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나라당 이군현 의원이 학교급식법 시행령 개정과 관련해 조리사 직무규정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김 부총리는 “조리사는 기능직이며, 기능직이라는 것은 비교적 단순 업무를 하는, 이를테면 벽돌공과 같은...”라고 말했다.
조리사는 기능직이 아니라 전문직이다. 비록 지방공무원법과 학교급식법에 의거해 고유 기능을 수행하는 ‘기능직 공무원’이기는 하지만 김 부총리가 보는 것처럼 벽돌공과 같은 단순 업무를 하는 기능직이 아니다. 특히 학교 조리사는 학교급식에서 학생과 교직원들에게 급식을 제공하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함으로써 그들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는 막중한 책임과 역할을 다 하고 있다. 나아가 전국의 조리사들은 정부의 ‘韓 브랜드’ 세계화 전략에 따라 한식을 세계화시키기 위한 국가의 원대한 목표를 성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그런데 미래 한국을 짊어지고 나갈 700만 명이 넘는 초중고 학생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의 직무를 규정함으로써 책임과 권한을 분명히 해주어야 할 교육 부총리가 조리사를 벽돌공에 비유하고 있다니 학교급식이 제대로 될 일이 만무하지 않은가. 김 부총리가 학교급식 현장에서 조리사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몰라도 한참 모르고 있다는 느낌이다.
교육인적자원부가 뭘 하는 곳인가. 그야말로 국가발전을 위한 인적자원을 개발하고 백년대계를 위한 교육정책을 담당하는 것이지 않은가. 다원화 된 사회에서 각양각색의 직업이 존재하며, 그러한 직업은 모두 필요에 의해서 생겨나는 것이며, 따라서 그 어떤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도 모두가 다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 중에는 벽돌공도 마찬가지다. 대학교수만 전문직이 아니라 각 분야에서는 각자가 모두 전문직이라는 의미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자기 직업에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자랑스럽게 일할 때 이 사회는 밝아지고 그래야 국가의 미래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국가의 인적자원을 개발해야 할 사람이 직업의 귀천을 구분하는 듯한 발언을 공개적으로 하고, 그로인해 관련자들에게 엄청난 정신적 상처를 주었다는 것은 공개사과와 자진사퇴는 물론 석고대죄를 해도 모자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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