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유의 맛과 특징을 살려 나가자
우리 고유의 맛과 특징을 살려 나가자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9.03.19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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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경시론]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대한발효식문화포럼 회장 권대영

식당에서 음식을 사 먹을 때 우선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이 맛이다. 우리 조상 대대로 지금까지 음식을 만들 때 가장 고민하고 정성 들이는 부분이 맛이다. 그만큼 ‘맛’은 중요하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맛에 대해 연구하는 사람을 대접하는 경우는 드물다.

우리 음식에는 고유의 맛이 있다. 우리나라가 산업화하기 전까지 그 맛은 유지 됐다. 아마 그 맛들은 지금과 같이 달콤하지 않았다. 특히 김치와 같은 전통 발효식품의 맛은 달지 않고 독특해 이방인이 접근하기에 힘들었을 것이다.

우리나라 전통의 맛이 이렇게 다양함에도 산업화 시대에 우리는 전통식품의 맛도 단순화하고 표준화, 통일화하려 했다. 미국의 식품산업을 따라하고 대량 생산과 가격경쟁이 살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한 맛과 낮은 가격만이 전부가 아니다. 배고픔을 해결하는 것만이 아니라 건강과 외식, 맛 기행과 관광 등에 의해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럽에서는 개스트로노미(gastronomy, 미식)에 대해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수백 종 와인은 각각 고유의 맛이 존재하고 맛의 표현이 존재한다. 소비자들은 각자 취향에 맞는 와인을 고르면서 품격을 누리기도 한다. 이렇게 고유의 맛은 소비자에게 친근해지고 제품의 품격을 올리는 데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그러면 우리나라 고유의 맛은 어떤 것이 있으며 어떻게 살려 나갈 것인가? 우리 고유의 맛을 크게 요약하면 ‘간’, ‘시원한 맛’, 그리고 바로 ‘그 맛’이다. 이런 전통의 맛을 살려 나가는 연구가 필요하다.

우리 조상들은 ‘음식이 맛있다’, ‘맛없다’를 ‘간이 맞다’, ‘간이 안 맞다’로 표현했다. 한국의 어머니들은 국이나 탕, 나물 등을 만들 때 항상 보는 것이 간이었다. 이때 간을 맞추는 데 쓰이는 것이 소금과 간장이다. 서양에서는 ‘음식이 맛있다’는 표현은 ‘달다(Sweety)’라고 하지만 한국에서는 음식을 만들고 간이 맞으면 맛있고 간이 맞지 않으면 맛이 없다고 했다.

시원한 맛은 우리의 혀로 느끼는 맛이 아닌 몸(장)에서 느끼는 맛이다. 우리가 어떤 음식을 먹을 때 위와 장 내에서 작용을 활발하게 해 에너지와 기가 살아나는 매우 중요한 우리의 맛이다. 이러한 좋은 말이 있음에도 굳이 5미로만 표현하려는 것은 우리 음식의 무한한 가치를 억누르는 것이다. 시원하다는 말은 온도 감각적인 의미는 거의 없고 심사적, 감각적, 건강적 의미가 더 강하다.

더 나아가서 중요한 우리 음식 맛이 바로 그 맛이다. 된장국과 같이 어머니가 해주신 엄마 손맛이 될 수도 있고, 김치가 발효되었을 때 깊은 그 맛, 발효 홍어를 먹었을 때 톡 쏘는 그 맛이 해당한다. 이외 향긋한 맛, 그윽한 맛, 깔끔한 맛, 고소한 맛 등 우리나라에는 바로 그 맛을 표현하는 맛에 대한 표현이 수십 가지가 된다.

우리 음식을 세계에 알리려면 서양이나 중국에서 빌려온 맛을 연구할 게 아니라 우리 고유의 맛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이러한 맛에 대한 고유의 표현을 무시하고서는 전통 음식의 발전은 없다. 한국인의 맛에 대해 연구하지 않고 이에 대한 투자도 이뤄지지 않고 있단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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