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산업 육성했으면 양파대란 없었을 것
외식산업 육성했으면 양파대란 없었을 것
  • 박현군 기자
  • 승인 2019.08.12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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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양파대란이 사회문제화 되면서 농산물 수급정책 문제가 정부 안팎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번 양파대란의 이유는 농가에서 국민들의 양파 소비량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과잉생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농민들이 열심히 일하고 노력해서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작물을 생산하는 것은 그들의 마땅한 본분인 것이다.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나라 농업 생산력이 증대되는 데 반해 소비력은 정체돼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11년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가 발표한 농업관련 주요지표를 세계 200여 국 자료와 비교해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당시 기준 대한민국의 농업생산력은 쌀 등 곡물 40위, 채소 11위, 과실 38위, 육류 29위였다. 

세계 농업대국은 아니지만 국민들의 먹거리를 책임질 정도는 넉넉히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 해외에서 수입해오는 식자재들을 감안하면 대한민국은 이미 식량 잉여국인 것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농업 생산력이 아니라 농업 소비력이다. 소비를 산업화해야 우리나라 농업도 재도약할 수 있다. 농산물의 소비를 산업적 차원에서 책임질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외식산업’이다. 

외식산업의 역할을 엿볼 수 있는 사례가 지난 6월 23일 외식경영 전문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유튜브 방송이다. 당시 백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양파보관법, 양파 요리법 등을 올렸다.

농식품부와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그 주에 양파 소비가 소폭 늘어났다. 그런데 백 대표가 양파 방송을 한 것도 농식품부 관계자의 부탁에서 시작됐다. 이미 정부 공무원들도 외식산업의 역할론과 영향력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품·외식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정책은 참담하다. 2019년도 예산 편성을 보면 농식품부는 농업 소비력을 책임지는 외식·식품분야 예산을 30억 원 감액했다.  

특히 농산물 잉여생산을 직접 대응 해소할 수 있는 외식업의 예산은 130억 원에 불과하다. 이 중 100억 원은 융자 형태의 자금이고 직접 외식업에 지원되는 예산은 30억여 원에 불과하다.

이는 농식품부 전체 예산 14조6481억 원 대비 0.02%다. 이마저도 외식산업 육성을 위한 교육 예산 등 실질적인 부분은 전액 삭감하고 푸드페스타, 소비촉진 캠페인 등 보여주기식 사업에만 집중됐다. 내년도 예산도 이 같은 기조가 변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정부는 이번 양파대란 혹은 쌀 파동 등 농산물의 안정적 수급 시스템 구축을 위한 정답이 외식산업의 육성에 있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실행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번 양파대란과 농가의 눈물은 천재가 아닌 정부의 복지부동이 낳은 인재라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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