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액가맹금제도 ‘연착륙’ 로열티제도에 달렸다”
“차액가맹금제도 ‘연착륙’ 로열티제도에 달렸다”
  • 윤선용 기자
  • 승인 2019.01.18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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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밀어붙이는 ‘차액가맹금과 로열티’

상위50% 품목 공급가격, 특수관계인 이익 공개 등 시행
공정위, “필수품목 공급과정 투명해져 불필요한 분쟁 감소”
FC업계, “가맹점을 직영으로 전환하거나 해외진출 검토”

올해부터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하는 예비창업자들은 정보공개서를 통해 가맹점 운영과정에서 부담하게 될 ‘차액가맹금’의 규모, 내역 등 세부사항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차액가맹금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에 판매하는 상품의 가격에서 가맹본부가 실제 사들인 가격을 뺀 차액으로 이른바 ‘유통마진’으로 불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를 가맹본부가 취하는 마진이자 실질적인 가맹금으로 본다. 이에 지난해 4월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평균 차액가맹금 지급규모, 주요품목에 대한 직전연도 공급가격 상하한, 특수관계인의 경제적 이익, 가맹본부 및 특수관계인의 판매장려금 수취 관련 등의 내용을 정보공개서에 기재토록 했다.

이어 시행령 개정에 따른 기재사항 양식 등을 반영한 ‘가맹사업거래 정보공개서 표준양식에 관한 고시’(이하 표준양식 고시) 개정안을 최근 행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가맹본부는 전체 가맹점사업자의 품목별 구매대금 합계를 기준으로 상위 50%에 해당하는 품목의 직전년도 공급 가격을 공개해야 한다. 또 가맹본부의 특수관계인이 필수품목 공급·운송으로 경제적 이익을 얻을 경우 정보공개서에 명시토록 했다. 이밖에 판매장려금 및 다른 유통 채널을 통한 공급 현황 등 역시 정보공개서에 기재토록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급 가격을 기재해야 하는 주요 품목의 범위와 관련해 프랜차이즈산업협회 등 관련 업계와 지속적인 논의를 거쳐 이번 고시 개정안을 마련했다”며 “구입 요구 품목의 공급 과정이 보다 투명해져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사이에 불필요한 분쟁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가맹희망자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정보가 제공됨에 따라 창업을 합리적으로 검토해 신중하게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지난해 필수품목 원가 공개가 예고됐을 당시부터 영업 기밀을 침해하는 규제라며 반발해 왔다. 또 가격·품질 등을 고려해 물품을 선정하는데 들어가는 각종 인건비와 물류관리비, 연구개발비 등 직간접 비용이 포함된 차액가맹금을 단순히 가맹본부의 이익으로만 보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나아가 굳이 경영역량을 발휘해 물품 매입단가를 낮추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더군다나 로열티제도가 정착하지 못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프랜차이즈들이 차액가맹금을 기반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협회와 개별기업들이 자정안을 마련하고 가맹점주단체와 상생협약을 통해 물품공급가를 낮추는 등의 노력을 진행하고 있는데, 정부차원에서 ‘가맹점 보호’라는 틀을 정해놓고 일방통행식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업계의 문제점을 개선하겠다는 목적은 좋지만 너무 한꺼번에 바꾸려다보니 실제 현장에서는 버티기 힘든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의 사례에서 봤듯이 아무리 취지와 목적이 좋아도 단기간에 밀어붙이다 보니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저임금 인상 외에도 가격 인상 요인이 계속 쌓였는데 유통 마진까지 공개해야되니 본사 입장에서는 고민이 많다”며 “어쩔 수 없이 가맹점을 직영으로 전환하거나 해외 진출을 선택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소비침체와 최저임금·임대료 인상 등으로 가맹점 매출이 줄고 신규출점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오늘 당장 가맹점, 가맹본부 가릴 것 없이 생존을 걱정해야 되는 상황에서 그런 부분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해답은 ‘로열티’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 가맹점주 단체의 공통된 의견이다.
미국이나 일본 등에서는 가맹본부가 가맹점으로부터 매출의 일정 부분을 로열티로 받아 수익을 낸다. 하지만 국내는 이런 로열티 문화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다보니 대부분 가맹본부가 차액가맹금을 통해 수익을 내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실제로 대다수 가맹점주들은 로열티 문화에 익숙하지 않고 심지어 ‘굳이 내지 않아도 되는 비용’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맹본부가 로열티를 내도록 설득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신규 출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자칫 가맹점주가 타 브랜드로 갈지도 모를 일을 선뜻 진행하기는 어렵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창업컨설팅학과장은 “로열티는 상호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계약문화가 정착돼야 일반화되지만 우린 아직 그렇지 못하다”며 “업계 리딩 브랜드들이 먼저 나서서 로열티를 징수하고 초기 유통마진과 로열티를 적절히 혼합하는 형태로 조금씩 정착시켜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장재남 프랜차이즈산업연구원 원장은 “로열티에 대한 이해부족과 불신,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취약으로 로열티제도 도입이 쉽지 않다”며 “안정적인 매출을 위한 상권분석시스템, 가맹점 사용 품목에 대한 표준화·규격화, 지속적인 로열티 수입확보를 위한 가맹계약 기간 조정 등 다양한 측면에서 시스템과 문화가 개발·정착되는 것이 선행돼야한다”고 강조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외식프랜차이즈 특성상 로열티 시행 기반 미흡’

