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극복을 위한 창조적 변신
위기 극복을 위한 창조적 변신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9.07.03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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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문 우양재단 이사장 (전)전주대 문화관광대학장
최종문 우양재단 이사장 (전)전주대 문화관광대학장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더니 요즘의 식품외식업계가 딱 그 모양새다. 최근 수년간 업계 오너와 경영주들이 이런저런 일로 수난을 겪더니 국내 최대 외식업 단체의 수장인 제갈창균 한국외식업중앙회장이 국회의원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갈창균 회장은 ‘나에게 비례대표를 달라고 한 것이 아니라 중앙회 회원 중 유능한 사람이 많으니 비례대표 제도 취지를 살려 전문성 있는 사람을 모셔가 달라는 차원에서 한 말’로 해명했다는 것이다.(동아2019. 6. 20) 

필자는 그의 해명에 진정성이 있다고 믿는다. 이른바 단군 이래 최악·최장기라는 구조적 불경기에다가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과 근로시간의 대폭 단축으로 생존위협에 내몰린 수십만 회원사의 권익을 지켜내야 한다는 굳은 각오와 절실함이 진하게 묻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직의 수장으로서 품격과 준법 논란은 피할 수 없다는 아쉬움이 목젖에 걸린 생선 가시처럼 껠끄름하다. 필자 나름의 방법론으로 역경을 돌파한 음악가들의 삶속에서 보완적 리더십 대안을 찾아보는 이유다. 

필자가 같은 맥락으로 2년 전 본란에서 이미 헨델의 <메시아>를 소개한 것처럼(2017. 3. 27) 하이든과 그의 <천지창조>에서 창조적 변신의 전개 과정을 짚어 본다.

‘그는 막 공부를 시작한 초년생처럼 아무것도 알지 못했던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전기 작가 주세페 카르파니(1751~1825)가 1791년 5월, 런던 헨델 음악축제에서 헨델 음악에 문화적 충격에 빠진 하이든을 묘사한 글 중 일부다. 당시 레퍼토리는 오페라의 계속 실패로 오라토리오로 방향을 틀고 갈급한 심정으로 승부를 걸었던 헨델의 오라토리오 작품인 <메시아> 등 이었다.

하이든은 반주 딸린 드라마틱 레치타티보(敍唱, 연극 대사 같은 노래)와 다양한 독창 아리아, 장려한 합창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헨델음악에 압도됐다. 

실제로 하이든의 여느 작품들은 런던 시민의 뜨거운 환영과 옥스퍼드 박사학위를 받을 만큼 명작이었지만 유독 오라토리오만큼은 달랐다.

하이든의 변신 노력은 기존의 관현악 버전 <일곱 개의 마지막 말씀>을 헨델의 오라토리오 형 새 버전으로 바꾸고 같은 해 같은 달 초연된 <천지창조>로 절정을 이룬다.

구약성경 ‘창세기’를 기본 텍스트로 하고 존 밀턴의 ‘실낙원’을 참고해 만든 <천지창조>는 하이든의 아이디어로 영어와 독일어 둘 다 사용하는 최초의 작품이다.

대천사 가브리엘(소프라노)과 우리엘(테너)과 라파엘(베이스)의 반주 딸린 레치타티보와 아리아, 그리고 합창으로 묘사한 창조 6일 간의 대 서사시다. 엿새간의 나날을 장엄하게 그리고 감사의 마음을 송가에 담아 끝맺는다. 하이든의 작품 중 가장 개혁적이고 열광적이며 생생하고 현란한 색채감으로 가득하다. 서곡 1곡과 3부 34곡으로 편성돼 있다. 

나중에 하이든은 친구이자 전기 작가인 그리징거에게 이렇게 말했다. “난 천지창조를 쓰고 있을 때만큼 경건한 마음가짐이 된 적 없어. 매일 무릎 꿇고 이 작품이 성공적으로 결론지어질 때까지 밀고 나갈 힘을 달라고 하나님께 간청했지.”

1798년 4월 30일의 빈 초연 전날의 공개 리허설에서 빈의 청중들 모두가 감전된 듯 리허설이 수분간 중단됐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당시 상황을 목격했던 빈 주재 스웨덴 외교관 실버스토플의 증언으로 글을 마친다. ‘억지로 입을 다물고 있던 지휘자 하이든도 처음으로 빛이 터져 나오는 순간, 작곡가의 불타는 눈에서 섬광이 뿜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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