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협회, ‘한우농가·소비자 우롱하는 행위’ 비난
대법원이 갈빗살이 남아있는 뼈에 다른 부위를 덧붙인 제품도 갈비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려 관련업계의 비난을 사고 있다.대법원 1부(주심 고현철 대법관)은 지난 6일 갈빗살이 남아있는 뼈에 식용접착물인 ‘푸드 바인드’를 이용해 다른부위의 고기를 붙인 제품과 뼈만 남은 갈비에 호주산 쇠고기를 붙여 만든 제품을 ‘이동갈비’라는 제품명으로 판매해 기소된 이모씨에게 항소심의 1천만원 벌금형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판결에서 “축산물가공처리법에 따르면 물과 부원료를 제외하고 가장 많이 들어있는 성분의 이름을 제품명으로 쓸 수 있다”며 “살이 붙어있는 갈비뼈에 일반 정육을 붙인 제품에서 갈비가 다른 부위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하면 제품 명칭을 ‘갈비’로 써도 된다”며 이씨에게 뼈만 남은 갈비에 살을 붙인 제품에 대해서만 1천만원의 벌금을 선고한 항소심의 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대해 전국한우협회는 지난 8일 항의 성명서를 내고 대법원의 판결에 문제가 있음을 표명했다.
성명서에서 한우협회는 “이번 판결은 기만당하고 있는 소비자보다는 법리의 허실을 악용하는 부정유통업자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며 “이는 법의 허실을 찾아내 먹을거리로 장난을 치더라고 죄가 없다는 논리를 제시함으로써, 국내 쇠고기 유통시장의 만연적인 둔갑판매 등 부정유통행위의 새로운 장을 열어준 꼴”이라고 질타했다.
또한 한우협회는 “국내 쇠고기 시장이 가장 큰 문제는 부정유통행위로 인해 사육농가는 손해를 보고 소비자는 필요 이상의 값을 지불하고 있다는 점인데, 대법원의 논리대로라면 한우고기에 수입쇠고기를 이어붙여 한우로 팔아 부당이익을 올려도 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된다”며 “이는 먹을거리로 장난치는 것은 엄벌에 처해야 한다는 일반적인 사회적 합의를 깨고 악법도 법이라고 외치는 식”이라고 덧붙여 이번 판결이 쇠고기 유통시장에 더욱 악용 되지 않을지 우려했다.
이형곤 coolc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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