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과잉공급 해결 때까진 파격적인 주세감면”
“쌀 과잉공급 해결 때까진 파격적인 주세감면”
  • 윤선용 기자
  • 승인 2018.11.20 10: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주현 의원, ‘쌀 술’ 주세법 개정안 대표발의
‘쌀’로 만든 맥주·소주 ‘주세’ 72%→5%로 인하
‘국산 쌀 쓰면 다 전통주?’지적에 통상압박우려도

쌀 소비가 지속적으로 줄면서 이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쌀 소비 확대를 위해 ‘쌀 술’에 대한 파격적인 주세감면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박주현 의원(민주평화당)은 쌀 공급과잉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쌀을 사용한 맥주와 증류주에 대한 주세감면을 담은 주세법 개정안을 제출했다고 19일 밝혔다.
개정안에는 현행 맥주와 증류주에 적용되는 100분의 72의 세율에 단서조항을 신설해 ‘쌀을 사용한 경우에 한해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세율을 감면한다’는 추가했다.

박 의원은 그간 쌀 공급과잉문제를 해소하고 ‘논’의 생태적 가치를 유지하면서, 수입 밀가루와 수입 전분 대신 건강에 좋은 우리 쌀로 국민건강도 지키고 쌀 보관비용도 절약할 방안으로 ‘쌀 4종 세트’(쌀 술, 쌀라면, 쌀국수, 쌀 빵) 전면 확대를 주장해왔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2000년 93.6㎏에서 지난해 61.8㎏으로 약 34% 급감했다. 반면 올해도 신곡 약 9만t이 초과 공급되고 의무수입쌀 40만9천t이 더해져 무려 50만t이 소비처를 못 찾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양곡 보관비용은 해마다 늘어 지난해 약 5천억 원이 소요됐다.

하지만 공급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시행 중인 ‘논 타작물 재배지원사업(쌀 생산조정제)’은 목표대비(5만ha) 약 53%(2만7천ha)의 달성비율을 보이는 상태다.
때문에 무리한 공급축소 보다는 쌀 소비 확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쌀 술에 대한 주세감면 역시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박 의원은 “북한에서도 쌀 함량이 30%, 50%, 80%, 100%인 대동강맥주를 만들고 쌀, 찹쌀, 옥수수를 원료로 한 평양 소주도 나온다”며 “반면 우린 쌀이 남아서 연간 5천억 원의 보관비용을 쓰면서도 여전히 소주, 맥주를 전부 수입 원료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쌀 부족 시대의 정책을 아직도 바꾸지 못하고 있는 정부 정책의 문제”라며 “최근 기재부를 중심으로 종량세 전환 등을 포함한 주세체계 개편 논의가 진행 중인데 이 기회에 쌀 술에 대한 주세감면도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현행 주세법에서 탁주는 수입 밀가루를 사용해도 100분의 5로 주세를 감면해 주면서 국산 쌀을 사용한 맥주, 소주 등은 전통주가 아니라는 이유로 100분의 72의 주세를 내고 있다”며 “국민건강과 쌀 공급과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쌀을 사용하는 경우엔 탁주에 준해 주세를 감면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소한 쌀 과잉공급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만이라도 쌀 사용량에 따라 파격적인 주세 감면을 시행한다면 상당부분 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개정안의 내용이 전해지자 주류업계에서는 국산맥주업체와 증류식소주 생산업체들은 조심스러운 환영을 입장을 나타낸 반면 기존 전통주 업계의 반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쌀 맥주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카브루 관계자는 “내년 2월경 가평 쌀을 이용한 쌀맥주를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라며 “이번 주세법 개정안은 국산맥주의 다양성 확대와 쌀 소비 확대를 위한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반가운 조치”라고 말했다.

종량세 전환 등 주세법 개정을 위해 노력 중인 한국수제맥주협회 관계자는 “쌀뿐만 아니라 보다 다양한 지역 농산물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조치가 아니라는 점에서 다소 아쉬움은 있다”며 “하지만 종량세 전환 등을 포함한 큰 틀에서의 주세법 개정을 이끌어 내는데 있어서 또 하나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쌀 소주를 생산하는 업체 관계자는 “지금까지 전통주가 아니라는 이유로 국산 쌀을 사용하면서도 높은 주세를 부담해왔던 불합리한 부분을 개선한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전통주 업계 관계자는 “전통주에 대한 세금 감면 취지를 다시금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며 “국산 쌀을 쓴다고 전통주와 똑같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주류업계에서는 쌀맥주, 쌀소주를 통한 쌀 소비 확대 정책도 결국 소비자가 얼마나 많이 찾아주느냐가 관건인데 이를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국산 쌀을 쓰면 세금을 감면해준다는 것은 자칫 통상문제로 번질 우려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중대로 174
  • 대표전화 : 02-443-436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대성
  • 법인명 : 한국외식정보(주)
  • 제호 : 식품외식경제
  • 등록번호 : 서울 다 06637
  • 등록일 : 1996-05-07
  • 발행일 : 1996-05-07
  • 발행인 : 박형희
  • 편집인 : 박형희
  • 식품외식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정태권 02-443-4363 foodnews@foodbank.co.kr
  • Copyright © 2024 식품외식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od_dine@foodbank.co.kr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