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외식업체들은 농림부를 주목하라
식품외식업체들은 농림부를 주목하라
  • 김병조
  • 승인 2006.11.30 0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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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조 <본지 데스크/편집위원>
2006년 11월 28일 오후 4시, 농림부 대회의실에서는 농림부 역사상 처음으로 식품외식업계 전반을 대표하는 각 협회와 단체 및 학계 전문가, 그리고 주요 업체 대표들이 참가한 가운데 박홍수 농림부 장관이 주재하는 간담회가 열렸다. 농림부가 그동안 김치를 비롯한 전통식품 업체나 외식업체 대표들과 간간히 간담회를 가진 적은 있지만 식품제조업체들까지 포함한 식품외식업계 전반의 대표들과 장관이 직접 머리를 맞대고 산업발전을 논의한 자리는 처음 있는 일이다.

따라서 이런 자리를 마련한 것 자체만으로도 참석한 어느 업체 대표의 표현대로 ‘대한민국 식품외식산업의 역사적인 날’로 평가받을 만하다. 그동안 정부의 지원 없이 규제만 받으며 풀뿌리처럼 산업을 키워온 업계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정부의 무관심에 야속하고 섭섭한 마음도 적지 않았기에 ‘이제 와서 웬 호들갑이냐’라고 그 의미를 평가절하 하고 별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엔 그렇지가 않다. 그저 일과성으로 끝나는 형식적인 간담회가 아니기 때문이다.

필자는 그동안 칼럼을 통해서나 기사를 통해 농림부가 식품외식산업의 ‘메카’가 된다는 메시지를 여러 번 전한 바 있다. 그런데도 실감이 나지 않았을 것이다. ‘식품안전처’ 신설을 계기로 식품관련 행정이 안전관리 업무는 식품안전처가 전담하고 산업진흥 업무는 생산부서인 농림부가 전담하게 된다고 해도 믿기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사)한국식품공업협회와 (사)한국음식업중앙회 등 보건복지부에 소속되어 있는 협회들은 더욱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간담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농림부가 식품외식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어떤 계획들을 갖고 있는지, 그리고 장관의 의지가 얼마나 강력한지 실감을 했을 것이다.

이번 간담회에서 박홍수 장관은 매우 의미 있는 말들을 많이 했다. 우선 식품안전처 설치를 위한 정부조직법개정안이 이번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더라도, 다시 말하면 식품안전처 신설이 연기되거나 무산되더라도 농림부가 추진하는 식품외식산업 육성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한 것은 산업진흥과 관련해서는 농림부가 이미 주무부처라는 것을 의미한다.

또 지금부터는 식품외식산업 육성을 농림부의 핵심정책과제로 삼겠다고 공표를 했고, 이미 이같은 정책의 방향을 생산자 단체들에게 설명을 했다고 말한 것은 앞으로 말로만 식품외식산업을 육성시키겠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예산을 집중 투입하고 인력과 조직을 대폭 증강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실제 농림부는 식품외식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마스트플랜을 준비 중에 있고 이를 위해 시기별 단계로 세부 추진계획들을 갖고 있다. 이번 장관과 식품외식업계 간담회는 그 첫 단추에 불과하다는 것을 업체들은 알아야 할 것이다.

식품외식업계 업체들은 그동안 정부로부터는 규제만 받아 왔고 지원을 받아본 경험이 없어서 정부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지 않고, 또 정부와는 무관하다는 생각에서 쉽게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미루어 짐작이 간다. 그래서 정부가 내놓는 정책방향이나 향후 추진계획 등을 무감각하게 대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이제는 정부를 보는 시각을 바꾸고, 특히 식품외식산업의 주무부처가 된 농림부를 주목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 산업과 관련된 주무부처가 존재하지 않아서 나 홀로 외롭게 사업을 하던 때가 아니라 이제는 농림부라는 든든한 동반자가 옆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그리고 노파심에서 식품외식업체들에게 한 가지 더 주문을 하자면 농림부가 식품외식산업 육성을 위한 주무부처가 되었다고 해서 처음부터 너무 무리하게 요구만 할 것이 아니라 같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라는 것이다. 이번 간담회에서도 느낀 점이지만 업체들은 대부분 그런 자리가 마련되면 ‘기회는 이때다’는 식으로 ‘뭘 해 달라’는 건의만 쏟아내는 경향이 있다. 그럴 것이 아니라 지금은 농림부가 제대로 된 육성정책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고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등 힘을 실어줄 때라는 것을 간과하지 말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식품외식산업에 관한 한 농림부는 아직 햇병아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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