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높여 ‘손에 손잡고’ 노래하는 날
소리높여 ‘손에 손잡고’ 노래하는 날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9.03.04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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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우양재단 이사장·(전)전주대 문화관광대학장 최종문

많이 변했다. 참 많이 변했고 너무 많이 변했다. 10년이면 변한다는 ‘강江’과 ‘산山’ 이야기가 아니다. 절대 믿을 수 없다는 세상인심 이야기도 아니다.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적극 참가와 판문점 군사분계선 위에서 이루어진 우리 대통령과 북한 국방위원장의 첫 만남을 계기로 급속도로 진행된 근본적 남북관계 개선의 ‘전광電光’같은 전개와 ‘석화石火’같은, 그래서 ‘전광석화’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빠른 속도로 만들어진 갖가지 성과물 이야기다.

하지만 우리 내부를 들여다보면 사정이 썩 달라진다. 필자 개인 견해로는 정부 여당의 적폐청산 강공드라이브와 갖가지 개혁정책을 둘러싼 대립과 갈등이 피로감을 넘어 구조화 고착화의 조짐마저 보이니 내부통합을 위한 정치적 대타협이 매우 시급하단 생각이다.

실제로 다양한 의견의 존재, 그리고 선의의 대립과 갈등은 건강한 민주사회의 귀중한 자산이요 가장 강력한 추진동력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마저 원만한 소통이 이루어지고 소통의 법도와 윤리가 제대로 돼 있는 경우에 한한다. 이성보단 감성, 대화보단 행동, 그리고 오직 준엄한 논고와 단죄만이 횡행하는 역사 공간에 정의와 진리는 발붙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내부통합을 위한 통 큰 정치적 결단, 특히 정부 여당의 희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그를 위한 적극적?획기적 시도는 별로 보이지 않아 답답하다. 일부 또는 간혹 통합노력이 있다고 해도 치열함이 없고 진정성이 부족해서 건성건성 대충 마무리 짓는 요식행위나 통과의례로 끝나는 게 십상이다. 이러다가 남북관계의 대 진전이 이뤄지는 대신 대한민국 내부 갈등과 분열의 구조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게 아닌가 하는 필자 나름의 걱정이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요즘 필자 입에선 툭하면 30년 전 88서울올림픽 공식 주제곡인 ‘손에 손잡고Hand in Hand’의 멜로디와 가사가 맴돌곤 하는 데 혹시 이 음악이 대통합의 도구로 쓰일 수도 있단 필자 나름의 기대감 표출이 아닐는지. 이 음악은 지난해 평창올림픽 개막행사에서 선수 입장 음악이었던 대중음악 메들리 13곡 가운데 하나였다.

실은 1988 서울 올림픽의 공식 주제곡으로 모두 1700만 장의 싱글 판매량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올림픽 찬가’처럼 개막식 축하 음악으로서의 품격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명곡임에도 개막행사에서 마치 시중 노래방의 흘러간 옛 노래 메들리 곡 중 하나쯤으로 취급된 듯해서 살짝 섭섭했던 기억이 여태 생생하다.

평화 갈증과 분단의 아픔, 그리고 격심한 내부분열과 갈등을 겪고 있는 우리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 그리고 도전의 꿈을 북돋아 주는 가사가 단순하면서도 감동적인 멜로디와 세련되고 흥겨운 리듬에 실려 즐겁고 신명나게 펼쳐지는 노래다. 영문과 한글 중 한글 가사를 소개하며 광화문광장이나 국회 근처 여의도 공원에서 우리 모두 다 함께 소리 높여 노래하는 날이 어서 오기를 기대한다면 너무 순진하고 낭만적인 소망일까?

‘하늘 높이 솟는 불 우리의 가슴 고동치게 하네 이제 모두 다 일어나 영원히 함께 살아가야 할 길 나서자/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 우리 사는 세상 더욱 살기 좋도록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 서로서로 사랑하는 한마음 되자 손잡고/ 어디서나 언제나 우리의 가슴 불타게 하자/ 하늘 향해 팔 벌려 고요한 아침 밝혀주는 평화 누리자/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 우리 사는 세상 더욱 살기 좋도록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 서로서로 사랑하는 한마음 되자 손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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