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따뚜 축제’를 아십니까
‘원주 따뚜 축제’를 아십니까
  • 관리자
  • 승인 2006.11.16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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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문 前 타워호텔 대표이사
‘따따따 따따따 주먹손으로 따따따 따따따 나팔 붑니다. 우리들은 어린 음악대, 동네 안에 제일 가지요...’ (2절생략)

코흘리개 어린시절 신나게 노래했던 ‘어린 음악대’(김성도 시,곡) 의 가사다. 연세 지긋하신 분 가운데 이 노래를 기억하지 못하는 이는 별로 없을 것이다. 사람 따라 혹 가사는 잊거나 헷갈릴지 몰라도 멜로디 만큼은 생생할 것으로 생각하거니와 그 인기는 아마도 ‘로보트 태권 브이’ 와 ‘마징가 젯트’가 나올 때까지 계속된 것으로 기억 된다.

돌이켜 보면 어디선가 나팔소리나 북소리가 들려오면 만사 제쳐 놓고 쫓아갔던 어린 시절이다. 중고등학교 브라스 밴드나 군악대의 길거리 행진이 펼쳐지는 날은 무슨 국경일이나 기념일이었는데 우리들의 잔칫날이기도 했다. 장날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약장수일행이나 서커스단의 선전 무대도 놓칠 수 없는 구경거리였다.

어린이뿐 아니다. 어른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게 모자라고 부족했던 시절이었다는 이유만은 아니다. 예나 지금이나 나팔소리와 북소리는 사람들을 들뜨게 하고 일으켜 세우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멋지고 신나는 ‘따뚜 축제’
지난 10월 중순 나는 오랜만에 원주시에 갔다. 말로만 듣던 ‘원주 따뚜축제’를 참관하기 위함이었다. ‘따뚜 Tattoo’라는 말은 원래 군대의 귀영 나팔이나 귀영 북 소리를 뜻하는 낱말이거니와 나팔을 불 때 나는 소리의 의성어가 아닌가 한다.

‘원주따뚜’는 전통적 군인도시로 유명한 원주시 주최로 지난 2000년 ‘세계군악축제’로 시작된 음악축제다. 그 후 군악과 관악이라는 장르의 독창성과 문화사업으로서의 가치성이 인정되어 2003년 정부로부터 국제행사로 공식승인 받은 국내 유일의 군악+관악 음악축제다. 시작 당시의 단순한 군악축제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것이다.

유래는 불과 5~6년에 지나지 않지만 내용이나 규모 면에서 오늘날 지방 곳곳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수많은 문화축제 가운데서 가장 독창적인 축제의 하나라는 중평이다.

올 ‘따뚜축제’는 지난 10월 10일(화)부터 16일(월)까지 일주일간 세계 9개국 14개의 군악대와 관악밴드가 참가하여 멋진 퍼레이드를 펼쳤다. 우리나라 국방부 소속의 4개 군악대와 육해공 3군 군악대를 비롯하여 미 공군 아시아 태평양 군악대, 미8군 군악대, 러시아 태평양 함대사령부 군악대, 일본 항공 자위대 군악대, 프랑스 외인부대 군악대등 모두 14개에 이르는 참가 팀의 프로필도 그야말로 호화 찬란 눈부시다.

‘따뚜축제는 진짜 멋있었다. 세계정상급 군악대의 멋들어진 행진, 고 품위,고 수준의 콘서트, 다양한 이벤트가 가슴을 뛰게 하며 최고의 축제 분위기를 만들어 냈던 것이다.

한식 세계화의 지름길, 외식기업의 축제 참여
하지만 옥에도 티가 있고 쌀에도 뉘가 있다던가? 주관당국의 치밀한 준비와 철저한 관리, 그리고 무엇보다도 진한 음악적 감동에도 불구하고 아쉽게 느껴진 게 하나 있었으니 다름 아닌 음식과 식당문제였다.

‘따뚜’ 현장을 비롯해서 주변의 음식점이 거의 모두 한식당이었는데 행사의 글로벌 성격에 비추어 좀 아쉽게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 전략 면에서도 문제지만 외국 연주단체의 단원들에게 불편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가령 ‘강릉 단오제’같은 전형적 토속 문화축제에도 외국관광객을 위한 음식과 식당의 배려가 절대 필요하거늘 출연자 관객 모두 외국인이 다수 석여 있는 ‘따뚜축제’, 우리나라의 대표적 글로벌 페스티벌을 지향하는 ‘따뚜축제’가 아닌가.

주최측의 홈 페이지에 실린 주변식당에 관한 정보도 잠깐 동안의 주변 파악을 통해 갖게 된 이 같은 내 생각을 뒷받침해 주었다. 홈페이지에 실린 음식점은 한식55개소, 일식 2개소, 양식1개소, 기타 24개소였는데 기타에 분류된 것도 사실상 한식 또는 한식에 가까운 업소임을 고려하면 한식이 압도적이다.

그들의 주 메뉴도 외국인들에게는 생뚱맞을 게 확실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원주시 당국이나 주관측이 이 같은 사실과 문제점, 그리고 대책수립의 필요성을 잘 알고 있지만 기능과 역할의 한계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면 외식기업들이 한번 나서 볼만 하다는 생각이다. 그렇찮아도 한국음식의 세계화와 외식업체의 해외진출에 정부, 학계, 업계가 모두 팔 걷어 부치고 나서는 판이 아니던가. 제 발로 찾아온 외국인들의 입맛 하나 맞춰주지 못하고 어찌 세계화를 논할 수 있으랴. 외식기업의 국내축제 참여가 세계화의 지름길의 하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얼핏 스쳤던 ‘따뚜축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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