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외식사업 줄줄이 적자 행진
대기업 외식사업 줄줄이 적자 행진
  • 박선정 기자
  • 승인 2019.03.26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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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신세계, 롯데, 이랜드 등 외식업 적자 고민
외식 시장 위축으로 사업성 악화 장기화 조짐

국내 대기업들의 외식사업이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면서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그동안 해외 외식브랜드를 들여와 선진 외식문화를 선보인데 이어 국내 외식브랜드로 해외에 진출해 글로벌 시장개척에 앞장섰던 대기업 외식사업이 최근 매각, 구조조정, 철수 등으로 어수선하다. 외식시장의 위축과 소비자의 트렌드 변화로 해결책 마련이 쉽지 않은 가운데 이 같은 부진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대기업들이 진입장벽이 낮은 외식사업에 편승했지만 자본 위주의 사업방식과 일률적인 맛이 소비자의 외면을 받으면서 사업성을 악화시킨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수익성 악화… 헤어나올 수 없는 부진의 늪

국내 대기업 중 가장 많은 외식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CJ푸드빌은 지난 1월 매각설로 곤욕을 치뤘다. 매각설은 푸드빌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놓으며 해프닝으로 일단락됐지만 푸드빌의 외식사업 수익성 악화는 현재진행형이다. 2015년 41억원, 2016년 23억원, 2017년 3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최근 5년 사이 최고인 300억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푸드빌의 대표 브랜드 빕스는 2017년 81개에서 지난해 61개로 줄었으며, 계절밥상도 같은 기간 54개에서 29개로 매장수가 줄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매출액 1조2786억원, 영업이익 273억원, 당기순이익 85억원을 기록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2017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은 1조2075억원에서 711억원(5.8%)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8.2%(25억원), 58.7%(121억원) 감소했다. 단체급식 물량감소와 함께 스무디킹과 올반, 데블스도어 등 외식사업부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자로 올반 광교점과 죽전점이 영업을 종료했고, 오는 31일 서수원점이 문을 닫는다. 

이랜드파크는 효자 노릇을 했던 애슐리와 자연별곡의 매장수가 급격히 줄면서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해 애슐리와 자연별곡은 각각 18개, 3개 점포가 폐점됐다. 이랜드파크는 2014년 9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2015년 185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한 뒤 2016년과 2017년 각각 130억원과 177억원의 적자를 봤다. 지난해는 190억원으로 흑자전환 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는 그룹사 차원에서의 자금지원 덕이다. 

롯데GRS는 롯데리아, 엔제리너스의 성장이 주춤하면서 2017년 연결기준으로 매출이 전년 대비 3.1% 줄어든 1조896억 원,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해 76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롯데GRS 매출에 상당부분을 책임지던 엔제리너스는 2016년 843개, 2017년 749개 지난해 670개로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해외사업 부진도 ‘실적 부진’ 한 몫

자본과 정보, 우수한 인력뿐만 아니라 자체 식자재 공급 물류망을 보유한 대기업의 외식 사업 악화 원인은 무엇일까? 

업계는 대기업 외식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피로도가 높아진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빕스, 애슐리, TGI 등 고급 패밀리레스토랑이 지면서 한식뷔페가 고객에게 선택을 받았다. CJ푸드빌의 ‘계절밥상’, 이랜드의 ‘자연별곡’ 신세계푸드의 ‘올반’ 등 신선하고 건강한 맛의 한식을 테마로 한 한식뷔페 브랜드가 생겨났다. 론칭 초창기 확장세가 눈에 띄었지만 차별성 없는 분위기와 비슷한 메뉴 구성이 소비자의 외면을 받았다. 최근 한식뷔페는 패밀리레스토랑의 전철을 그대로 밟으며 폐점이 속출하고 있다. 

소규모 개인음식점의 인기도 영향을 미쳤다. 독특하고 새로운 맛을 찾는 소비가 늘면서 개인음식점은 대량 생산, 대량 조리를 하는 일률적인 맛의 대기업 브랜드와 확연한 차이점을 보였다. 

자본력으로 티비, 신문광고 등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린 대기업과 달리 SNS, 배달앱 등 홍보채널이 다양화 되면서 개인 영세업자도 적은 투자로 쉬운 홍보가 가능해졌다. 또한 소비패턴의 변화로 편의점 도시락, HMR 제품이 주목을 받으면서 매장을 찾는 고객도 현저히 줄었다. 

해외사업 부진도 한몫했다. CJ푸드빌은 지난해 11월 일본시장에서 9년만에 법인을 정리하며 철수했고, 최근 중국에서의 빕스 사업을 종료했다. 이랜드도 지난해 중국 상하이에서 운영하던 ‘자연별곡&애슐리’를 폐점하고 커피빈 사업을 중단하는 등 중국에서 외식사업을 철수했다. 롯데GRS도 적자가 계속 되던 중국사업을 11년만에 접었다.

대기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도 발목을 잡았다. 매장이 한창 확장되던 2016년 한식뷔페가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신규출점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노력없는 사업방식 반성해야

대기업들은 구조조정과 계열사 이동, 합병 등 외식사업의 실질적인 수익개선을 위한 살아남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외식시장의 전반적인 위축과 장기화 조짐으로 반전을 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대기업은 해외브랜드 서치 후 국내 도입하거나, 성장 가능성이 있는 개인 외식브랜드를 싼값에 사서 프랜차이즈화 하거나, 인기를 끌고 있는 콘셉트을 그대로 따라하는 형편없는 사업운영 방식을 보였다”며 “반성을 통해 소비자의 외면을 받고 있는 이유를 명확히 분석하고 몸집 줄이기를 하지 않는 이상 예전 수준의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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