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얼얼한 맛에 중독되다 ‘마라 麻辣’
대륙의 얼얼한 맛에 중독되다 ‘마라 麻辣’
  • 최민지 기자
  • 승인 2019.07.3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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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천지방의 얼얼한 맛 ‘마라’가 식품·외식업계를 강타했다. 중국인의 유입이 많은 대림 차이나타운·건대 양꼬치거리에서 시작된 마라 붐은 마라 전문 프랜차이즈, 시천요리 전문점까지 이어졌고 외식업계, 편의점, 밀키트 시장에까지 침투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2017년 말부터 시작된 마라 열풍
특유의 향과 얼얼한 맛으로 사랑받고 있는 마라요리의 열풍은 2017년부터 시작됐다. 중국 동북 지역 대표 음식인 양꼬치 업소가 많았던 서울의 화양동, 대림동, 구로동 등지에 사천요리 전문점들이 생겨났고, 그 즈음 ‘양꼬치’ 간판이 ‘마라’ 간판으로 교체되기 시작했다. 베트남의 쌀국수가 꾸준히 사랑을 받고 대만의 길거리 음식과 디저트 열풍이 부는 등 에스닉 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본토의 얼얼한 맛을 느낄 수 있는 마라요리에도 자연스럽게 시선이 쏠렸다. (주)썬앳푸드가 운영하는 정통 사천요리 전문점 시추안하우스 관계자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퓨전 레시피보다는 현지 특유의 맛과 향을 살린 먹거리가 유행하고 있어 마라를 대하는 데 큰 거부감이 없다”고 말했다.
마라요리 인기는 국내 체류 중국인 수의 급증과도 연관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기준 서울 거주 전체 외국인은 27만5468명, 중국인은 18만6963명으로 외국인 3명 중 2명이 중국인인 셈이다. 중국인 밀집지역인 대림동, 건대입구역, 동작구와 중국인 유학생 비중이 높은 서울대학교, 성균관대학교, 건국대학교 주변으로 중국 본토 음식점이 늘어나는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마라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높아진 것은 2017년 10월 개봉된 영화 ‘범죄도시’에서 주인공 장첸(윤계상 분)이 마라룽샤를 맛있게 뜯어 먹는 장면이 화제가 되면서다. 배경이 된 대림중앙시장을 비롯한 마라 전문점이 성황을 이룬 것은 물론 2018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마라 전문 프랜차이즈와 개인 업소가 우후죽순 생겨났고 트렌드에 민감하고 도전을 좋아하는 2030 밀집지역인 홍대입구역, 연남동, 강남역, 가로수길, 이태원까지 마라의 인기가 퍼지기 시작했다.

전문 프랜차이즈부터 치킨·분식·주점 업계까지
마라요리가 인기를 얻으며 외식업계에서는 마라 전문 프랜차이즈가 업계 선두로 나섰다. 라화쿵부, 탕화쿵푸, 마라공방, 진화쿵푸마라탕, 홍리마라탕, 신룽푸마라탕 등 마라요리에 특화된 프랜차이즈가 증가하고 있으며, 단일 매장으로 운영하던 곳들도 마라의 인기에 힘입어 프랜차이즈화 되는 추세다.
치킨·분식 업계와 주점 프랜차이즈 업계도 마라 열풍에 동참했다. BBQ가 지난 2016년 출시한 마라 핫치킨은 최근까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으며, bhc는 얼마 전 튀김옷을 입힌 치킨에 꿀, 채소를 베이스로 향신료를 가미한 특제소스를 바른 마라칸치킨을 출시했다. 치킨매니아도 마라와 두반장을 활용해 향신료의 독특한 향과 매운맛을 내는 신제품 장첸치킨을 선보였다. 분식 프랜차이즈인 걸작떡볶이치킨과 스쿨푸드에서도 각각 마라떡볶이와 마라탕면을 출시했다.
주점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도 마라 메뉴가 대세다. 뉴욕야시장은 중국 대표 볶음 요리에 핑거스테이크가 어우러진 충칭마라스테이크를, 김작가의 이중생활에서는 각종 채소와 마라장을 넣고 자작하게 끓여낸 김작가네 마라전골을, 미술관은 지난해 겨울 시즌 신메뉴로 마라탕을 판매했다.

마라요리 대중화 가속… 편의점·밀키트 등 다양
대형마트나 편의점에서도 찾기 쉬울 만큼 마라의 대중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밀키트 판매 업체도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은 더욱 쉽게 마라요리를 접할 수 있게 됐다.
CU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CU 마라탕면을 출시해 약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5만 개를 돌파했으며, 이에 힘입어 올해 3월에는 ‘중국 마라 시리즈’를 출시했다. 미니스톱은 마라 소스를 넣은 순살 치킨인 마라치킨바를 선보였고, GS25는 만한대찬 마라우육면, 마라땅콩, 오징어는마라를좋아해를 판매 중이다. 
밀키트 시장도 마라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중식 전문 정지선 셰프와 협업해 전통 마라두부를 재현한 누룽지마라두부키트를 선보였으며, 푸드서플라이는 앙트레 쿠킹박스를 통해 마라감바스와 마라두부를 판매하고 있다. 마이셰프는 일본식 전골요리 밀푀유나베에 중국의 마라를 접목시킨 마라 밀푀유나베를. GS Fresh 심플리쿡에서는 해물짬뽕에 마라를 가미한 마라해물짬뽕을, 502테이블에서는 마라새우 밀키트를 1인용으로 구성해 혼술과 혼밥도 부담 없도록 했다.

