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사장의 고민… 올려? 내려?
청년 사장의 고민… 올려? 내려?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9.02.1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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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경시론] 김철원 한국방송대 관광학과 교수·외식테라피연구소장

서울 종로통에 자주 가는 국숫집이 하나 있다. 유동인구가 많기로 소문이 자자한 동네라서 크고 작은 음식점과 카페 등 상가가 밀집한 곳이다. 그런 상권 안쪽에 제법 큰 공간으로 건물 1층에 위치한 이 국숫집은 원래 간편한 일식 메뉴로 점심 시간대에 많은 직장인과 학생들이 꾸준히 이용하던 곳이었다. 국숫집으로 바뀐 뒤 가게 입간판을 보고 엄청나게 싼 가격의 메뉴를 파는 곳임을 알게 됐고 새로운 가게에 대한 호기심까지 발동해 어느 날 찾아가게 됐다.

새로운 국숫집은 예전의 캐주얼 일식집과는 다르게 초저가 메뉴를 내세운 곳이라 그런지 셀프서비스 방식으로 돼 있었다. 손님이 자동판매기에서 발권과 결제를 직접하고 음식도 받고 식사 후에는 반납까지 한다. 주방에는 국수를 삶고 다른 메뉴를 조리하는 직원 두 명과 사장으로 보이는 청년 한 명이 분주해 보였다. 그 바쁜 와중에도 들어오는 손님과 나가는 손님에게 일일이 인사를 건네는 자세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 후로 가끔 찾다 보니 어느새 청년 사장과 친해졌다. 그는 처음으로 가게를 개점하면서 수많은 시행착오와 기대 이하의 매출실적을 겪다 보니 처음에 가졌던 희망보단 좌절이 더욱 크게 다가왔다고 했다. 이 사업을 계속해야 하는지에 대한 회의마저 들면서 급기야 건강에도 이상 신호가 왔다고. 청년창업이나 스타트업과 같은 희망적인 뉴스와는 달리 현실에선 수많은 어려움이 우리 젊은이들의 발목을 잡고 있구나 하는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그렇게 힘든 시기를 겪어내고 있는 청년 사장이 안쓰럽기도 하고 조만간 가게 문을 닫을지도 모르겠단 안타까움 속에 오랜만에 다시 국숫집을 찾았다. 2년을 넘겨 새해를 맞으며 최근 초저가 메뉴 가격이 20% 가까이 인상됐다. 처음부터 워낙 싼 가격을 책정해서 과연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지만 결국 2년이 채 되지 않아 계속 오르는 재료비와 임대료에 대한 부담을 떨쳐버리기엔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 가격이 오르고 과연 매상이 얼마나 올랐을까도 궁금했지만 얼마 전 들른 그곳에서 청년 사장은 메뉴 가격을 올렸는데 실제로 손님이 줄어 전체 매출은 더 떨어졌다며 ‘다시 원래대로 가격을 내릴까요?’ 하며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고민하는 청년 사장에게 가격(price) 대신 가치(value)에 대해 생각해 보라는 숙제를 주었다. 계산기 두드리듯 가격이라는 숫자를 가지고 고민하다 보면 결국에는 손님이 줄어드는 부작용을 경험하게 된다. 사업을 주도하는 사장은 매출과 손익에 연연하며 고민해선 안 된다. 자기 사업의 ‘가치’를 올리는 데에 주력해야 한다. 초저가의 메뉴라고 해서 가장 낮은 가치를 제공한다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가격은 사업의 경영전략을 단지 숫자로 표현한 것이다. 비싼 가격이라고 가치가 높고, 싸다고 가치가 낮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모든 제품의 가치는 모두 최고가 돼야 한다.

초저가메뉴를 통해 특정 상권에서 포지셔닝을 열심히 해 놓고서 가격을 올려 매출과 손익을 올리려는 얕은꾀를 부리면 자칫 포지셔닝 전략도 무너져 더는 손님들이 찾고 싶은 명분이 사라지는 것이다. 오히려 초저가 메뉴에 가치를 더해 포지셔닝 전략을 강화하고, 시장 주도권이 형성되면 경쟁력 있는 후속 메뉴를 개발해 가치를 높이는 노력에 집중하는 것이 해법이다. 경험은 미숙하지만 열정과 패기만으로 내일에 도전하는 청년 사장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
“인생과 사업 모두 가치만이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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