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10일 홍콩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홍콩국제와인&주류박람회’를 국내 주류 바이어들과 함께 다녀왔다. 대부분 홍콩박람회를 처음 찾는 바이어들이어서 국내 주류박람회와 차별화된 것이 있으리라는 높은 기대감을 갖고 출발했다.
박람회 첫 날 조촐한 개막식이 끝난 뒤 박람회장에 입장한 바이어들은 33개국에서 1075개 부스가 참여한 규모에서부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국내 주류박람회에서는 만나기 힘든 국가들도 많았고, 개별 회사들 위주로 참여하는 우리와 달리 지역이나 단체 차원의 대규모 부스를 꾸민 곳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홍콩은 지난 2008년 와인 관세철폐 이후 지난해 120억 달러 규모로 7배가 넘게 와인시장이 급성장했다. 해당 기간 홍콩은 중국시장에 대한 진입로로 빠르게 발전했다. 이런 사실을 증명이라도 하듯 전 세계의 다양한 와이너리들이 저마다의 개성을 자랑하는 와인을 소개하는데 열을 올렸다. 또 이 중에서 숨은 보석을 찾아내려는 바이어들과의 열띤 상담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특히 국내 바이어들의 눈길을 끌었던 것은 다양한 세미나와 포럼이 7~8개의 별도 공간에서 쉴 틈 없이 이어졌다. 주제 또한 시장 트렌드, 주종에 새로운 접근과 이해, 푸드페어링 등 다양하고 관심이 보이는 내용들로 구성됐다.
이번에 홍콩을 찾은 바이어들은 국내 주류박람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술 취한 관람객, 시음에만 열을 올리는 관람객 대신 세미나 장을 가득 메운 관람객, 비즈니스 상담에 집중하는 바이어들을 어디서나 만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규모 확대에만 열을 올린 국내 주류박람회의 질적인 성장이 시급하다는 반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