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은 외식업소 이대로 좋은가?
너무 많은 외식업소 이대로 좋은가?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8.11.19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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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김맹진 백석예술대학교 외식산업학부 교수
국회 국정감사에 외식기업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가 등장해 연예인 못지않은 유명세를 떨치며 외식사업에 대한 그의 소신을 밝혔다. 오늘날 우리나라 외식업 프랜차이즈의 문제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그는 매장수가 너무 많고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외식사업에 준비 없이 너무 쉽게 뛰어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음식점 숫자는 인구수에 비해 다른 나라보다 훨씬 많다. 통계청의 자료에 의하면 2016년 기준 인구 75명당 1개의 음식점이 있다. 인구 495명당 1개의 음식점이 있는 미국의 경우와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는 적은 손님에 비해 너무 많은 음식점이 경쟁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내 외식산업은 소수의 기업이 전체 매출액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른바 파레토 법칙이 통하지 않고, 다수의 소규모 음식점 매출액이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롱테일 법칙이 통한다. 소비자의 음식선호가 특정한 음식에 집중되기 어렵고, 일정한 식사시간에 집중되는 수요로 인한 이용의 불편을 해소하려는 이유 등으로 음식점 선택이 분산되기 때문일 것이다.

통계청의 자료에 의하면 2016년 기준 연매출액 50억 이상이 되는 상위 업체 수는 전체의 0.2%에 불과하고 이들이 차지한 연매출액 비중은 9%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는 연매출액 50억 미만 업체로서 특히 연매출액 1억 미만 업체가 46%에 달하며 이들이 차지하는 연매출액 비중은 9%에 불과하다. 절반에 가까운 업체가 영세한 실정이다.

소수가 독점하는 것보다 다수가 나누어 갖는 게 더 낫지 않느냐고 할 수 있겠으나, 문제는 빵의 크기가 나누어 먹을 만큼 충분히 크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음식점의 숫자가 증가하는 만큼 수익성은 늘지 않기 때문에 매장 임대료와 인건비, 배달 및 카드수수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이익창출은 언감생심 꿈도 못 꾸는 게 현실이다.

대기업은 대량생산으로 이익의 증대를 꾀한다. 생산이나 유통의 규모가 커질수록 비용은 오히려 감소하여 이익이 증대하는 규모의 경제 효과를 추구한다. 소수의 상품으로 전체 시장을 장악하거나, 가맹점을 늘려 전체 상권을 커버하는 전략이 바로 이러한 사례이다.

이러한 경우는 상품의 차별성이 뛰어나거나 원가가 낮아야 하며,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오래된 전통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음식점의 경우는 대부분 이러한 조건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보니 경쟁을 감당하지 못하고 이익실현에 실패하여 폐업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개인의 사업의지를 막을 수는 없지만, 영업신고만으로 음식점 개설이 가능한 현재의 식품위생법에 최소한의 제한 규정을 두어 신규진입을 억제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일이다. 사업자의 자격이나 시설 등의 구비요건을 강화할 수도 있고 적정한 인구수에 비례한 음식점 수의 제한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창업 희망자에게 외식사업 경영에 필요한 전문 교육과정을 이수하게 하고, 이 교육에는 관련 전공이 개설되어 있는 각 지역의 대학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외식사업은 국민의 식생활과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데 기여하는 사업이다. 외식사업의 생태계가 건강해야 국민도 건강할 수 있다. 존속이 어려울 정도의 수익성을 감내하며 극심한 경쟁에 내몰린 외식사업을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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