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원유시장의 움직임과 오일머니의 동향
세계 원유시장의 움직임과 오일머니의 동향
  • 관리자
  • 승인 2006.11.30 08: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이중근 박사
석유는 20세기이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이다. 석유 없이 움직여지는 산업이 없기 때문이다. 석유는 현대 산업에 있어서 혈액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석유자원이 우리나라에서는 한 방울도 나지 않는 것이 문제이다. 그런데 석유 가격은 최근 들어 급상승하고 있어서 석유자원이 없는 나라들에게는 큰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고 석유자원이 없는 나라들은 해외자원개발에 눈을 돌리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현실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장량을 가지고 있는 중동은 이미 선진국들이 대거 진출하여 상당 부분을 선점한 상태이다.

최근에 중국이라는 거대한 소비국가가 부상하면서 석유에 대한 수요와 공급에 균형이 깨어지기 시작하면서 원유가격은 더욱 불안해지는 양상이며 게다가 지정학적인 정치적 문제까지 합쳐지면서 불안이 가중되고 있어 가격의 불안정한 상태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원유가격의 고공행진은 우리나라 같은 원유수입국가에게는 큰 부담이지만 원유를 생산하여 수출하는 국가들에게는 오일머니가 그 만큼 더 생기는 부의 축적 과정이 된다. 최근 이렇게 쌓인 오일머니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새로운 경제적인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집트 카이로 시내의 다국적 상업국제은행(CIB) 본점은 요즘 발 디딜 틈이 없다고 한다. 새로운 '펀드'에 가입하려는 사람들이 투자 상담을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출시한 '이스티스마르 펀드'의 수익률이 지난 4개월 간 9%나 상승하여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주요 산유국도 아니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300 달러인 이집트에서 일고 있는 오일 머니 붐의 모습이다. 올해에만 이집트에선 5개의 대형 펀드가 출범했다. 신문 경제면에는 펀드 수익률을 전하는 섹션이 새로 생겨났을 정도이다.

고유가로 쌓이는 오일 머니의 힘이다. 아랍연맹(AL) 22개 국가의 지난해 GDP 합계가 처음 1조 달러를 돌파(1조500억 달러)했다. 이는 전년보다 1800억 달러나 늘어난 액수이다. 일등공신은 단연 고유가 속에 급증한 석유 생산과 수출이다. 배럴당 60달러를 넘는 고유가 덕에 아랍연맹 회원국의 지난해 석유판매 수입은 3500억 달러로 전년 대비 44%나 증가했다. 중동의 경제주간지 알아흐람 알이크티사디는 아랍에미리트(UAE)에만 5000억 달러의 석유 수출자금이 쌓여 있다고 전했다. 쿠웨이트는 오일 머니를 주체하지 못해 지난해 말 4인 가정 기준으로 800만원씩 나눠주기도 했다.

이러한 1조 달러가 투자처를 찾아 나서고 있다. 지난 16일 중국공상은행의 기업공개에는 쿠웨이트(56억 홍콩달러), 카타르(16억 홍콩달러)투자청 등에서 거액의 오일 머니가 몰렸다. 중동 투자가들의 자금은 올 들어 중국, 인도 등의 부동산 시장에 집중 유입되면서 시장을 들썩이게 했다. 쿠웨이트 투자은행인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하우스는 1억 달러 규모의 아시아 부동산 펀드를 만들어 상하이 지역의 아파트를 싹쓸이하기도 했다. 최근 중국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도 오일 머니가 상하이, 톈진(天津) 지역으로 지나치게 유입되는 것을 겨냥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영국의 고급 주택 시장도 오일 머니 때문에 호황세다. 가격은 올 들어 20% 이상 올랐다. 중동 부호들은 주로 첼시, 켄싱턴 등 런던의 고급 주택을 사들이고 있다. 올해 런던에서 주택 최고가 매매 기록을 세운 벨그레이브 광장의 고급 주택은 중동 부호가 330만 파운드에 구입했다. 세계 외국인직접투자(FDI) 순위에서 영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한 것도 중동 투자자들의 힘이 컸다.

하지만 오일 달러가 자국 산업 발전보다는 주로 부동산이나 해외 주식 투자 등에 사용되면서 20%에 달하는 아랍권의 실업률을 낮추는 데 도움이 안 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오일 머니를 끌어들이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이자를 인정하지 않는 이슬람 율법(샤리아)에 따라 이자 대신 수익금을 지급하는 이슬람 채권(수쿠크) 발행이 활기를 띠고 있다. 올 상반기 걸프지역에서 발행된 수쿠크는 46억 달러 규모로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는 수쿠크 발행을 중개하면서 특수를 누리고 있다. 중동권 자체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두바이 금융센터가 성공적으로 운영되면서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바레인 등도 이에 뒤질세라 대규모 국제금융센터 조성을 발표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세계 금융시장이 오일머니 때문에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과거 1973년과 1979년 두 차례에 걸친 오일쇼크 때문에 중동 붐이 일어났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오일 쇼크로 인한 중동 붐 때 한국은 건설참여와 수출의 호황으로 큰돈을 벌어 드려 한국경제를 개발도상국에서 신흥공업국으로 끌어올린 경험이 있다. 이번에도 한국의 입장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고유가시대의 중동 붐을 최대한 활용할 것인가를 연구해야만 할 것이다. 위기는 늘 기회를 동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중대로 174
  • 대표전화 : 02-443-436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대성
  • 법인명 : 한국외식정보(주)
  • 제호 : 식품외식경제
  • 등록번호 : 서울 다 06637
  • 등록일 : 1996-05-07
  • 발행일 : 1996-05-07
  • 발행인 : 박형희
  • 편집인 : 박형희
  • 식품외식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정태권 02-443-4363 foodnews@foodbank.co.kr
  • Copyright © 2024 식품외식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od_dine@foodbank.co.kr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