마세권, 마덕 등 신조어 등장… 마라 열풍 지속
마라요리의 인기는 10년 넘게 이어져 오고 있는 매운맛 열풍과도 연결된다. 특히 최근에는 적당히 매운맛이 아니라 아드레날린이 솟구치고 온몸이 마비돼 혼미해지는 지경까지 이르는 극강의 매운맛을 즐기려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매운맛을 좋아하고 마라요리만 먹는 동호회가 생겨날 정도이며 ‘혈중 마라 농도(혈중 알코올 농도에 빗댄말)’, ‘마세권(마라 음식점 인근, 역세권에서 따온 말)’, ‘마라위크(마라요리를 먹는 주간)’, ‘마덕(마라 덕후)’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했다. 또한 매운맛에 도전하는 것을 일종의 미션으로 여기고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인증을 하는 사람들과 그걸 보며 쾌감과 성취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덩달아 마라요리의 수요도 증가한다는 평가다. 
베트남의 쌀국수와 일본의 라멘이 전문성있는 일상 음식이 된 것처럼 마라 역시 이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다. 기존의 메뉴에 마라를 접목시키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맛을 낼 수 있어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손꼽힌다. 샹라씨에 강정석 점장은 “면 년 전만 해도 한국에 일본 라멘집이 이렇게 많이 생길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은 현지의 맛을 그대로 재현해내는 라멘집도 많다”며 “마라의 열풍도 하나의 문화처럼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녀노소 마음을 빼앗는 빨간 맛 마라탕 ‘마라안스’

안양 범계역 마라탕 맛집으로 자리매김한 마라안스. 주요메뉴는 마라탕과 마라샹궈, 꿔바로우, 쇼좌빙, 해초 새우볶음밥, 바삭하게 구운 교자 등이다. 콜드 셀프바에 준비된 그릇과 집게를 이용해 취향껏 마라탕 또는 마라샹궈 재료를 담아 카운터에 보여주면 재료의 무게에 따라 가격이 책정되고, 조리대에 넘겨져 조리해 나온다. 매운 마라탕은 진한 사골육수를 베이스로 해 맛이 깊고 진하며, 마라샹궈는 다양한 재료들을 마라안스 특제 소스로 볶아 내는데 불 맛이 더해져 맥주와 찰떡 궁합을 이룬다. 매장 중간에 셀프바를 마련해 밥과 쨔사이, 볶은 땅콩을 비치해 두고 무한리필해 먹을 수 있도록 한 것도 마라안스가 사랑받는 이유다.


얼얼함과 매운맛의 완벽한 조화 ‘시추안하우스 Sichuan House’ 판교점

㈜썬앳푸드가 2009년 8월 오픈한 중국 사천요리 전문점인 스파이시 차이니스 퀴진. 대표적인 마라 메뉴는 소고기, 채소, 면, 매운 고추와 얼얼한 파가라(산초) 등을 넣고 끓여낸 사천식 소고기 전골인 비프 마라탕과 뼈째 튀긴 닭고기를 매운 고추와 파가라를 넣고 한 번 더 볶아낸 라즈지다. 특히 마라탕은 육두구, 화자오, 후추, 정향 등 매운맛을 내는 향신료와 사천요리의 핵심인 얼얼한 맛을 내는 파가라를 기본 베이스로 활용했으며 모든 요리는 얼얼함과 매운맛의 조절이 가능하다. 사천요리와 함께 중국 현지에서 직접 공수해 들여온 30여 가지의 중국 명주를 포함해 다양한 주류를 함께 맛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천지역 게요리·1인 마라탕 ‘샹라씨에 香辣蟹’

샹라씨에는 얼얼하고 매운향이 나는 게요리로 사천지역의 청두에서 많이 먹는 음식이다. 이곳의 대표메뉴인 샹라씨에는 껍질째 씹어 먹는 음식으로 껍질이 부드러운 제주도 황게를 생물로 받아 사용한다. 게를 손질한 뒤 기름에 한 번 튀긴 후에 알배추, 고추, 쪽파, 양파, 떡, 고구마 등을 넣고 맛기름에 볶는 것이 특징이다. 샹라씨에는 비닐장갑을 끼고 게를 들고 먹어야하는데, 이를 보완한 것이 바로 베이비 샹라씨에다. 지난 4월부터 판매되고 있는데 손가락만한 크기의 게를 사용, 먹기 편해 판매율이 높다. 이 두 가지 메뉴는 양념을 살짝 다르게 해 골라먹는 재미도 있다.


국내 최초 마라탕 프랜차이즈 ‘라화쿵부 辣火功夫건대점’

2009년 대림동의 중국요리 전문점 귀복루에서 출발한 라화쿵부. 인기메뉴는 마라탕과 샤오롱바오다. 마라탕은 40여 가지의 재료 중 원하는 것을 직접 선택할 수 있다. 마라탕의 가격은 100g당 1600원, 최소 주문 금액은 5000원 이상으로 양·소고기는 100g 3000원, 꼬치는 개당 1000원이다. 총 4단계로 맵기 조절이 가능하며 각 테이블마다 마자오와 고추기름장을 배치해 매운맛 추가가 가능하며 설탕과 흑식초도 별첨할 수 있다. 현지 고유의 맛을 유지하되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레시피를 조절해 한국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단계 담백한맛의 경우 마라요리 입문자들도 쉽게 먹을 수 있어 인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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