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으로 원하는 것
진정으로 원하는 것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9.03.05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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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경시론] win-win노사관계연구소 소장·법학박사·공인노무사·한경대 겸임 교수 윤광희

오늘날 우리 사회는 사회 구성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저소득층 소득을 높이기 위해 최저임금을 과도하게 인상했는데 지난달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8년 4분기 소득격차가 역대 최악으로 벌어지며 저소득층 국민들이 오히려 빈곤의 구렁텅이로 떨어졌단 것을 알 수 있다. 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 월평균 소득은 123만6천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7% 감소했다. 세금과 사회보험료 등 공과금을 공제한 가처분 소득은 98만8200원으로 24만 원 줄어 2011년 이후 처음으로 100만 원도 되지 않는 불행한 일이 발생했다.

특히 근로소득은 최저소득층인 1분위 가구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36.8%나 줄어 할 말을 잃게 하고 있다. 이는 지난 2년 동안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임시·일용직 일자리가 대거 사라지면서 저소득층이 그 고통을 그대로 맞고 있단 것을 의미한다. 1분위 가구 중 무직(無職) 가구 비중은 전년 43.6%에서 지난해 55.7%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1분위의 가구당 취업 가구원 수는 0.8명에서 0.64명으로 하락했다. 반면 소득 최상위 계층인 5분위는 월 소득 932만4300원으로 전년 대비 10.4% 증가했다. 5분위 소득이 두 자릿수 증가한 것 또한 통계 작성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저소득층을 위한 소득주도 성장 정책은 현실적으론 거꾸로 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소득주도 성장으로 저소득층 소득을 견인해서 다 잘사는 사회를 표방한 정부 정책이 왜 저소득층에게 더 큰 고통을 안기는 결과를 낳았을까? 여기엔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충족시키는 정책보단 사업주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거나 저소득층을 무조건 감싸고 보자는 감정이 정책에 작용해서 일어난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정책이 현실적인 상황을 잘 고려하지 않고 이념적인 진영 논리에 빠져서 현실은 영 다른 방향으로 결과를 낳았다고 본다.

윈윈 협상을 제창한 미국 하버드 대학의 로저피셔(Roger Fisher)교수와 윌리엄 유리(William Ury) 교수는 입장에 근거한 거래를 하지 말고 상대방이 진정으로 원하는 이해관계를 충족시키는 협상을 하라고 주장했다. 사업주가 부도덕하다고 판단해 이에 대응하는 정책을 실행할 것이 아니라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가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근로자들을 고용하는 방안을 함께 고민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은 대기업 고소득 근로자에게 또 다른 임금 인상 효과를 가져왔고 저소득층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열악한 중소 영세사업장은 근로자를 고용할 수 없게 돼 실직자는 늘고 일자리는 더 줄어들게 된 것이다.

인간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충족시키기 위한 지혜가 필요하다. 부모로서 자식에게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는 지혜가 부족할 때 오히려 손해가 되고 잘못된 길로 이끄는 경우가 있다. 자기 자신에게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는 것이 아니라 표면적이고 감각적인 것을 찾다가 건강과 신세를 망치는 것이다.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합리적 이성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할 때에 알 수 있다. 회사나 사업주를 미워하는 감정을 가질 것이 아니라 함께 현실의 문제를 풀어가는 당사자로서 존중하고 진정으로 사업주와 근로자가 원하는 것을 충족시키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알아내기 위해선 우선 감정을 배제해야 한다. 무조건 미워하거나 감싸는 감정에서 벗어나야 한다. 표면적인 이익을 주기보단 진정으로 이익이 되는 길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알아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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