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HACCP보다 중요한 것은 근로자의 근무자세
[사설] HACCP보다 중요한 것은 근로자의 근무자세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8.10.08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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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전국 초·중·고등학교와 유치원 등 57곳의 집단급식소에서 2200여 명이 넘는 식중독 환자를 발생케 한 ‘케익 식중독사건’은 업계가 우려 했던 그대로 난백액(계란을 가공해 흰자만 분리한 것)제조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건 당국은 잠정 결론을 내렸다. 식약처의 조사결과 이번에 식중독을 일으킨 ‘우리밀 쵸코블라썸 케익’은 물론이고 케익에 사용된 난백액에서 식중독 원인균인 살모넬라균이 검출 되었다. 문제는 이번에 식중독 사건을 일으킨 케익 제조회사는 물론이고 난백액을 생산하는 회사 역시 HACCP(Hazard Analysis and Critical Control Point·해썹·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인증을 받은 기업이라는 점이다. 국내에서 식품기업이 HACCP 인증을 받았다는 자체는 위생 등 제조과정과 안전관리 측면에서 완벽함을 담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해썹 인·허가 위한 의례절차로 전락
HACCP은 위해분석(HA: Hazard Analysis)과 중요 관리점(CCP: Critical Control Point)으로 구성되어 있다. 위해분석(HA)은 위해 가능성이 있는 요소를 생산 전 공정의 흐름에 따라 분석·평가하는 것이고, 중요 관리점(CCP)은 제조 과정상 확인된 위해 중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야 할 위해요소를 의미한다.

따라서 HACCP은 전 공정에서 중요 관리점(CCP)를 설정하여 각 중요 관리점(CCP)의 지점에서 설정된 기준에 따라 이를 관리하고 해당 위해를 사전에 예방하며 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HACCP은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 규정된 12단계와 7원칙으로 현장에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문제가 된 케익제조기업이나 난백액을 생산한 식품기업은 HACCP의 본질인 식품의 원재료부터 제조·가공·조리·유통 등의 모든 과정에서 발생우려가 있는 위해요소(HA)를 확인·평가하고 중점관리요소(CCP)를 지정·관리하는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결론이다.

이번 사례처럼 국내 식품기업들이 어느 순간부터 HACCP 인증은 대기업 혹은 유통기업에 납품하기 위한 수단이나 식품기업의 인·허가를 위한 필수사항이기에 어쩔 수 없이 받아야 하는 의례절차와 같은 형식적인 수단으로 치우치고 있다. HACCP의 본질은 망각한 채 인·허가에만 민감하다보니 HACCP 인증 이후 관리와 감독 모두 부실했던 결과가 대량 식중독 사건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HACCP제도에 대한 철저한 재점검은 물론이고 위생·점검 역시 철저히 시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이다.  

해썹은 습관처럼 늘 몸에 익숙해져야
식품안전관리에서 HACCP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식품기업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자세라 할 수 있다. 필자는 지난 1990년대 초부터 최근까지 일 년이면 3~4회에 걸쳐 일본의 도요타, IBM, 동경전력 등 대기업 단체급식업체나 식품·외식기업의 CK(Central kitchen/ 중앙공급식주방)를 방문하는 연수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이들 기업을 방문할 기회가 많았다.

대부분 국내 단체급식 관리자와 영양사, 조리사들과 함께 방문했다. 그때마다 방문하는 이들이 일본식품·외식기업에 질문하는 공통사항이 “HACCP인증을 받았느냐?”는 것이다. 이런 질문을 받은 일본 기업들의 반응은 의외의 질문이라는 반응과 함께 어느 곳이나 답변은 거의 비슷했다. HACCP 인증에 대해 전혀 민감하지 않았다. 인증을 받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근로자들의 마인드와 자세가 중요하기에 HACCP은 습관처럼 늘 몸에 익숙해 있다는 것이다. 

제 아무리 HACCP 시설을 잘 해 놓고 교육을 실시한다 한들 근로자들의 마인드와 자세가 잘못되어 이를 실행에 옮기지 않으면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국내 식품기업들이 HACCP 기준에 맞게 훌륭한 시설을 해 놓았지만 근로자들의 마인드와 자세가 안전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HACCP이 아니라 그 이상의 시스템을 갖춰 놓는다 해도 안전은 보장 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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