△차액가맹금제도가 현실화 됐다, 협회 입장은?
“지난해 초안이 나왔을 때만 해도 많은 우려가 있었던 것은 맞지만 이후 업계 및 전문가들의 우려를 감안해 공정거래위원회, 타 부처 등과 함께 영업기밀 유출 등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올해가 시행 첫 해이고 정보공개서 정기변경등록 마감시한인 4월 30일까진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지켜봐야 한다.

다만 가맹본부가 차액가맹금을 받는 현재의 방식이 폭리를 취하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은 곤란하다. 심지어 마진이 전부 순수익인 것처럼 말하는데 이는 경쟁력 있는 필수품목 선정을 위한 가맹본부의 인건비, 운영비용, 개발비용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등한 관계의 사업자간에 맺어진 계약을 통해 진행되는 사업 방식인 만큼 지나친 비난이 일지 않도록 사업방식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켜야 한다. 또 필수품목 공급가에 대한 부분 역시 예비창업자 당사자 이외에 외부 유출을 방지할 수 있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

△로열티제도 확산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로열티는 크게 매출의 일정비율로 내는 정률 로열티와 매월 일정액을 납부하는 정액 로열티로 나뉜다. 프랜차이즈 산업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외식업 분야에서 정률 로열티를 도입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문제다.

도소매업종과 달리 외식업 분야는 완제품을 납품받아 그대로 판매하는 것이 아니고 가맹점에서 직접 제조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최종 상품이 판매되는 과정을 철저하게 관리하기가 매우 어렵다.

실제로 적지 않은 가맹본부들이 정률 로열티제도로 전환을 시도했지만 오랜 관행을 바꾸기도 어렵고, 시스템 구축 및 관리에 지나치게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점과 가맹점사업자들이 반기지 않는 등 많은 애로사항으로 지지부진한 상태다.

지난해 협회와 함께 가맹점주협의회와 상생협약을 맺은 7번가피자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성공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그럼에도 정률 로열티 방식 사업 모델의 확산을 위해 협회 주관 신규 CEO 교육과정 등에서 적극적으로 로열티 제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 등 해외 선진국들이 시행하고 있는 글로벌 스탠더드이자 프랜차이즈의 본질이나 다름없는 로열티 제도를 더욱 많은 가맹본부들이 도입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해 나가겠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차액가맹금제도 시행 통해 신뢰회복의 계기 마련’

△올해부터 차액가맹금 관련 제도가 시행됐다
“기본적으로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본다. 미국의 경우에도 1970년대에 닥친 프랜차이즈  산업 갈등과 위기를 10년 만에 극복했다.
이때 정보공개서와 구매협동조합 등이 큰 역할을 했다. 우리의 경우에도 정보공개서에 이어 차액가맹금 관련 제도를 도입하면서 구매협동조합,  로열티 등 산적한 과제를 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프랜차이즈 산업은 기본적으로 본사의 노하우와 가맹점주의 소자본이 결합해 윈윈하는 구조의 공동운명체가 돼야 한다. 하지만 유통마진을 중심으로 가맹본부가 운영되면 극단적인 경우 본사는 유통마진만 챙기고 가맹점의 수익에는 신경 쓰지 않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차액가맹금 관련 제도를 통해 이런 상황을 바로 잡고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간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로열티제도가 왜 중요한가?
“미국 버거킹은 구매협동조합이 결성된 후 점주의 수익이 늘면서 장사에 대한 의욕도 높아져 가맹점의 매출이 올랐다. 자연스레 출점이 많아지고 전체 매출이 늘어나는 선순환구조가 만들어졌다. 로열티제도가 이를 가능케 하는 본사와 점주간의 윈윈구조를 만들었다.

차액가맹금 제도가 잘 시행되기 위해 로열티가 필요하다는 부분에 당연히 동의하고 공감한다. 이전에 과도하게 수익을 추구하는 가맹본부의 사례가 있었던 것도 사실인 만큼 합리적인 수익배분구조가 필요하다. 정액제냐 정률제냐 보다는 당사자간의 협의를 통해 상황에 맞게 시행해야 한다고 본다. 매출 구간을 설정하고 해당 구간별로 차이를 둔 정액 로열티제도를 운영하는 등의 다양한 방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바람직한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모델이 나오는 것이 중요하다. 차액가맹금 제도가 안착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로열티 구조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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