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체감물가 격차 커져... 외식비 인상 원인
소비자물가·체감물가 격차 커져... 외식비 인상 원인
  • 윤선용 기자
  • 승인 2019.02.22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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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김밥·냉면·비빔밥 가격 1년 새 8% 올라
맥도날드·써브웨이·파스쿠찌 인상행렬 동참
“손님 없어도 가격 올릴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
※물가인식은?  일반인들의 체감물가 수준을 엿볼 수 있는 지표로 한국은행의 소비자동향조사에 의해 조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로 안정적이라는 정부 발표와 달리 실제 체감하는 물가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연말부터 계속된 외식비용 인상이 이 같은 괴리를 더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기대비 0.8% 오르는 데 그친 반면 한국은행의 물가인식(지난 1년간 소비자들이 인식한 물가 상승률 수준)은 2.4%로 조사됐다. 체감물가와 소비자물가 사이의 격차가 1.6%p로 지난해 1월 1.7%p를 기록한 이후 가장 많이 벌어졌다.

이런 격차는 국제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하락세를 보인 소비자물가와 달리 물가인식은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체감 물가와 소비자 물가 간 격차에 대해 “통계청이 조사하는 소비자물가는 460개 품목을 대상으로 조사하지만 실제 소비자들이 자주 구매하면서 물가를 체감하는 품목은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체감물가를 주도하는 외식비, 농산물, 교통비 등의 인상에 대해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덧붙였다.

올 들어 소비자 물가와 체감 물가 사이의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연말부터 계속된 외식물가 인상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지역에서 김밥, 냉면, 비빔밥 가격이 전년동기 대비 8%가량 상승하는 등 해당기간 8개 주요 외식 메뉴 가운데 7개 가격이 올랐다.

올 1월 서울 지역의 김밥 한 줄 가격은 평균 2369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1%(177원) 올랐다. 냉면이 8846원으로 8.0%(654원), 비빔밥 8731원으로 7.6%(616원) 등의 순으로 1년 새 가파른 가격 인상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김치찌개(5.8%), 삼겹살(4.0%), 칼국수(2.9%), 삼계탕(1.9%) 순으로 가격이 올랐다.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 역시 업종을 가리지 않고 가격 인상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지난달 12일부터 베이컨토마토디럭스·크리스피 오리엔탈 치킨버거 등 일부 제품의 가격을 올렸다. 평균 가격 인상률은 2.41%로 약 100~200원 인상했다. 가격인상 대상 품목은 버거 6종, 아침 메뉴 5종, 사이드 및 디저트 5종, 음료 2종, 해피밀 5종 등 총 23개 메뉴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이번 가격 조정은 각종 제반 비용이 상승하는 가운데 소비자에게 최상의 맛과 품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내린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써브웨이는 지난달부터 미트볼과 스테이크앤치즈·터키베이컨아보카도 등 일부 샌드위치와 파티플래터, 더블업 토핑 메뉴의 가격을 100~300원 올렸다.
써브웨이 관계자는 “식재료비와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의 상승에 따라 불가피하게 가격 조정을 진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지난달 21일에는 SPC가 운영하는 파스쿠찌가 일부 커피 메뉴 가격을 평균 7.1% 인상한다고 밝혔다. 인상 품목은 파스쿠찌 전체 음료 44종 중 9종으로 ‘아메리카노’는 레귤러 사이즈 기준 4천 원에서 4300원으로, ‘카페라떼’는 4500원에서 4800원으로 인상된다. 콜드브루 커피류와 차류, 기타음료 등 나머지 제품은 가격을 동결했다.
파스쿠찌 관계자는 “임차료와 원부자재, 인건비 등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가맹점 수익성이 악화돼 불가피하게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며 “앞으로 더 나은 서비스와 높은 품질의 제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식업계에서는 이런 가격 인상 흐름이 올해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등 외부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가운데 계속된 수익성 악화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가격인상 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하는 외식산업경기지수가 지난해 4분기 64.20을 기록하며 메르스 사태로 외식업계가 얼어붙었던 지난 2015년 2분기 61.19 다음으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메르스가 유래를 찾기 힘든 단기 악재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외식업계의 상황의 심각성을 잘 알 수 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임대료, 식자재 등 모든 비용이 동반 상승하는 가운데 소비는 침체되고 그 나마 있는 소비도 편의점에 뺏기고 HMR 등에 넘겨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때 까지는 가격 인상 외에는 뾰족한 대안을 찾기 힘든 것이지 불황에 가격을 올리고 싶은 외식업체가 어디 있겠냐”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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