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줄여야 산다’… 운영비 절감 ‘사활’
외식업계 ‘줄여야 산다’… 운영비 절감 ‘사활’
  • 신이준 기자
  • 승인 2019.04.23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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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크기 줄이고 2층으로… 배달형 오픈 늘어

외식업체들이 자체적인 절감을 통해 불황 속 돌파구를 찾고 있다. 장기적인 소비 심리 위축으로 외식 수요는 줄고 있는 반면 운영비 부담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매출 올리기’보다 ‘나가는 돈 잡기’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외식업소들은 음식의 품질과 직결되는 식재값은 차치하고 운영비에서 가장 큰 부분인 인건비와 임대료 줄이기에 안감힘을 쓰고 있다.

매장 크기 줄이고, 배달형 창업 늘어

광주광역시 신용동에서 돈까스전문점을 운영하는 A씨는 가맹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에 맞춰 매장 이전을 고민하고 있다. 현재 4인 테이블 7개를 놓은 100m²(약 30평)의 매장 크기를 줄여 배달과 테이크아웃전문점으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A씨는 “지금 매장은 월세 130만원 정도지만 이를 반으로 줄이면 60만원으로 매장을 운영할 수 있다고 예상된다”며 “고정비용을 줄이고 전단지와 배달앱을 활용해 배달 수요를 늘리는 것이 경영 효율화 측면에서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S족발 프랜차이즈는 최근 배달형 매장의 가맹계약 건수가 증가했다. 1인 가구 증가와 배달을 이용 고객이 늘면서 홀 운영을 기피하는 예비창업자의 가맹상담이 많아 배달형 창업 매뉴얼을 따로 기획했다. 매장 입지도 메인상권이 아닌 이면도로 쪽으로 빠지면서 초기 창업비용이 크게 줄었다. 배달전문점 창업은 2층에서도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양한 연령층의 창업자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S족발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배달형 창업을 새롭게 신설하면서 인테리어 비용과 의탁자 및 홀 집기 비용이 들지 않아 기존보다 반값정도에 매장을 오픈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배달이 운영면에서도 유리한 점이 많아 적극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음식점 사업장 임차 비중 79.9%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18 외식업 경영실태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업체 중 사업장을 빌려 쓰고 있는 비중은 85.5%로 집계됐다. 일반음식점의 사업장 임차 비중은 79.9%로 일식(96.6%)과 기타 외국식(94.9%)이 중식(78.6%)과 한식(78.8%)에 비해 높았다. 일반음식점 외 업종의 임차비중은 평균 91.6%로 더 높았다. 주점업(95.9%)과 피자ㆍ햄버거ㆍ샌드위치 및 유사 음식점업(94.3%), 제과점(92.6%) 등의 사업장 임차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임대료에 대한 부담은 자본력이 있는 대형 프랜차이즈기업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 직영점인 서울대입구점, 서강대점이 임대료 부담으로 최근 폐점을 알렸고, CJ푸드빌의 계절밥상도 남산타워점과 부산롯데서면점이 문을 닫으면서 높은 임대료에 따른 수익구조 개선을 폐점 이유로 꼽았다.   

외식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방송인 홍석천 씨도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이태원 음식점 두곳을 잇따라 폐점하면서 SNS를 통해 과도한 월세 인상으로 운영을 하기 힘들다며 임대료 문제를 꼬집은 바 있다.

인건비 줄이기 위한 ‘자동화’ 해법 될까?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지난해보다 30% 이상 오른 인건비도 외식업소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18년 프랜차이즈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맹점 매장 운영 시 애로사항으로 인건비 가중(22.9%)을 첫 번째로 꼽았다. 

인건비 최소화를 위해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프랜차이즈기업들은 ‘자동화’를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롯데리아는 1350개 매장 중 65%에 이르는 매장에 키오스크(무인결제기)를 도입했다. 맥도날드 역시 전체 420여개 매장 가운데 250여곳이 키오스크를 쓰고 있다. KFC의 경우 지난해 업계 최초로 전 매장(야구장, 스키장 등 주요매장 제외)에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전국에 170여개 직영·가맹점을 운영 중인 얌샘김밥은 김밥전문점 최초로 김밥자동화기계를 도입했다. 현재 30여개 매장에 사용 중이며 올해 60여개의 매장에 추가로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얌샘김밥에 따르면 무인 주문·결제기(키오스크)와 김밥제조기계 3종(라이스 시트기, 채소 절단기, 김밥 절단기) 도입 시 최대 1.5명에서 2명의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본아이에프는 죽 저어주는 장비 ‘본메이드기’를 개발했다. 지난 3월 프랜차이즈서울박람회를 통해공개한 본메이드기는 죽 조리시 눌러붙지 않게 계속 저어줘야 한다는 점에서 노동 강도를 낮춰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리 자동화 성능과 가격측면 ‘시기상조’

김찬석 본아이에프 창업전략연구소장은 “자동화는 인건비를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매장 운영 효율화를 통해 고객 서비스 개선이라는 효과도 거둘 수 있어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조리를 통해 음식을 서비스하는 외식업소에서 ‘조리 자동화’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비싼 자동화기기의 가격도 걸림돌이다. 국내 기업이 제작한 김밥자동화 기기 가격은 650만원선이며 수입산 일제는 1600만원대다. 

한 김밥전문점본사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 자동화기기를 검토하고 실제로 몇 군데 업체와 미팅을 진행했다”며 “자체 테스트 결과 밥알 눌림현상, 일정하지 못한 김밥 절단 단면 등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적은 마진이지만 인건비와 임대료를 줄여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할 수 있는 생계형 창업 쪽으로 가맹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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