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컵 사용 줄이기 100일 어떤 변화가 있나?
일회용컵 사용 줄이기 100일 어떤 변화가 있나?
  • 윤선용 기자
  • 승인 2018.12.04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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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환경부는 국내 주요 커피전문점 등과 자율협약을 맺고 일회용컵 사용 줄이기에 나섰다. 8월부터는 지자체와 함께 단속에 나서 매장 내에서 일회용 컵을 제공하는 사업주에게 최대 2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시행초기 환경부, 시민단체, 업계, 지자체 등도 엇박자를 냈지만 무엇보다 현장의 혼란이 극심했다. 커피전문점 사업주와 종사자 및 고객이 부딪히는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났다. 일회용컵 사용을 막는 직원, 업주와 편의를 위해 일회용컵을 요구하는 고객 사이의 다툼이 얼마나 심했는지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인기 있던 커피숍 알바자리가 외면 받는 지경에 처했다.

알바몬에 따르면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1099명을 대상으로 최근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의 87.2%가 일회용 컵 사용 규제 이후 일이 더 힘들어졌다고 밝혔다. ‘설거지 등 일이 더 늘었다’고 답한 응답자는 53.6%였고, ‘일회용 컵을 요구하는 매장 내 손님들과 실랑이가 많다’는 이유를 든 응답자도 33.6%나 됐다.

혼란 속에서도 매장 내 일회용 컵 금지 정책이 실시된 지 100일이 지나가면서 카페 직원과 고객 모두 매장 안에서 머그잔에 음료를 마시는 문화를 받아들이고 있다.
소비자원이 최근 주요 도시 커피전문점 75개 매장을 대상으로 일회용품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매장 내 소비자 1665명 중 1377명(82.7%)이 다회용 컵을 사용했다.

하지만 테이크아웃 이용 소비자 750명 중에서는 694명(92.5%)이 일회용컵(플라스틱, 종이)을 사용했다. 텀블러 사용자는 56명(7.5%)에 그쳤다. 대부분 텀블러 휴대가 어렵고, 세척하는 불편함으로 인해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재 규제대상이 아닌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는 습관적으로 사용(54.1%)하거나 대안이 없어서 사용(54.1%)한다는 응답이 절반 이상 차지했다.

우리나라의 일회용품 사용이 많고 줄여야 한다는 점에는 90% 가까운 응답자가 찬성 의견을 나타냈지만 실상은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는 점이 다시금 확인됐다.

현장의 혼란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특히 커피전문점 사업주나 직원들의 고충은 여전하다. 오피스 상권의 커피전문점들은 점심시간을 전후로 밀물처럼 들어오는 고객들 응대가 길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머그잔에 담았다가 나갈 때 다시 일회용컵으로 옮겨 담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중으로 손이 가고 비용은 고스란히 업주 몫이다. 또 테이크아웃으로 주문하고 매장에 앉아 있는 고객과 실랑이가 벌어지는 일도 빈번하다.

친환경 정책이라는 취지에 공감하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냐마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큰 것도 사실이다. 특히 커피전문점 사업주나 직원들은 이중고를 겪는 상황인데 이들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해선 안 된다.

지자체들의 실효성 있는 단속과 함께 지속적인 홍보·캠페인을 병행하는 가운데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동참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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