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소외자를 위한 배려 아쉬워
디지털 소외자를 위한 배려 아쉬워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9.05.29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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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백석예술대학교 관광학부 교수 김맹진

환경은 식물이나 동물, 인간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산업활동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환경이라고 하면 자연과 생태환경을 떠올리기 쉽지만, 특히 산업을 둘러싼 환경요소는 경제, 사회, 문화, 정치, 법률, 기술, 글로벌 환경 등 매우 다양하다.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로 조성된 디지털환경이 외식산업과 외식소비자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식생활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외식산업은 다른 분야에 비해 기술적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생각됐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서비스의 활용이 일반화되면서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음식 배달 받는 서비스가 보급되면서 이러한 서비스를 도입하는 외식업소가 크게 늘고 있다. 소비자의 편의성과 경영자의 비용 절감효과가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는 패스트푸드는 물론이고 갈비탕, 설렁탕, 냉면, 국수, 김밥과 같은 한국 음식점에서도 키오스크 화면 터치 방식을 통해 음식을 주문해야 한다. 결제나 예약, 상담 과정에서 챗봇을 사용하기도 한다. 외식업소는 기존의 방식과 다른 서비스절차를 구축하고 외식소비자는 이에 맞는 소비행동을 해야만 한다.

이러한 디지털 외식문화를 만들어 내고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은 밀레니얼 세대, 혹은 디지털 네이티브로 지칭되는 1980년대 이후 태어난 20~30대 연령층이다. 이들은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하고 이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세대이다. 말이나 문자로 의사소통하는 것보다 영상이나 아이콘에 더 익숙하다.

정중하고 친절한 인사말로 손님을 맞이하고 호의적인 언어와 몸짓, 표정으로 의사소통하는 것을 오히려 불편해 한다. 음식점을 들어서면서부터 나올 때까지 음식점 직원과 나눠야 하는 감정 교류, 길게 줄을 서서 주문하는 풍경, 음식점 직원의 설명을 들으며 메뉴를 고르는 절차, 음식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지루함, 이런 풍경과 절차를 부담스러워하고 감정낭비로 생각한다. 

인터넷 커뮤니티 개설이 유행하던 2000년대 초에 학교 동창들끼리 운영하는 카페에 가입하지 않는 친구가 있었다. 그는 굳이 전화로 모임이나 행사 소식을 알려주기를 고집하며 “나는 인터넷보다는 입터넷이 더 좋아”라고 했던 말에 폭소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얼마 전 모임에서 그 친구는 “내 돈으로 밥 사먹기도 힘든 세상이야”라고 중얼거렸다. 키오스크 주문절차가 힘들다고 토로하는 말이다. 환경의 변화를 수용하지 못한 세대가 겪는 쓸쓸함이 묻어있다. 

50대 이상의 연령층은 청년시절 정치적 혼란기를 거치며 오늘날의 자유롭고 민주적인 사회를 이루는 데 기여한 세대이다. 이들은 거리에서 온몸으로 외치며 자기주장을 폈던 세대이기도 하다. 이들 중 다수가 디지털문화의 소용돌이에서 소외되고 있다.

시대의 급속한 변화, 특히 정보통신 기술이 가져오는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는 세대는 디지털 소외를 넘어 디지털 문맹자 집단으로 전락할지 모른다. 외식산업은 실버마켓 소비자들이기도 한 이들을 겉돌게 할 이유가 없다. 디지털 서비스 절차를 구축할 때 효율성과 비용절감 외에도 디지털문화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세대도 따라올 수 있게 하는 배려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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