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수 농림부 장관은 앞으로 식품외식산업 육성을 농업정책의 핵심으로 삼겠다고 천명했다.

박 장관은 11월 28일 농림부 대회의실에서 식품외식업계 대표자들과의 간담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농민의 영농행위나 농림부의 농업정책은 궁극적으로 좋은 식품을 생산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제하고 "지금까지 생산자 중심으로 추진돼온 농업정책의 방향을 농산물의 대량수요처인 식품외식산업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농업의 영역은 최초 단계인 종자에서부터 최종 단계인 식품 및 외식까지 포괄하는데 지금까지는 종자와 식품외식 분야를 소홀히 하고 중간 단계인 생산에만 신경을 쓴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는 최초 단계인 종자와 최종 단계인 식품외식 관련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특히 "정부의 정책이 힘을 가질려면 법에 근거해야 한다"면서 "원활한 정책 추진을 위해 내년 상반기에 식품산업육성법(가칭)을 만들고 식품관련 예산도 대폭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간담회에 참석한 식품과학회 박관화 회장이 "농림부가 식품안전처 신설을 계기로 식품산업을 육성하겠다고 하는데 만약 식품안전처 신설을 위한 정부조직법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더라도 산업육성 정책을 강력히 밀고 나갈 것이냐"는 질문에 박 장관은 "당연하다"고 말해 농림부의 식품외식산업 육성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농림부는 이날 간담회에서 보고를 통해 식품외식산업 육성을 위한 추진방향에 대해 현행 농업인 및 생산자 단체 위주의 정책대상을 식품외식 관련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포함해 확대하고, 정책범위를 전통가공식품에서 일반가공식품과 외식산업 등으로 확대하며, 생산시설조성 등의 투자에서 규격화, 정보화, 인증제도 등 사후관리 제도까지 확대하는 한편 생산자 단체 중심의 정책에서 탈피해 소비자 홍보 및 식품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외부환경 조성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또 농림부의 정책방향을 농식품정책, 농업정책, 농촌정책으로 분류하고 2004년 2월 수립해 추진중인 농업농촌종합대책에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히 해왔던 농식품 정책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농업 농촌기본법'을 '식품 농업 농촌기본법'으로 개정하고, 식품제조가공과 외식산업, 식재료산업 등 식품산업 전반을 포괄하는 '(가칭)식품산업육성법'을 제정해 식품산업 육성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9월에 마련한 식품산업 육성 종합대책을 바탕으로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범정부차원의 식품산업 중장기 발전 종합대책을 수립하는 한편 식품산업 육성업무 추진전담 T/F를 일시적으로 운영하고 중장기적으로 관련 조직과 인력 확충 등 업무추진체계를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농림부는 식품산업 육성 발전을 위한 의견수렴과 벤치마킹을 위해 12월 19~20일(1박2일) 식품산업 발전을 위한 혁신 워크숍을 개최하고, 식품업계 대표로 CJ(주) 김진수 대표이사를 12월 14일 일일 명예장관으로 위촉하며, 12월 4일부터 11일까지 10명으로 구성된 민관 공동 유럽 식품산업 선진지 시찰을 실시한다.

28일 농림부 장관과 식품외식업계 간담회에는 (사)한국음식업중앙회 고인식 회장, (사)한국식품공업협회 홍연탁 부회장, (사)한국조리사중앙회 강민수 회장, (사)대한영양사협회 손숙미 부회장, (사)신선편이농산물협회 이현송 회장, (사)한국식품과학회 박관화 회장, 농협중앙회 전인석 상무, 한국식품연구원 김성수 본부장, 연세대 양일선 교수, (주)제너시스 윤홍근 회장, 원앤원(주) 박천희 대표이사, (주)오뚜기 강신국 대표이사, (주)동원F&B 김해관 대표이사, (주)취영루 이양호 본부장, (주)파란내식품 성명례 대표이사 등 업계 및 학계 관계자 15명이 참석했으며, 농림부에서는 김영만 농산물유통국장과 장승진 식품산업과장이 참석했다.

김병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