 학생과 학부모, 학교 관계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24시간 피해상담센터를 운영해 피해 받은 분들의 고통과 어려움을 줄일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우선적으로 병원에서 진료 받은 학생들의 치료비 전액과 급식중단에 따른 학교 피해에 대해 보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풀무원푸드머스는 제조업체의 위생과 내부안전기준을 재점검하는 한편 해당제품의 원재료 및 완제품에 대한 식중독 원인을 정밀 조사해 식중독 재발방지를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위생 및 품질관리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식중독 예방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선진국이 운용하고 있는 글로벌 품질안전관리시스템을 선제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조치들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단체급식에 대한 전수조사를 요구해야 한다는 등 비난 여론이 식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풀무원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식중독 사태가 식자재 공급업체인 풀무원푸드머스를 통해 전국 급식소에 유통되며 빠른 속도로 확산됐다는 점을 들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기업들이 주도하며 규모가 확대된 기업형 식자재 유통시장에 불량제품이 유통되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이번 대규모 식중독 사태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매출 기준 국내 기업형 식자재 유통시장은 CJ프레시웨이(1조7976억 원), 삼성웰스토리(1조7324억 원), 아워홈(1조5477억 원), 현대그린푸드(1조4775억 원), 신세계푸드(1조1857억 원) 등이 주도하고 있다. 풀무원푸드머스는 4706억 원을 기록했다.

한켠에선 풀무원푸드머스에 납품한 케이크 제조업체가 지난 2016년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인증을 받았다는 점에서 정부의 관리감독에 구멍이 뚫렸다고 지적하고 있다. 식품의 원재료부터 제조·가공·조리·유통의 모든 과정에서 발생 우려가 있는 위해요소를 확인, 평가하고 중점관리요소를 지정, 관리하는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문제제기다.
지난해 8월 ‘살충제 계란’사태를 겪으며 친환경인증제도에 대한 부실이 드러났듯이 이번 대규모 식중독 사태를 계기로 HACCP인증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윤선용 기자  |  bluesman@foodbank.co.kr
윤선용 기자
윤선용 기자
다른기사 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